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 진료에 월 1800억 건보 투입하는데 규모 작은 병원들 "지원서 소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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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공백이 7주째 이어지며 병원들이 경영난을 호소하고 있다. 정부가 응급·중증 환자 중심 비상진료체계를 가동하며 건강보험 재정을 투입하고 있지만 상급종합병원과 공공병원 위주라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대학병원들은 지원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서울 한 종합병원 관계자는 5일 “비상진료를 유지하기 위한 지원책이 상급종합병원 위주”라며 “3차례에 걸쳐 총 413명의 공중보건의사와 군의관을 파견하는 등 의료 현장의 대체인력 지원도 상급종합병원과 공공병원 중심이고 추가 배치도 그렇게 예고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개원의나 봉직의 개인이 희망할 때 상급종합병원 등에서 근무토록 하는 등 인력 지원 보완 대책 회의에서도 소외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평소에도 경영에 어려움이 많다며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보건복지부는 현재 의사 집단행동 대비 중증·응급 환자 진료 공백을 방지하기 위해 지난달부터 건강보험 1882억원을 투입하고 있다. 상급종합병원이 지역 병의원으로 경증 환자를 회송하거나 응급 환자를 신속히 전원할 때 보상해주는 데 쓰기 위한 재정이다.

5일 서울 시내의 한 대형병원에서 한 의사가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연합뉴스

5일 서울 시내의 한 대형병원에서 한 의사가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연합뉴스

응급환자를 신속히 전원하고 24시간 공백없는 응급의료체계를 유지하기 위한 보상도 강화했다. 중증 환자를 지체없이 배정할 때도 보상한다. 응급실 진찰료 및 심폐소생술 등 응급실에서 시행하는 의료 행위에도 가산하기로 했다. 이렇게 하기 위해 복지부는 지난달 7일 건보 1882억원을 투입하기로 했고 이어 같은 달 28일 지원을 한 달 더 연장하기로 했다. 그러나 규모가 작은 수련병원들은 이런 지원에서 소외되고 있다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전국에서 전공의 수련을 담당하고 있는 병원은 총 244개이다. 이중 상급종합병원이 68%를 전공의 수련을 담당하고, 상급종합병원 이외의 병원이 30.6%를 맡고 있다. 이들 모두 전공의가 병원 의사 인력의 30% 정도를 차지하는 만큼 전공의 이탈로 인한 어려움은 마찬가지라는 게 의료계 설명이다. 전공의 수련 병원이지만 상급종합병원이 아닌 대학병원은 순천향대서울병원, 강동경희대병원, 을지대병원, 상계백병원, 차병원, 한림대성심병원(강남·동탄·춘천·한강) 등이다.

충북 유일 상급병원인 충북대병원이 전공의 집단 이탈로 외래 진료를 줄이기로 한 첫날인 5일 병원 중앙로비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충북 유일 상급병원인 충북대병원이 전공의 집단 이탈로 외래 진료를 줄이기로 한 첫날인 5일 병원 중앙로비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병원 수익이 크게 감소하고 있다. 5일 대한병원협회가 공개한 500병상 이상 전국 수련 병원 50곳의 최근 경영 현황에 따르면 2월 전공의 사직 행렬 이후 지난달까지 의료 수입액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4238억3487만원(감소율 15.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50곳 병원 평균 84억7670만원 줄었다.

병원 규모가 클수록 수입 감소율이 컸다. 1000병상 이상 9곳은 2월 약 36억5691만원(감소율 10.3%), 3월 약 188억1818만원(24%) 각각 줄었다. 빅 5 중 서울대병원과 서울아산병원, 서울성모병원 3곳의 타격이 더 컸다. 2월 마지막 2주간 세 기관의 평균 감소율이 13.6%(약 84억2153만원)였다. 3월은 28.2%(387억8160만원)로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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