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자갈치 시장에 대관람차·트램…중구의 지역살리기 실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18면

영국 런던 대관람차나 싱가포르 플라이어, 관광용 트램 등을 설치하면 지역 활성화에 도움이 될까?

전국 기초 자치단체 가운데 지난해 합계 출산율이 가장 낮은 부산 중구가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출생·사망통계(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중구 합계 출산율은 0.31명이다. 전국 합계 출산율 0.72명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3만8000여명이 사는 중구에서 지난 한 해 태어난 아이는 약 100명에 그쳤다.

부산 중구는 1일 최근 ‘중구 문화관광발전 종합계획’ 용역을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용역 결과에 따르면 중구는 ‘누구나 머물 수 있는 도시’를 만들기 위해 여러 과제를 추진한다.

단기과제로는 ‘중구 시즌(J-season)’이 대표적이다. 현재 광복로 트리 축제 등 가을과 겨울에 집중된 관내 축제를 계절마다 세분화해 추진한다. 또 산복도로·민주공원·북항까지 꽃길을 확대해 관내 소공원을 조성하는 방안도 포함돼 있다. 사업비는 3억5000만원으로 야외 음악회와 연계해 축제를 추진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 축제는 내년부터 개최할 예정이다.

또 롯데백화점 등이 있는 광복로에는 ‘면세로드’도 조성한다. 부가세를 환급할 수 있는 텍스 리펀 창구를 광복로에 2곳 만들고 관광객이 모이는 광복로 패션 거리 등에 면세점을 조성한다는 것이 주요 골자다. 2025~2026년까지 2년간 4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중구는 관광 교통 개선을 위해 원도심 순환 관광 트램과 산복도로 관광교통형 트램 설치도 구상 중이다. 원도심 트램 사업은 중구가 추진 중인 C-BAY Park(씨베이파크)  연장선으로 추진된다. 씨베이파크선은 용두산공원~부평동~중앙역~북항재개발 지구~부산시민공원을 경유하는 노면전차 트램으로, 부산 도시철도 1호선 중앙역에서 환승이 가능하다. 중구는 중앙동과 광복동 일대 4.2㎞ 노선에 378억원을 들여 원도심 트램을 조성해 1930년대 운행한 부산 전차 모습을 되살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산복도로 트램은 영주2동 1.6㎞ 노선에 320억원을 들여 만드는 방안이 검토된다.

장기과제로는 중구에 랜드마크를 조성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부산 포트 플레이그라운드’로 명명된 이 사업은 북항이나 자갈치시장 등에 대관람차 또는 신개념 놀이기구를 만드는 내용이다. 총사업비 500억원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하는 대관람차는 영국 런던아이나 싱가포르 플라이어가 모티브다.

부산 중구는 1950~80년대 부산에서 인구가 밀집된 곳이었다. 옛 부산시청을 포함해 지역 방송국, 법원 등이 자리한 부산 중심지였다. 중구청 홈페이지에 공개된 통계연보를 보면 1970년 중구 인구는 12만명(11만9999명)에 가까웠다. 특히 부산항과 가까운 지리적 특성 때문에 한국전쟁 당시 피란민이 밀려와 북새통을 이뤘다. 하지만 지금은 중구에서 행정 등 중심지 기능이 빠져나간 상태다.

중구 관계자는 “지역 살리기 차원에서 문화 관광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며 “대관람차 등 대규모 예산이 들어가는 사업은 민간투자유치로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