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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율 1할7푼, 대신 3분의 2가 홈런… 감독의 기분은 어떨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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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랜더스 외야수 한유섬. 사진 SSG 랜더스

SSG 랜더스 외야수 한유섬. 사진 SSG 랜더스

타율 0.170. 하지만 안타 중 3분의 2가 홈런이라면. SSG 랜더스 한유섬을 바라보는 이숭용의 감독의 생각은 어떨까.

10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리는 키움 히어로즈전을 앞둔 이숭용 감독은 "우리는 (한)유섬이가 홈런을 치면 거의 이긴다. 어제도 홈런이 나오는 걸 보고 이길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며 웃었다. 한유섬은 전날 경기에서 2-2로 맞선 4회 말 선두타자로 나서 솔로홈런을 때렸고, SSG가 8-5로 이겨 3연패에서 벗어났다.

한유섬은 9일 기준 홈런 6개를 쳐 요나단 페라자(한화 이글스)와 함께 1위에 올라 있다. 올 시즌 친 안타가 9개인데 절반 이상이 홈런이다. 이숭용 감독 말대로 한유섬이 홈런을 친 5경기에서 SSG는 모두 승리했다. 홈런의 순도도 높았다. 동점에서 때려낸 홈런이 2개, 1점 앞선 상태에서 나온 홈런이 2개였다. 2점 앞선 상황에서 때려낸 만루포도 있다.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친 홈런은 가장 극적이었다. 지난 2일 경기 2-4로 뒤진 4회 말 역전 3점홈런을 쳐 경기를 뒤집었다.

SSG 랜더스 외야수 한유섬. 사진 SSG 랜더스

SSG 랜더스 외야수 한유섬. 사진 SSG 랜더스

이숭용 감독은 "한유섬은 원래 콘택트가 정확한 타자는 아니다. 그래도 홈런이 계속 나오는 것을 보면 타격 밸런스가 나쁘지는 않다. 밸런스가 무너지면 홈런이 안 나온다. 경기를 진행할수록 타율도 올라갈 것이라 생각한다. 홈런은 결정적일 때 나오고 있다"고 했다.

사실 한유섬은 올 시즌 규정 변화로 고전하고 있다. ABS(자동 볼 판정 시스템)가 타자의 신장에 따라 높낮이가 조정되는데, 한유섬은 큰 키에 비해 타격자세가 낮기 때문이다. 이숭용 감독은 "한유섬은 타격 때 기마 자세다. 본인이 느끼기에는 높은 공이 스트라이크로 판정돼서 스트레스가 있었다"면서도 "점점 적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결정적일 때 쳐주니까 긍정적인 부분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숭용 감독은 현역 시절 타율 0.281, 162홈런을 친 강타자였다. 그런만큼 타자의 심정을 잘 안다. 이 감독은 "홈런타자는 감독의 인내가 필요하다. 멀리 치는 게 더 어렵다. 스트라이크 존에 적응하고 타율이 올라가면 홈런도 더 많이 나올 것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이 감독은 "처음엔 4번으로 기용할 거라 얘기해줬는데, 타순은 조정할 수 있다. 주전으로 꾸준히 기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유섬은 10일 경기 첫 타석에서도 선제 투런포를 터트렸다. 키움 에이스 아리엘 후라도의 컷패스트볼을 때려 오른쪽 담장을 넘겼다. 시즌 7호 홈런을 때려내 단독 1위로 올라서면서 통산 1000경기 출장을 자축했다.

개막 전 중하위권으로 분류됐던 SSG는 연승과 연패를 거듭하며 3위(9승 6패)를 달리고 있다. 안정적이진 않지만 투타 모두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해내고 있다. 다만 이숭용 감독의 고민이 없는 건 아니다. 바로 선발이다.

이숭용 감독은 "(어깨 부상을 당했던)김광현이 계산대로 돌아왔다. 엘리아스도 좋다. 다만 다른 선발들이 조금 아쉽다"고 했다. 오원석, 박종훈, 로버트 더거가 아직 승리 없이 5패만 기록했기 때문이다.

이 감독은 "오원석이 비시즌에 정말 열심히 준비했다. 어제 경기에서도 본인이 느낀 것이 있을 것"이라며 "더거는 지난 투구 영상을 보며 다시 연구하고 있다. 정말 열심히 시즌을 준비한 박종훈도 실제 경기에서 준비한 걸 잘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배영수 투수코치는 "더거의 경우 너무 핀포인트 제구를 하려고 했다. 무브먼트를 좀 더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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