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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는 뒷담, 與는 사진도용…자꾸 소환되는 ‘비명횡사’ 박용진

중앙일보

입력

더불어민주당 서울 강북을 경선에서 두 차례나 ‘비명횡사’를 당한 후 지난달 22일 공천 배제가 확정된 박용진 의원이 연일 선거전에 소환되고 있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31일 본인 사진이 실린 서울 강북을 박진웅 국민의힘 후보의 공보물에 관해 ″해당 공보물 발송을 중단하고 이미 발송된 공보물에 대해서는 전량 회수 및 폐기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사진 박용진 의원 페이스북 캡처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31일 본인 사진이 실린 서울 강북을 박진웅 국민의힘 후보의 공보물에 관해 ″해당 공보물 발송을 중단하고 이미 발송된 공보물에 대해서는 전량 회수 및 폐기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사진 박용진 의원 페이스북 캡처

지난달 31일 공개된 국민의힘 서울 강북을 박진웅 후보의 선거 공보물에는 박 의원의 사진이 도용됐다. 빨간색 점퍼를 입은 박 후보와 파란색 점퍼를 입은 박 의원이 나란히 서 있는 뒷모습 사진을 실은 것이다. 사진 아래에는 ‘2024년 3월 10일 박용진 예비후보와 함께, 노고 많으셨습니다. 선배님’이라는 문구도 적었다. 박진웅 후보 캠프는 “소속 정당을 떠나 강북을 주민에 대한 진정성과 가치관을 공유한다는 점을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새로운미래의 이석현 후보는 “박 의원의 뜻을 받들어 정치를 바로잡겠다”(지난달 22일 출마선언문)며 박 의원을 본인의 출마 명분으로 삼았다. 이 후보는 지난달 29일 미아사거리 선거유세에서도 “이재명 대표의 핵심측근, 송파구에 사는 사람을 여기에 공천했다. 이것은 강북주민에 대한 모욕”이라며 “저는 고향 후배인 박용진의 뜻을 이어받아 나라의 정의를 세우겠다”고 말했다.

이에 박 의원은 1일 CBS라디오에 출연해 “국민의힘과 새로운미래 후보자가 나를 이용해 민주당 내부의 갈등을 악용하려고 한다”며 “정치 도의에도 어긋나고, 강북을 유권자들을 얕잡아보는 얄팍한 정치”라고 반발했다. 박 의원실에 따르면, 박진웅 후보는 공보물에 박 의원의 사진을 사용하는 과정에서 아무런 양해도 구하지 않았다고 한다.

같은 민주당의 한민수 후보 역시 박 의원을 언급했다. 다만 뉘앙스는 달랐다. 한 후보는 지난달 29일 유튜브 ‘김어준의 다스뵈이다’에 출연해 “나는 등록 마감일 다음 날 사무실을 구했다. 정봉주 전 의원에게 전화했더니 흔쾌히 쓰라고 한 것”이라며 “박용진 의원이 넘겨주고 그런 것 없었다”고 말했다. 진행자가 “조직, 사람, 돈이 없어 졸지에 험지가 된 것 같다. 박용진 의원이 적극적으로 도와줄 것 같지도 않다”고 말하자 한 후보는 “나중에 속에 있는 얘기를 다 하겠다”고 화답했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마치고 이동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마치고 이동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이에 대해서도 박 의원은 1일 “사실관계를 분명히 해야겠다. 한 후보에게 우리 시의원, 구의원을 한 자리에 불러서 인사도 시켰다”며 “공약집, 제가 추진하고 있는 지역 개발 사업 등 데이터도 넘겨주고 설명도 다 해줬다”고 반박했다. 이어 “열심히 도와라, 이겨야 한다. 강북구 주민들 좀 사랑해달라고 당부까지도 했다”며 “내부총질에 후보가 동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전날부터 민주당의 험지로 꼽히는 서울 강남·서초·송파 후보의 지원 유세에 나가고 있다. 한 야권 관계자는 “비명횡사 당한 박 의원은 지원 유세에 나서는데, 안팎에서 흠집 내기는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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