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잘 자요, 고베의 아가씨"…日 최고령 판다 '탄탄' 하늘나라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일본 고베 오지동물원은 자이언트 판다 탄탄이 전날 죽었다고 1일 알렸다. 사진 오지동물원

일본 고베 오지동물원은 자이언트 판다 탄탄이 전날 죽었다고 1일 알렸다. 사진 오지동물원

일본 최고령 자이언트 판다인 ‘탄탄’의 죽음에 열도가 슬픔에 잠겼다.

1일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 효고현 고베시에 위치한 고베 시립 오지동물원에서 살던 28살 암컷 자이언트 판다 탄탄이 죽었다. 사람으로 치면 100세에 가까운 나이다.

탄탄은 1995년 중국 쓰촨성에서 태어났다. 태어난 해 고베에서 한신 대지진이 일어나면서 중국이 4살 때인 2000년 일본의 회복을 응원하기 위해 탄탄을 일본에 보냈다. 이름은 일반인 공모로 정해졌는데, 21세기의 시작이라는 의미를 담아 지평선 위에 태양이 떠오르는 모양의 새벽 단(旦)을 써서 붙였다. 탄탄은 작은 몸집과 귀여운 몸짓으로 ‘고베의 아가씨’로 불리며 사랑받았다.

많은 사람에게 기쁨을 주었으나 정작 탄탄의 생애는 다사다난했다. 탄탄의 일본 대여 명목 중 하나는 ‘일·중 공동사육 번식 연구’였으나 자연 번식에는 실패했다. 2007년에는 사산을 경험했고, 2008년 인공수정으로 출산에 성공했으나 쓰촨성 대지진으로 중국 전문가의 도움을 받지 못하면서 새끼가 4일 만에 죽었다. 함께 대여된 수컷 판다 코우코우(興興)는 2010년 죽고, 이후로는 혼자 지내왔다.

당초 2020년 중국으로 반환될 예정이었던 탄탄은 코로나19 유행에 더불어 2021년 심장 질환까지 발견되면서 반환이 미뤄졌다. 쇠약해진 탄탄이 지난해 가을부터 고체 먹이를 먹지 않자 사육사들은 액체로 된 먹이에 심장약을 섞어 먹였으나 지난달부터는 그조차 먹지 않게 됐다. 최근에는 거의 누워서 지내던 중 전날 사육사가 탄탄이 호흡을 하지 않는 것을 발견했다.

1일 오지동물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지진 재해 후 얼마 되지 않아 찾아온 탄탄은 고베 시민에게 용기를 줬고 회복할 수 있게 해줬다”며 “탄탄은 만난 사람들 모두를 웃게 해주는 태양 같은 존재였다. 탄탄을 사랑해 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