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지호 국민의힘 ‘이·조(이재명·조국) 심판 특위’ 위원장이 3일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상임공동선대위원장에게 “양문석 경기 안산갑 후보의 불법사기대출 과정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것은 아닌지 명확히 해명하라”고 공개 질의했다. 특위는 양 후보가 2021년 4월 대구 수성새마을금고에서 대학생 장녀 명의로 11억원의 사업자 대출을 받는 과정에 김 위원장이 일종의 연결고리 역할을 한 정황이 발견됐다고 이날 폭로했다.
신 위원장은 이날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어 “경기도에 거주하는 양 후보가 서울 서초구 잠원동 아파트를 매입하는데 수도권이 아닌 대구 수성구 소재 새마을금고에서 대출을 받은 점에 의아함을 느낀 국민이 많았다. 이 부분을 중점 조사하는 과정에서 새마을금고 중앙회 전문이사인 윤모씨에 대한 제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금융권과 거리가 먼 경력을 가진 윤씨가 2018년 당시 행정안전부 장관(김부겸)과의 친분으로 새마을금고에 안착했고, 이후 양 후보의 불법 대출에 관여했다는 게 특위의 주장이다. 신 위원장은 김부겸-윤씨 친분을 입증하는 근거로 “윤씨가 2018년 3월 행정안전부 추천으로 새마을금고중앙회의 전문이사가 됐다”고 적힌 새마을금고 사내웹진(2018년 8월호)을 공개했다. 또 “민주당 조직국장 출신 윤씨가 2019년 김부겸 위원장 외곽 조직인 ‘새희망포럼’의 전남지부 출범준비위원장이었다”라고도 밝혔다.
특위는 양 후보가 연고가 없는 대구 수성구 새마을금고까지 가서 대출을 받는 과정에 김 위원장과 측근 윤씨가 개입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신 위원장은 “윤씨의 존재라면 (모든 정황이) 상당 부분 납득이 간다. 정상적인 대출이 아니니 힘 있는 사람의 도움이 필요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지난달 17일 노무현 전 대통령 비하 발언 논란을 겪던 양 후보가 국회 의원회관에서 김 위원장과 조우한 장면을 거론하며 “의미심장하게 보일 수밖에 없다. 김 위원장은 내일 오전까지 국민 앞에 이 의혹을 소상히 해명하라”고 요구했다. “어쨌든 간에 상황이 이렇게 됐는데, 지금 수습할 수 있는 건 당신(양 후보)밖에 없다. 스스로, 여기서 새로운 게 뭔가 더 나오면 그건 우리도 보호 못한다”고 한 당시 김 위원장의 말이 11억 불법대출을 암시하고 있었다는 취지다.
그러자 김 위원장은 한시간만에 입장문을 내고 “국민의힘이 제기한 의혹은 기초적인 사실관계조차 맞지 않는 소설”이라며 “대구 수성새마을금고 소재지는 수성갑 지역구가 아니라, 국민의힘 의원의 지역구인 수성을”이라고 했다. “윤씨와 양 후보와의 관계에 대해 일절 아는 바 없다. 11억 대출에 내가 관여했다는 의혹 제기는 사실무근”이라고도 했다. 그는 행안부 장관 시절 윤씨를 새마을금고 전문이사에 추천한 사실은 인정했지만 “산업자원부 장관 보좌관 출신이라 자격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추천 후 업무와 관련한 만남이나 통화를 한 적은 전혀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