민주당 압승한 경기 반도체벨트…보조금보다 ‘세액 공제’에 힘 쏠릴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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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대 국회의원선거 수원정에 당선된 더불어민주당 김준혁(왼쪽) 후보와 낙선한 국민의힘 이수정 후보. 연합뉴스

제22대 국회의원선거 수원정에 당선된 더불어민주당 김준혁(왼쪽) 후보와 낙선한 국민의힘 이수정 후보. 연합뉴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이 몰려 있는 경기 동남부 ‘반도체 벨트’ 지역구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압승을 거두면서 반도체 산업 정책에서 민주당의 입김이 세질 가능성이 커졌다.

1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경기도 수원·화성·용인·평택·이천 선거구 17곳 중에서 민주당이 15곳, 국민의힘이 1곳, 개혁신당이 1곳을 가져갔다.

SK하이닉스가 위치한 경기도 이천시에서는 국민의힘 송석준 의원이 전 이천시장인 엄태준 민주당 후보를 제치고 3선에 성공했다. 삼성전자의 화성사업장 인근인 경기 화성을에서는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현대자동차 사장 출신 공영운 민주당 후보와 삼성전자 연구원 출신 한정민 국민의힘 후보를 제치고 당선됐다. 용인 클러스터가 위치한 용인시갑 지역구에 도전한 전 삼성전자 사장 출신 양향자 의원은 고배를 마셨다.

클러스터 아닌 ‘반도체 메가시티’ 탄생?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경기 화성을에 출마한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가 11일 오전 경기 화성시 여울공원에서 당선이 유력시 되자 기뻐하고 있다. 뉴스1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경기 화성을에 출마한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가 11일 오전 경기 화성시 여울공원에서 당선이 유력시 되자 기뻐하고 있다. 뉴스1

민주당은 이번 총선에서 경기 남동부를 ‘반도체 메가시티’로 조성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정부·여당이 추진하는 반도체 클러스터와 용어는 다르지만 큰 틀에서는 제조공장뿐 아니라 설계부터 연구개발(R&D)시설까지 갖춘 종합적인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점에서 비슷하다.

민주당 공약에 따르면, 우선 용인과 평택을 메모리와 시스템반도체 중심의 국가 첨단 전략산업 특화단지 거점으로 육성한다. 경기 동부권에는 반도체 연구소 인프라를 확대하고 용인 지역에는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안성에는 반도체 장비 특화단지를 육성한다.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지능형반도체(PIM) 등 최첨단 메모리를 통해 인공지능(AI) 시대에 초격차 기술로 대응하겠다는 공약도 내놨다. 설계 기업을 키우기 위해 판교에 K팹리스(설계기업) 밸리를 조성하고, 2나노(나노미터, 1nm=10억분의 1m) 이하 공정을 기반의 첨단 반도체 생태계와 첨단 패키징 지원도 확대한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이 지난달 27일 경기 수원시 권선구 수원올림픽공원을 찾아 발언하고 있다. 한동훈 위원장은 반도체벨트에만 10번 이상 찾아와 선거운동을 도왔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이 지난달 27일 경기 수원시 권선구 수원올림픽공원을 찾아 발언하고 있다. 한동훈 위원장은 반도체벨트에만 10번 이상 찾아와 선거운동을 도왔다. 연합뉴스

전 세계적으로 반도체 패권 전쟁이 격화되는 상황이기에 야당에서도 반도체 산업에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공감대는 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지난달 7일 경기도 이천에 위치한 SK하이닉스 사업장에서 정책 간담회를 갖고 “과감한 규제개혁과 세제지원을 핵심으로 하는 반도체 초강대국 마스터플랜을 수립하겠다”며 “메모리와 비메모리를 포괄하는 육성 정책으로 종합 반도체 생태계를 강화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이개호 정책위의장도 같은날 당의 반도체 공약을 발표하며 “메모리 강국에서 종합 반도체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집중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보조금은 물건너 갔나?

하지만 반도체 기업을 위한 직접 보조금에 대한 논의는 진전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국민의힘에서는 미국·유럽·일본 정부가 투자기업들에게 직접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처럼 국내에서도 신규시설 투자에 대해 경쟁국과 대응할 수준의 직접 보조금을 추진하겠다고 공표했었다. 그러나 민주당은 직접 보조금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고, 대신 세액공제 확대를 강조했다.

민주당은 올해 말 일몰되는 국가전략기술 투자세액공제 적용기한의 연장도 추진한다. 이 제도는 15나노 이하급 D램 및 170단 이상 낸드플래시 설계 제조 기술에 투자하는 대·중견기업에게 15%, 중소기업에 25%의 세액공제를 해주는 제도다. 또한 R&D·중고 장비나 시설투자도 세액공제 대상에 포함한다고 공약했다.

반도체 산업단지도 RE100강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달 7일 이천 SK하이닉스에서 김동섭 사장과 반도체 정책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달 7일 이천 SK하이닉스에서 김동섭 사장과 반도체 정책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야당 반도체 공약의 또 다른 핵심 축은 RE100이다. RE100은 기업이 필요한 전력량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겠다는 글로벌 캠페인이다. 민주당은 인천앞바다·서남해·남해안·경북동해안을 잇는 해상풍력벨트와 경기도~영남내륙 연결되는 태양광 벨트를 기반으로 U자형 벨트 조성해 재생에너지 고속도로 만들고, 이를 반도체 생산에 활용하겠다는 공약을 냈다. 이를 실현 가능하도록 만들기 위해 전기·용수 등 반도체 인프라 설치 비용의 일정 비율을 정부에서 지원하겠다고도 약속했다.

이재명 대표는 지난달 하이닉스 간담회에서 “걱정되는건 RE100문제다. 에너지 사용량이 워낙 많은데 국내는 재생에너지 생산이 취약해 생산 기반이 해외로 빠져나갈까 우려된다”며 “재생에너지 생산 확충을 위한 좋은 방법이 있으면 제안해 달라”고 말했다. 점점 RE100과 관련한 글로벌 스탠다드가 높아지기에 기업들이 이를 이행할 수 있도록 제도와 예산을 뒷받침 해주겠다는 취지다. 반도체 업계관계자는 “생산시설을 계속 짓고 있는 만큼 향후 필요한 전력은 점점 더 늘어나는데 이걸 재생 에너지로 모두 충당하기에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기에 실제 이행에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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