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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공연선 세 번 놀란답니다"…이문세 너스레에 객석이 들썩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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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씨어터 이문세'에서 기타를 치며 노래하는 이문세. 사진 케이문에프엔디

'2024 씨어터 이문세'에서 기타를 치며 노래하는 이문세. 사진 케이문에프엔디

“누가 말하길 제 공연에선 세 번 놀란답니다. 멋있는 이문세, 2030 관객층, 생각보다도 더 많은 히트곡 때문이라고.”

콘서트 ‘2024 씨어터 이문세’는 가수 이문세(65)가 예고한 대로 흘러갔다. 객석에선 연신 “멋있다”, “귀엽다”는 외침이 들려왔고, 1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관객들은 너무나도 익숙한 이문세 히트곡들을 떼창하며 공연을 즐겼다.

‘씨어터 이문세’는 2년에 한 번씩 콘셉트를 바꾸어 진행하는 이문세의 시즌제 브랜드 공연이다. 2015년 이후 연이어 매진을 기록하며 올해로 네 번째 시즌을 맞았다. 전주, 울산에서 먼저 개최했고 서울, 광주, 부산, 안산, 대전, 창원으로 이어진다.

서울(세종문화회관) 공연 첫 날인 3일, 이문세는 ‘애수’, ‘이 세상 살아가다 보면’으로 무대를 시작했다. 서울 공연은 5일, 6일까지 3회차로 진행되며, 이날 관객 3000명을 포함해 총 9000여명의 관객이 공연장을 찾는다. 전석 매진이다.

오프닝곡을 마친 후 이문세는 “이 노래를 아시는 분은 이문세의 ‘찐팬’으로 인정한다. 모르셨다면 내가 반성하겠다. 앞으로 더 열심히 활동하겠다”고 말해 웃음으로 객석을 들썩이게 했다.

이어 “평일에, 그것도 가장 정신없는 수요일에 이문세를 찾아와 주셔서 감사하다.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인데, 환호와 박수를 받으니 이 직업을 선택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감사를 전했다.

'2024 씨어터 이문세'의 서울 세종문화회관 공연은 3회차 전석 매진을 기록했다. 사진 케이문에프엔디

'2024 씨어터 이문세'의 서울 세종문화회관 공연은 3회차 전석 매진을 기록했다. 사진 케이문에프엔디

온가족 귀호강

현장엔 가족 단위의 관객이 많았다. 부부 동반부터 자녀와 함께 온 부모까지 모처럼의 데이트로 이문세 공연을 택해 눈길을 끌었다. 김영민·이지은(53)씨 부부는 서로 “내가 더 좋아한다”며 이문세 팬을 자처했다. 부부는 “재작년 비를 맞으며 이문세의 야외 공연을 봤고 이번이 두 번째다. ‘옛사랑’, ‘붉은 노을’ 등 좋아하는 이문세 노래가 너무 많아 나열하기가 어려울 정도”라고 밝혔다.

이문세 공연장의 포토월엔 1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관객이 다녀갔다. 황지영기자

이문세 공연장의 포토월엔 1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관객이 다녀갔다. 황지영기자

대학생 이창섭(25)씨는 어머니와 함께 공연장을 찾았다. 그는 “엄마가 이문세 곡 ‘소녀’를 굉장히 좋아한다는 걸 알고 티켓을 예매했다. 이 기회로 대전에 계신 어머니가 모처럼 서울로 올라와 데이트를 할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김포에서 온 박지원(62)씨는 결혼한 딸의 제안으로 공연장을 찾았다. 딸 문두리(33)씨는 “엄마와 공연장에 온 것이 처음이다. 엄마가 평소 이문세 노래로 통화연결음까지 설정할 정도로 팬이다. 나도 이문세 노래를 여러 리메이크를 통해 잘 알고 있기에 같이 가자고 했다”고 말했다.

국민 히트곡부터 신곡까지

이날 이문세는 ‘가을이 오면’ ‘조조할인’ ‘옛사랑’ ‘소녀’ ‘광화문 연가’ 등 주옥같은 히트곡을 연달아 들려줬다. 직접 통기타를 연주하기도 하고, 뮤지컬 배우 같은 춤과 연기로 보는 재미를 더했다. 일렉 기타를 연주할 땐 포스터 속 근육질 팔뚝을 노출해 환호를 이끌었다.

'2024 씨어터 이문세' 포스터. 사진 케이문에프엔디

'2024 씨어터 이문세' 포스터. 사진 케이문에프엔디

공연장 내 화면은 이문세의 노래 분위기에 맞춰 수시로 전환됐다. ‘빗속에서’를 부를 땐 빗방울이 떨어졌고, ‘깊은 밤을 날아서’의 전주가 나오자 우주 공간에 온 듯한 광경이 펼쳐졌다. 이종석 서경대 뮤지컬학과 교수가 연출을 맡아, 극장형 공연에 맞는 볼거리를 선사했다. 무대와 좌석 간 거리가 가장 먼 관객에게 망원경을 선물하고, 티켓값을 전액 환불하는 이벤트도 펼쳤다.

'2024 씨어터 이문세'의 서울 첫 공연은 앙코르곡 '붉은 노을'로 마무리됐다. 사진 케이문에프엔디

'2024 씨어터 이문세'의 서울 첫 공연은 앙코르곡 '붉은 노을'로 마무리됐다. 사진 케이문에프엔디

러닝타임 때문에 아쉽게 선곡을 못한 ‘그대와 영원히’ ‘그녀의 웃음소리뿐’ ‘사랑은 늘 도망가’ 등은 관객들과의 후렴 떼창으로 대신했다. 서른 살 동갑내기 부부 이종훈·곽은서 씨는 “둘이서 이문세 노래를 자주 듣곤 했다”며 떼창에 동참했다.

‘알 수 없는 인생’은 20대 관객 강지아 씨에겐 선물과 같은 선곡이었다. 그는 “오늘이 생일이라 특별하게 보내고 싶어 공연을 보러 왔다. ‘알 수 없는 인생’이라는 노래를 듣고 이문세 공연을 직접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가수 이문세는 "노래하기에 난 행복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사진 케이문에프엔디

가수 이문세는 "노래하기에 난 행복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사진 케이문에프엔디

무대 위의 이문세는 2030 관객을 살피곤 “이들은 내가 예전에 어느 정도였는지 모른다. 과거도 모르면서 현재의 이문세와 음악을 좋아해주셔서 감사하다. 아저씨가 오래 노래할 수 있도록 열심히 살겠다”고 약속했다.

지난해 공개한 신곡 ‘웜 이즈 베터 댄 핫’(Warm is better than hot)도 들려줬다. 재즈풍의 따뜻한 멜로디가 돋보이는 곡으로, 준비 중인 정규 17집의 선공개곡이다. 이문세는 “사느라 바빠 못 들으셨을 것 같아 준비했다. 이 노래도 사랑을 받아야 할 텐데, 그건 여러분에게 달려있다. 부담 좀 드리겠다”며 재치 있게 신곡을 홍보했다.

이문세의 정규 17집 선공개 티저. 사진 케이문에프엔디

이문세의 정규 17집 선공개 티저. 사진 케이문에프엔디

이문세의 정규 17집은 올해 안에 나올 예정이다. 그는 “좋아하는 음악을 오래 하기 위해 가끔은 음악에서 한걸음 떨어져 지낸다. 지난해는 제주에서 많이 걸었고 저녁엔 그림도 그리며 잘 쉬었다”면서 “이제는 공연도 하고 새 앨범 준비도 시작했다. 각자 바쁘게 살다가 가끔 또 보자”는 인사로 공연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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