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쇼트트랙 랭킹 1위 박지원, 운명의 선발전 나선다

중앙일보

입력

쇼트트랙 국가대표 박지원. 연합뉴스

쇼트트랙 국가대표 박지원. 연합뉴스

남자 쇼트트랙 세계 최강자 박지원(28·서울시청)이 대표 선발전에 나선다. 앞으로의 선수 인생이 걸린 중요한 일전이다.

박지원은 5일부터 서울 목동실내빙상장에서 열리는 2024~2025시즌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발전에 출전한다. 선발전은 500m, 1000m, 1500m 종목 성적을 합산하는 방식이다. 1차 대회(5~7일)를 치른 뒤 상위 24명만 2차 대회(11~12일)에 나서고, 두 대회 성적을 합쳐 남녀 각각 8명을 가린다. 여자부는 2024 세계선수권 최상위 입상자인 김길리(20·성남시청)가 자동선발돼 7위까지 태극마크를 달게 된다.

박지원이 가장 관심을 받는다. 박지원은 2년 연속 월드컵 종합 랭킹 1위에 오르며 크리스탈 글로브를 수상했다. 주종목인 1000m와 1500m에선 압도적인 기량을 뽐냈다. 하지만 세계선수권에선 노메달에 그쳤다. 결승에서 두 차례나 후배 황대헌(25·강원도청)과 부딪혀서였다. 빙상연맹은 자체 조사 이후 '고의성이 없다'고 밝혔고, 황대헌은 사과의 메시지를 전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박지원은 험난한 선발전에 나서게 됐다.

2023~24시즌 월드컵 종합 1위에 올라 크리스탈 글로브를 수상한 박지원(왼쪽)과 김길리. EPA=연합뉴스

2023~24시즌 월드컵 종합 1위에 올라 크리스탈 글로브를 수상한 박지원(왼쪽)과 김길리. EPA=연합뉴스

박지원은 아직 군미필이다. 5시즌 국가대표로 선발됐지만, 올림픽과 겨울아시안게임 등 병역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대회에는 나서지 못했다. 그런 박지원에게 내년 2월 중국 하얼빈에서 열리는 겨울아시안게임은 사실상 마지막 기회다. 더 이상 병역 연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만약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지 못하면 2026년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겨울올림픽 출전도 불투명해진다. 대표팀 입장에서도 큰 타격이다.

박지원은 지난 세계선수권 남자 1000m 결승에서 황대헌과 부딪혀 넘어지면서 목 부위에 충격을 받았다. 대회를 마친 뒤 기브스를 하고 입국하기도 했다. 박지원은 일본 전지훈련을 하면서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선발전에선 3위 이내에 들어야 개인전에 나설 수 있다. 최악의 경우 5위 안에라도 들어야 단체전 멤버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중국에서 열리는 대회이고, 린샤오쥔과 헝가리에서 귀화한 리우 샤오린·샤오앙 형제가 있어 계주 우승은 보장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지난달 세계선수권에서 목 부상을 입고 귀국한 박지원. 연합뉴스

지난달 세계선수권에서 목 부상을 입고 귀국한 박지원. 연합뉴스

기량 면에선 박지원이 3위 안에 들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쇼트트랙은 언제든지 돌발상황이 일어날 수 있는 경기다. 국내 선수들의 기량이 고르기 때문에 경쟁도 치열한다. 2022 베이징 올림픽에 출전했던 선수(이준서·박장혁·곽윤기)들도 이번 대회에 모두 나선다.

여자부에선 최민정이 1년 만에 다시 대표팀 복귀를 노린다. 2018 평창올림픽, 2022 베이징올림픽에서 연달아 금메달을 딴 최민정은 2026년 올림픽 준비를 이유로 지난해엔 선발전에 나서지 않고, 국내 대회에만 나섰다. 스케이트 부츠와 날 등 장비를 교체하고, 휴식을 취하면서 이번 대회를 준비했다. 여자부는 김길리가 이미 한 장의 티켓을 가져가 더욱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올림픽 2회 연속 금메달을 따낸 최민정. AP=연합뉴스

올림픽 2회 연속 금메달을 따낸 최민정. AP=연합뉴스

베테랑인 30대 선수들도 눈길을 끈다. 올림픽 4회 출전을 꿈꾸는 곽윤기는 무소속으로 이번 대회에 나선다. 곽윤기와 같은 1989년생인 밴쿠버올림픽 2관왕 이정수와 2014 소치올림픽에 출전한 신다운(33)도 대표팀 복귀를 노린다. 지난 시즌 월드컵 금메달을 따낸 서이라(32·화성시청)도 재승선에 도전한다. 이번 대회는 5년 만에 유관중으로 치러진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