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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식 할인카드에 장례 서비스까지…펫보험 쟁탈전 더 치열해진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달 15일 서울 강남구에서 열린 반려동물 박람회에서 관람객이 반려견에게 예쁜 옷을 입힌 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지난달 15일 서울 강남구에서 열린 반려동물 박람회에서 관람객이 반려견에게 예쁜 옷을 입힌 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보험료·간식 할인 카드에 교통사고 위로금, 장례 서비스까지…. 반려동물보험(펫보험)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강아지 주인' '고양이 집사' 마음을 얻기 위한 보험사 간 쟁탈전이 치열해지고 있다. 올해 들어 보장 대상이 넓어지고 내용도 세분화되는 특징이 두드러진다.

양육 중인 개·고양이의 병원 진료비 등을 보장해주는 펫보험 가입은 해마다 꾸준히 늘고 있다. 2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펫보험 상품을 판매하는 10개 손보사(농협·롯데·메리츠·삼성·캐롯·한화·현대·ACE·DB·KB)가 보유한 보험 계약 건수는 10만9088건으로 전년 대비 51.7% 증가했다. 지난해 새로 맺어진 신계약 건수도 5만8456건으로 1년 새 66.4% 늘었다.

올해도 보험 상품 개정 시즌인 4월에 접어들면서 '먼저' 또는 '싸게'를 강조하는 펫보험이 경쟁적으로 나오고 있다. 이날 삼성화재는 반려견을 대상으로 하는 '착한펫보험'을 새로 출시했다고 밝혔다. 이 상품은 대형 손보사 중 처음으로 반려견 장례를 지원한다. 삼성화재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예약한 전문업체가 관 제작 등 패키지 형태의 장례를 진행하는 식이다. 반려견 사망 시 보험금(30만원)과 장례 서비스 중에서 택할 수 있다. 또한 월 3만~4만원가량인 보험료 부담을 고려해 수술 당일 의료비만 보장해주는 대신 보험료를 1만 원대 이하로 낮춘 실속형 플랜도 신설했다.

김주원 기자

김주원 기자

현대해상도 이달 들어 업계 최초로 펫보험 갱신 주기를 3·5년에서 7·10년으로 확대하고 나섰다. 늘어나는 반려동물 수명을 감안해 최대 10년까지 보험료 변동 없이 보장해주는 차원이다.

아예 반려동물에 특화한 신용카드를 내놓기도 한다. 1일 KB국민카드는 KB손해보험과 손잡고 '마이펫카드'를 출시했다고 밝혔다. KB손보 펫보험 가입자가 보험료를 결제하면 20% 깎아주고, 동물병원이나 간식·옷 같은 반려동물 용품 비용 등도 20% 할인해주는 식이다.

앞서 2월 DB손해보험은 자동차보험 상품의 일환으로 반려동물 교통사고 위로금 특약을 처음 내놨다. 자동차 사고로 반려동물이 사망할 경우 최대 100만원까지 보상해주는 내용이다. 그 밖엔 반려견뿐 아니라 반려묘에 초점을 맞추거나 각종 치료비 보장을 늘린 상품 등도 각사가 빠르게 늘리고 있다.

지난해 경기 고양시에서 열린 반려묘 특화 박람회. 연합뉴스

지난해 경기 고양시에서 열린 반려묘 특화 박람회. 연합뉴스

대형 손보사들이 신상품을 쏟아내면서 펫보험 시장 '점유율 1위' 메리츠화재도 수성 전략을 고심하고 있다. 2018년 업계 최초로 도입해 유일하게 운영 중인 보험금 자동청구 시스템, 4마리 이상 가입 시 보험료 10% 할인 같은 편의성을 내세우는 식이다.

저출산 고령화 등으로 보험 시장 성장이 둔화하는 가운데 펫보험 유치 경쟁은 갈수록 뜨거워질 전망이다. 개·고양이 등 반려동물 양육 가구가 많이 증가하는 가운데 동물병원 의료비 부담도 만만찮아서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22년 기준 반려동물 월평균 양육비 15만원 중 병원비가 약 40%(6만원)를 차지한다.

동물병원별 진료비 편차가 커서 보험료 산정이 쉽지 않은 등의 과제가 있긴 하지만, 반려동물 개체 수 대비 가입률이 아직 1.4% 수준이라 성장 가능성은 높은 편이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미래 먹거리인 펫보험 시장을 차지하기 위한 공격적 상품 출시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금융감독원은 최근 자료를 내고 펫보험이 발치·미용·중성화 수술 관련 비용은 보상하지 않는 만큼 가입 시 유의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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