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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여성후보 지원유세서 "살림은 역시 여성이 잘한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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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 1일 인천 미추홀구 용현시장 앞에서 남영희 후보 지원유세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 1일 인천 미추홀구 용현시장 앞에서 남영희 후보 지원유세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당 여성 후보를 지지하는 과정에서 "살림은 역시 여성들이 잘한다"는 성차별적인 발언을 해 비판을 받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 1일 인천 미추홀구 용현시장 앞에서 진행한 남영희 후보 지원 유세에서 "제가 당 대표를 하면서 많은 사람을 겪어보지만 남 후보를 볼 때마다 참 애잔하다, 안쓰럽다는 생각이 든다"며 "이런 사람에게 일을 시켰으면 얼마나 잘했을까 싶다"고 말했다.

남 후보는 지난 21대 총선에서 인천 동·미추홀 지역구에 출마해 윤상현 국민의힘 후보에게 171표 차로 졌다. 민주당은 이번 총선 인천 지역 14개 지역구 가운데 동·미추홀에만 유일하게 여성 후보자를 냈는데, 이 대표는 유세에서 이를 강조하며 남 후보 지지를 호소했다.

이 대표는 "남 후보가 저번에 171표 차이로 끝내 기회 갖지 못했다는데 이번에는 여러분이 꼭 좀 도와주시길 부탁드린다"며 "남 후보가 국회의원이 되느냐 안 되느냐는 사실 다음 문제고 이번 윤석열 정권에 대해서 국민들께서 더 이상 참을 수 없다, 더 이상 용납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여러분이 이번에 윤석열 정권을 심판하고 그 결과로 이 지역의 국회의원을 바꿔주시면 인천에서 처음으로 여성이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논란이 된 발언은 이후 나왔다. 이 대표는 "여기 남성분들 조금 억울하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살림은 역시 여성들이 잘하더라"고 했다. 현장에서 미지근한 반응이 나오자 이 대표는 "남자분들 섭섭하게 생각하지 마시라. 다 잘한다 그 말이다"라고 수습했다.

해당 발언은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됐고,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 등에는 야당 대표가 성 고정관념을 강화하고 재생산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온라인에는 "야당 대표 발언 수준" "여성 후보 지원 유세하면서 '살림은 역시 여성들이 잘한다'라…평소 사상이 드러나네" "당 살림 맡는 사무총장도 여성을 쓰지 그러셨어요" "2024년에도 이런 말 들어야 하나" "가정 살림을 얘기하는 거야? 나라 살림을 얘기하는 거야?" "성차별 발언" "여혐 발언해놓고 왜 남자들한테 섭섭해하지 말라고 하는 거야?" 등 의견이 나왔다.

앞서 이 대표는 재혼 가정 비하 논란에도 휩싸인 바 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지원 유세를 가는 차 안에서 유튜브 방송을 하며 "국가나 정부가 든든한 아버지, 포근한 어머니 같아야 하는데 지금은 의붓아버지 같다. 매만 때리고 사랑은 없고. 계모 같다. 팥쥐 엄마 같다"고 말했다.

이에 국민의힘 중앙여성위원회는 성명을 내고 "이 대표가 정권을 비판한다면서 가져다 쓴 '의붓아버지'라는 표현은 명백한 재혼 가정 비하"라며 "이 말이 재혼 가정에는 상처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은 안 하나. 망언 퍼레이드에 어처구니가 없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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