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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진 300여회…“산속에 1000명 이상 고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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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대만 지진 현장을 가다

지난 3일 발생한 규모 7.2의 강진에 따른 산사태로 길이 끊겨 대만 화롄의 산악 지역에 고립된 광부들을 4일 드론으로 촬영했다. 4일까지 크고 작은 여진이 300회 이상 이어졌으며, 앞으로 2~3일가량 여진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대만 기상청은 예보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3일 발생한 규모 7.2의 강진에 따른 산사태로 길이 끊겨 대만 화롄의 산악 지역에 고립된 광부들을 4일 드론으로 촬영했다. 4일까지 크고 작은 여진이 300회 이상 이어졌으며, 앞으로 2~3일가량 여진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대만 기상청은 예보했다. [로이터=연합뉴스]

4일 오전 11시10분(현지시간) 대만 화롄(花蓮)현에 위치한 허런(和仁)역. 수도 타이베이에서 출발한 열차가 화롄시에서 40여㎞ 떨어진 이 역 근처에서 갑자기 정차했다. 그 사이 열차가 좌우로 심하게 흔들렸다. “무섭다”고 외치는 승객 목소리도 들렸다. 다급하게 울리는 휴대전화를 확인해 보니 규모 4.0의 여진이 발생했다는 경고 메시지가 와 있었다.

지난 3일 규모 7.2의 강진이 25년 만에 발생한 대만 화롄에서는 크고 작은 여진이 4일 오전까지 300회 이상 이어졌다. 대만 중앙재해대응센터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10분 기준 대만 전역에서 이번 강진으로 인해 사망자 10명, 부상자 1000여 명이 발생했다. 지진으로 인해 고립됐거나 실종된 사람은 688명이다. 사망자는 모두 지진 피해가 집중된 화롄현에서 나왔다.

유명 관광지인 타이루거(太魯閣)국가공원에서 4명, 쑤화고속도로 주차장에서 1명, 다칭수이터널 휴게구역에서 2명, 광산 지역에서 1명, 화롄시 건물에서 1명 등이다.

타이루거국가공원 측은 여행객과 직원 등 최소 1000명 이상이 산속에 고립됐다고 추산했다. 지진 당시 공원 안에서 묵은 직원·여행객 654명과 당일 입산자를 합한 숫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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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롄시에서 숨진 이는 전날 지진으로 심하게 기운 9층 높이의 톈왕싱(天王星) 빌딩에 있던 30대 여교사 캉(康)이다. 캉은 건물에서 소방관에 의해 구조됐다가 자신이 키우던 고양이를 구하려고 다시 건물에 들어갔다가 여진에 따른 추가 붕괴로 변을 당했다. 대만 당국은 이날 앞으로 2~3일가량 여진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예보했다.

이번 지진의 파괴력이 ‘원자폭탄 32개를 한꺼번에 터뜨린 수준’임에도 1999년 921 대지진(2400여 명 사망)과 비교하면 인명피해는 우려했던 것보다 적다. 워싱턴포스트는 “921 지진 이후 대만 당국은 보다 엄격한 건설 규제를 지시했고, 이러한 노력이 상대적으로 낮은 사상자 수를 설명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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