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개별 국민의힘 후보를 겨냥한 각개격파를 시도하고,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전국적으로 논란을 빚은 야권 인사들을 집요하게 때린다. 4·10 총선 막바지 여야 원톱의 네거티브 전략은 이렇게 요약된다.
이 대표의 네거티브 수단은 유튜브다. 이 대표는 2일 서울 동작을의 류삼영 후보 지원 유세를 가는 도중 유튜브 생방송에서 “나 후보는 ‘나베’(나경원+아베)라는 별명으로 불릴 정도로 국가관이나 국가 정체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분이 많다”며 “이 정권 출범에도 기여했고 책임이 있기 때문에 공동 책임을 져야 한다”고 공격했다.
같은 날 오전에는 유튜브 방송에서 남병근 경기 동두천-연천-양주을 후보를 지원하며 남 후보의 맞상대인 김성원 국민의힘 후보를 저격했다. 이 대표는 “비 오는 날 ‘비 좀 더 왔으면 좋겠다’고 말한 그분”이라며 “요즘 같으면 후보 사퇴해야 할 분이다. 우리 쪽 후보는 오래전에 했던 얘기를 끌어내서 후보 사퇴하라고 하지 않냐”고 비판했다. 김 후보가 2022년 9월 서울 사당동 수해 복구 지원 현장에서 “솔직히 사진 잘 나오게 비 좀 왔으면 좋겠다”고 실언한 것을 겨냥했다.
지역구별로 국민의힘 후보를 개별 공격하는 이 대표의 네거티브는 야당 우세론 굳히기의 일환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미 전국적으로 정권 심판론 바람이 거세게 분 상황이기 때문에 이 대표는 개별 접전지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한 위원장은 이 대표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의 사법리스크, 민주당 양문석 경기 안산갑 후보의 편법 대출 의혹, 김준혁 경기 수원정 후보의 막말 논란 등 전국적으로 알려진 이슈를 끈질기게 공략하고 있다.
발언 수위도 높다. 한 위원장은 1일 부산 연제구 유세에서 “이 대표는 쓰레기 같은 욕설을 한 형수, 정신병원에 보낸 형님에게 사과한 적 없다”며 “그게 드러난 뒤 눈물을 흘렸는데 악어의 눈물”이라고 공세를 폈다. 조 대표를 향해서는 2일 충남 당진 유세에서 “(부인) 정경심 씨처럼 지지층에게 수억 원 영치금을 뜯어내고, 옥중수기로 책을 팔면서 국민 상대로 영업할 것”이라고 비난했다. 조 대표는 자녀 입시 비리와 청와대 감찰 무마 등으로 2심에서 징역 2년 실형을 선고받고 대법원 확정판결을 앞두고 있다.
한 위원장은 이외에도 양문석 후보가 “아파트를 처분해 새마을금고 대출금을 갚겠다”고 발언한 것을 두고는 2일 “음주운전하고 차를 팔면 용서가 되느냐”고 반박했다. ‘이대생 성 상납’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김준혁 후보를 향해 “쓰레기 같은 발언”이라고 공격한 뒤 이대 출신인 민주당 서영교·안귀령 후보를 겨냥해 “이대가 폄훼되는데 왜 아무 말을 안 하나”라고 반문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한 위원장이 국민적 관심사가 높은 야당 논란 위주로 공세를 펴면서 야권 우세론에 균열을 내고 있다”고 자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