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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부·울·경 유세…퇴임 2년 대통령의 선거운동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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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2일 보성학교 설립자인 성세빈 선생 생가를 방문한 문재인 전 대통령(가운데). [연합뉴스]

2일 보성학교 설립자인 성세빈 선생 생가를 방문한 문재인 전 대통령(가운데). [연합뉴스]

문재인 전 대통령이 4·10 총선 부산·울산·경남 지역 더불어민주당 후보 지원 유세에 나서 “이렇게 못하는 정부는 처음”이라며 윤석열 정부를 연일 정조준했다. 이에 국민의힘이 “최악의 정부는 문재인 정부”라고 정면으로 반박하면서 양측 간 설전이 가열되고 있다.

문 전 대통령은 2일 울산 동구를 시작으로 이 지역 3곳(울산 동·중·남갑)을 돌며 더불어민주당 후보 지원 유세를 펼쳤다. 민주당 상징색인 파란색 점퍼에 청바지를 입고 운동화를 신은 문 전 대통령은 김정숙 여사와 함께 오전부터 울산 동구 보성학교 전시관 등을 찾아 이 지역 민주당 김태선 후보를 격려했다. 문 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문재인 정부가 무너진 조선산업을 되살렸듯이 김 후보는 무너진 민생을 되살릴 후보”라고 추켜세웠다. 김 후보는 문재인 정부 청와대 의전비서관실 행정관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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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에 중구로 이동해 오상택 후보와 태화강 국가정원을 찾은 문 전 대통령은 현 정부를 겨냥해 직설적인 비판을 쏟아냈다. 문 전 대통령은 “정말 제가 칠십 평생 살면서 여러 정부를 경험해 봤지만, 지금처럼 이렇게 못 하는 정부는 처음 본다. 정말 민생이 너무 어렵다. ‘눈 떠보니 후진국’ 이런 소리도 들린다”고 주장했다. 또 “우리 정치가 너무 황폐해졌다. 막말, 독한 말들이 난무하는 저질의 정치로 전락하고 말았다”고 꼬집었다. 전날(1일) 부산 사상과 경남 양산갑을 찾아 “지금 정부가 너무 못한다. 정말 무지하고, 무능하고, 무도하다”며 포문을 연 데 이은 이틀째 공세였다.

문 전 대통령은 이어 울산 남구로 이동해 전은수 후보 지원 유세를 벌였다. 특히 문 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이번 선거는 우리 국민에게 희망을 드려야 하는 선거”라며 “그러기 위해서는 민주당이 중심이지만 조국혁신당, 새로운미래 이런 야권 정당이 모두 다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지원 유세 행보와 관련해선 “저하고 특별한 연고가 있는 지역, 특별한 연고가 있는 후보들을 찾아서 조용하게 응원하고 격려하는 게 제가 할 수 있는 역할”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전직 대통령이 선거운동을 노골적으로 하는 것은 전례가 없는 사상 초유의 일이다. 대단히 부적절한 행동”(울산시당 선대위)이라고 반발했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충청 지역 지원 유세에서 “(문 전 대통령) 기억력이 나쁜 것 같다”며 “우리가 경험한 최악의 정부는 바로 문재인 정부”라며 문 전 대통령의 현 정부 비판을 맞받았다. 또 “문 전 대통령이 중국에 굴종하고도 ‘혼밥’했던 장면 기억하느냐. 우리에게 더 이상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북한에 갖은 퍼주기를 하다가 ‘삶은 소대가리’ 소리를 듣던 시대로 돌아가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문 전 대통령이) 우리가 잊어버리고 있던 최악의 정부, 문재인 정부의 시절을 여러분이 기억할 수 있게 해준 것”이라고 언급했다.

국민의힘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 선대위는 “27차례나 실패한 부동산 정책을 버리지 않은 오기, 이념의 볼모가 돼 원전을 폐기한 무지, 통계와 수치를 조작해 지옥을 천국이라 속였던 무모함, ‘중국은 큰 봉우리, 우리는 소국’이라는 사대, 대한민국 공군 1호기가 이유 없이 인도 타지마할을 향한 웃지 못할 소극”이라며, 문재인 정부 ‘실정’ 사례로 거론된 사안을 일일이 나열해 가며 날 선 대립각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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