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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륜스캔들' 이어 여성 잡고 질질…4년만에 또 제명된 의원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해 12월 8일 전북 김제시 한 마트에서 김제시의회 유진우 의원이 여주인 A씨 허리춤을 잡아 억지로 질질 끌고 가고 있다. 당시 마트 CCTV에 찍힌 화면 캡처. 사진 A씨

지난해 12월 8일 전북 김제시 한 마트에서 김제시의회 유진우 의원이 여주인 A씨 허리춤을 잡아 억지로 질질 끌고 가고 있다. 당시 마트 CCTV에 찍힌 화면 캡처. 사진 A씨

김제시의회, 유진우 의원 제명 의결 

동료 의원과 부적절한 관계로 4년 전 제명된 전북 김제시의원이 이번엔 여성을 폭행하고 스토킹한 혐의로 수사를 받자 시의회가 또다시 제명했다.

4일 김제시에 따르면 김제시의회는 전날 무소속 유진우(57) 의원의 제명을 의결했다. 이날 열린 본회의 표결 결과 유 의원을 제외한 재적 의원 13명이 투표해 찬성 12표, 기권 1표로 제명안이 통과됐다. 이로써 유 의원은 의원직을 잃었다.

김제경찰서는 지난 1월 5일 스토킹처벌법 위반과 폭행 혐의로 유 의원을 검찰에 송치했다. 유 의원은 지난해 12월 8일 김제 한 마트 안 창고에서 여주인 A씨(40대)에게 침을 뱉고 주먹으로 얼굴·가슴 등을 때린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마트 폐쇄회로(CC)TV엔 유 의원이 A씨에게 과일 상자를 들어 던지려는 장면, A씨 허리춤을 잡고 가게 입구 쪽으로 끌고 가는 모습 등이 담겼다.

지난해 12월 8일 김제시 한 마트에서 김제시의회 유진우 의원이 여주인 A씨와 대화하던 중 바닥에 놓인 과일 상자를 들어 던지려 하고 있다. 당시 마트 CCTV에 찍힌 화면 캡처. 사진 A씨

지난해 12월 8일 김제시 한 마트에서 김제시의회 유진우 의원이 여주인 A씨와 대화하던 중 바닥에 놓인 과일 상자를 들어 던지려 하고 있다. 당시 마트 CCTV에 찍힌 화면 캡처. 사진 A씨

"주민에겐 죄송…징계 무효 가처분 신청" 

제명안 가결 뒤 유 의원은 취재진에게 "피해 여성과 10년 넘게 사귀는 사이였는데, 여성이 선거 자금을 빌려준 적도 없으면서 갑자기 수천만원을 돌려달라고 해 감정적으로 대응했다"고 했다. 다만 "조례에 시의원의 품위 유지 의무 위반 최고 징계 수위가 '출석정지 30일'로 정해져 있는 만큼 법원에 징계 무효 가처분 신청을 낼 계획"이라며 "승소 후 복권되면 스스로 의원직을 내려놓겠다"고 했다.

앞서 유 의원은 2020년 동료 여성 의원과 '불륜 스캔들'로 제명됐다가 '징계 절차에 하자가 있다'며 제기한 소송에서 이겨 의원직을 되찾았다. 더불어민주당 탈당 후 2022년 6월 지방선거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됐다.

시의회 여성 직원을 상습 성추행하고 괴롭힌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경남 양산시의회 김태우(54) 의원이 피해 여성과 주고받은 카카오톡 대화 내용. 사진 독자

시의회 여성 직원을 상습 성추행하고 괴롭힌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경남 양산시의회 김태우(54) 의원이 피해 여성과 주고받은 카카오톡 대화 내용. 사진 독자

'직원 성추행' 혐의 김태우 양산시의원 사퇴 

다른 지방의회에서도 의원 제명·사퇴가 잇따르고 있다. 시의회 여성 직원을 상습 성추행하고 괴롭힌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아온 경남 양산시의회 김태우(54) 의원은 지난달 25일 "사죄한다"며 사퇴했다. 피해 여성은 지난 1월 12일 "김 의원이 2022년부터 올해 초까지 지속해서 의원실로 불러 성추행하고 늦은 밤에 문자 메시지를 보내는 등 괴롭혔다"며 고소했다.

피해 여성이 공개한 카카오톡 대화에서 여성은 "뽀뽀처럼 과도한 스킨십은 자제해 달라" "엉덩이 때린 건 지나친 것 같다"고 했다. 이에 김 의원은 "미안. 도와줘서 감사의 의미로 한 건데 내가 또 오바했다" "심하게 장난친 거 진심으로 사과할게"라고 답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김 의원은 "이쁜이~ 얼굴 보여주세요"라며 여성을 의원실로 불러냈다고 한다.

사건이 불거지자 김 의원은 국민의힘을 탈당했다. 양산시의회는 지난 1월 여야 시의원 18명 전원이 김 의원에 대한 징계요구서를 제출하는 등 징계 절차를 밟았다.

김 의원이 사퇴했지만, 갈등은 여전하다. 민주당 소속 양산시의원들은 지난달 26일 성명을 내고 "김 전 의원이 기습적으로 사퇴했다"며 "이는 책임 회피이자 양산시민을 우롱하는 처사"라며 제명 처리를 요구했다.

법원 로고. 뉴스1

법원 로고. 뉴스1

'주민 폭행' 벌금형 박종부 해남군의원 제명  

주민 폭행 혐의로 지난해 12월 1심에서 벌금 150만원을 선고받은 박종부(66) 전남 해남군의원은 지난달 25일 군의회 본회의에서 제명안이 가결돼 의원직을 잃었다. 민주당 소속인 박 의원은 2022년 11월 자신의 절임배추 제조시설에서 화물 운반대 반환을 요구하는 주민과 말다툼 끝에 수차례 때린 혐의로 기소됐다. 박 의원은 제명 결정에 불복해 법원에 징계 무효 가처분 신청을 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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