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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91배 뛰었다, 비트코인 반감기 임박…이번엔 다를까

중앙일보

입력

채굴량이 반으로 줄어드는 ‘반감기’가 임박하면서, 비트코인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다만 이번 반감기는 과거와 상황이 달라 기대만큼 값이 많이 오르지 못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서울 강남구 업비트 라운지에 가상자산(암호화폐) 시세가 나오고 있다. 뉴스1

서울 강남구 업비트 라운지에 가상자산(암호화폐) 시세가 나오고 있다. 뉴스1

8일 암호화폐 업계에 따르면 비트코인 반감기는 오는 21일 오전 1시 13분부터 시작할 것으로 전망된다. 비트코인은 채굴량이 21만개에 도달할 때마다 보상으로 주어지는 비트코인이 반으로 줄어들게 설계돼 있다. 이를 반감기라 부른다. 반감기는 통상 4년에 한 번 도래하는데, 2012년부터 2020년까지 총 3번의 반감기가 왔고 이번이 4번째다.

반감기에는 비트코인 공급량이 줄기 때문에 가격이 급등하는 경향이 있었다. 지난 2012년 11월 첫 번째 반감기 당시 12달러였던 비트코인 가격은 반감기 도래 이후 1100달러까지 올라가면서 약 91배 상승했다. 두 번째 반감기인 2016년(658달러→1만9000달러)과 세 번째 반감기였던 2020년(8572달러→6만9000달러)에도 큰 폭의 가격 상승이 있었다.

올해에는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까지 승인되면서, 가격 상승의 기대를 더 부추기고 있다. 비트코인 현물 ETF가 나오면 이를 운용하는 금융사에서 현물 비트코인을 매수해 보유해야 하므로 수요가 더 늘어난다. 여기에 최근 미국 부채 증가 우려도 대체 자산으로 비트코인 가치를 부각시킨다.

다만 이러한 장밋빛 전망이 이번 반감기에 통하지 않을 거란 분석도 있다. 특히 반감기가 도래하기 전에 현물 ETF 출시 기대감 등으로 비트코인 가격이 미리 급등한 점은 부담이다. 암호화폐 거래소 코빗의 리서치센터는 “반감기 직전 비트코인 가격이 이번처럼 역대 최고치에 근접하여 거래된 적이 없었다”면서 “과거에는 반감기 전후 비트코인은 큰 움직임이 없다가 반감기로부터 6개월 정도 지난 후 본격적인 상승세에 진입하는 패턴을 보였다”고 짚었다.

과거 반감기와 비교해 채굴량 감소 폭이 작다는 점도 고려해야 할 사항이다. 그만큼 가격에 미치는 영향이 작아질 거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화인 초이스뮤온오프 대표는 “비트코인의 97%가 이미 채굴된 상황이고, 채굴량도 지속적으로 줄어들었기 때문에 이번 반감기가 가격에 미치는 효과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오히려 현물 ETF의 추가 승인이 비트코인 가격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 실제 과거 3번의 반감기에도 채굴량 감소 폭은 매번 줄었는데, 가격 상승 폭도 점점 작아졌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높은 기준금리를 당분간 유지할 수밖에 없다는 점도 변수다. 원래는 6월부터 미국이 기준금리를 낮추기 시작하면 비트코인 가격 상승에 호재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많았다. 하지만 최근 높은 물가와 경제 성장세를 반영해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9월로 밀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긴축 정책 유지는 비트코인 가격을 제한하는 요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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