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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플] '유명인 사칭' 쏟아지자… 구글 뒤늦게 "계정 영구 정지 조치"

중앙일보

입력

유명인 사칭 광고를 통해 주식리딩방 가입과 온라인 피싱을 유도하는 범죄가 급증하자 구글이 강력대응에 나섰다. 정부가 지난달 27일 ‘유명인 사칭 광고를 통한 금융투자 사기 대응 전담팀’을 꾸리고 나서야 이뤄진 조처라 대응이 늦었다는 비판도 나온다.

무슨 일이야

구글 광고 정책 페이지에 따르면, 지난달 28일부터 ‘공인이나 브랜드, 제휴 등의 지위를 사칭하거나 허위 암시해 사용자가 금전이나 개인정보를 제공하게 유도하는 행위’가 금지됐다. 이에 따라 구글 검색 사이트와 유튜브에서 유명인 사칭 광고를 게시한 계정은 사전 경고없이 영구 정지된다.

기존에는 ‘광고주가 상품 등에 대한 정보를 은폐하거나 허위 정보로 사용자를 속이는 광고는 허용되지 않는다’는 원론적 내용에 그쳤으나, 새 광고 정책에선 유명인 사칭을 발견한 즉시 계정을 정지하도록 강화했다.

유재석씨를 사칭한 투자리딩방 허위 광고. 광고물에 적힌 문구가 조악한 수준이지만 노인 등 디지털 취약계층의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SNS 캡처

유재석씨를 사칭한 투자리딩방 허위 광고. 광고물에 적힌 문구가 조악한 수준이지만 노인 등 디지털 취약계층의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SNS 캡처

유명인 사칭 광고는 지난해 10월부터 확산됐다. 보이스피싱 범죄와 유사하게 해외에 본거지를 둔 조직 일당이 정치인, 연예인 등의 얼굴을 합성한 사진을 만들어 소셜미디어(SNS)에 뿌리는 식으로 이뤄진다. 방송인 유재석씨 사진을 내걸고 “독점 내부정보로 3억원의 수익을 얻었다. 돈을 내고 가입하면 정보를 알려주겠다”는 식이다.

지난달 22일엔 방송인 송은이, 황현희씨 등 초상권을 무단 도용당한 130여명이 모여 만든 ‘유명인 사칭 온라인 피싱 범죄 해결을 위한 모임(유사모)’가 기자회견 열어 대책 마련을 호소했다. 지난해 9월부터 올해 2월까지 경찰에 접수된 주식‧투자리딩방 사기 피해 건수는 2517건, 피해액은 2300여억원에 달한다.

왜 중요해

지난달 22일 이름과 사진을 도용당한 130여명이 모여 '유명인 사칭 온라인 피싱범죄 해결 촉구를 위한 기자회견'을 열었다. 방송인 송은이씨가 대책 마련을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22일 이름과 사진을 도용당한 130여명이 모여 '유명인 사칭 온라인 피싱범죄 해결 촉구를 위한 기자회견'을 열었다. 방송인 송은이씨가 대책 마련을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글로벌 빅테크들은 그간 유명인 사칭광고 제재에 소극적이었다. 이번 구글의 사칭 광고 근절 방안이 사실상 첫 대응이다. 이마저도 지난달 25일 방통위가 ‘자율 규제 협조 요청’ 공문을 보내는 등 압박한 이후 나왔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의 모기업 메타 측은 아직 별다른 대응이 없다. 반면 네이버는 24시간 집중 모니터링으로 사칭 계정이 개설한 네이버 밴드를 제재하고, 관련 피해를 신고하는 별도의 창구를 신설했다. 카카오 역시 서비스 내 모든 신고 영역에 ‘사칭’ 전용 항목을 추가해 놨다.

늦게나마 대응 방안들이 나왔지만 사칭 광고를 근절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정부 대응 전담팀 관계자는 “범죄 일당이 떴다방처럼 광고를 온라인에 뿌리고 계정이 정지되면새 계정을 또 만들기 때문에 단속이 힘들다”며 “사기라는 점을 명심하고 속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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