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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육카르텔 수사중에…초대 국수본부장 메가스터디 사외이사로 선임

중앙일보

입력

남구준 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 연합뉴스

남구준 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 연합뉴스

정부가 ‘사교육 카르텔’에 대한 전방위적인 조사·수사를 벌이는 와중에 지난해 퇴임한 경찰청 초대 국가수사본부장이 대형 입시학원 사외이사로 선임돼 논란이 예상된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메가스터디교육은 지난 달 28일 주주총회를 열어 남구준 경찰청 초대 국가수사본부 본부장을 3년 임기의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메가스터디교육은 메가스터디가 중·고교생 온오프라인 사업부문을 중심으로 분할해 설립한 회사다. 이사회는 10명으로 구성되는데 손주은 메가스터디 회장이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으며 사외이사는 남 전 본부장을 포함해 3명이다.

메가스터디는 국내 대형 입시학원 가운데 한 곳으로, 강사들이 대학수학능력시험 출제위원 경력이 있는 교사들에게 돈을 주고 모의고사 문항을 구입한 이른바 ‘사교육 카르텔’ 사안과 관련해 경찰 수사와 세무당국 조사를 받고 있다.

교육이나 사업 경영 경험이 없는 남 전 본부장이 사외이사로 선임된 것과 관련해 학원가에서는 메가스터디가 ‘사교육 카르텔’ 관련 수사를 받는 상황을 고려해 남 전 본부장을 영입한 것이 아니냐고 분석하고 있다.

경찰대 출신인 남 전 본부장은 경찰청 사이버안전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성 착취 영상물을 제작·유포한 ‘박사방’, ‘n번방’ 사건 수사를 지휘했으며 2021년 초대 국가수사본부장을 역임한 뒤 2023년 초 퇴임했다.

남 전 본부장이 경찰 수사를 받는 업체의 사외이사로 선임된 것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교육부가 직접 수사를 의뢰하고 감사원도 감사를 진행한 사안인데 (남 전 본부장의 취업 사실이) 수사에 영향을 미칠 수가 없다”며 “더욱 더 공정하게 수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경찰 관계자도 “정부공직자윤리위에서 취업 승인 결정을 내린 데는 문제 소지가 없다는 판단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추측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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