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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유도천재' 김지수, 그랜드슬램 金...파리올림픽 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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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금메달을 확정하고 기뻐하는 김지수. 사진 IJF

금메달을 확정하고 기뻐하는 김지수. 사진 IJF

재일교포 3세 유도 여자 국가대표 김지수(24)가 안탈리아 그랜드슬램에서 우승하며 파리올림픽 출전을 사실상 확정했다.

김지수는 31일(한국시간) 튀르키예 안탈리아에서 열린 대회 여자 63㎏급 결승에서 개인 중립 자격으로 출전한 달리 릴루아시빌리(25·러시아)에게 반칙승을 거뒀다. 지난 24일 트빌리시(조지아) 그랜드슬램 동메달에 이어 두 대회 연속 입상이다.

이로써 김지수는 이변이 없는 한 파리올림픽에 출전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대회 우승으로 랭킹포인트 1000점을 추가한 김지수는 총 3072점으로 올림픽 랭킹이 현재 25위에서 17위 이내로 수직상승한다. 파리올림픽 유도 종목은 체급당 국가별 1명의 선수가 출전할 수 있고, 올림픽 랭킹 상위 17위 안에 들거나 대륙별 출전권 획득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여자 63㎏급에서 20위권 이내 든 한국 선수는 김지수가 유일하다. 그다음은 신채원(790점)이 49위, 김지정(500점) 65위 등으로 이들이 올림픽 티켓을 따내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다.

김지수는 유도계 '부활의 아이콘'이다. 그는 2021년 도쿄올림픽(여자 57㎏급 16강) 직후 고질적 부상 부위였던 왼쪽 손목 수술을 받았다. 그러나 조급한 마음으로 매트 복귀를 서두르다 2022년 6월 왼쪽 손목 인대 부상을 당해 재수술을 했다. 국가대표 선발전에 나서지 못하면서 태극마크도 반납해야 했다. 이후 치료와 재활을 반복하느라 지난 2년간 공식전에 나서지 못한 김지수는 지쳤다. 은퇴를 고민하기도 했다.

시상대에 선 김지수(왼쪽 둘째). 사진 IJF

시상대에 선 김지수(왼쪽 둘째). 사진 IJF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대신 체급을 57㎏급에서 63㎏급으로 한 단계 올렸다. 대회를 앞두고 감량에 대한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였다. 새 체급에 걸맞은 힘과 체력을 기르기 위해 지옥 훈련을 감내했다. 그는 국가대표가 아니라서 국제대회엔 소속팀 경북체육회의 경비 지원을 받아 개인 자격으로 출전했다. 그 결과 2년 만의 부상 복귀전이었던 지난해 아스타나(카자흐스탄) 그랜드슬램에서 금메달을 목에 거는 기쁨을 누렸다.

그는 이 대회를 포함해 약 1년 사이 8개 대회 출전해 금2은1동2을 따내며 취약 체급이었던 여자 63㎏급의 간판으로 떠올랐다. 김지수는 이번 대회 준결승에서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다카이치 미쿠(일본)를 업어치기 한판승으로 제압하기도 했다. 미쿠는 파리올림픽에도 출전한다. 최근 들어 한국 남녀 유도 국가대표를 통틀어 종주국 일본의 1진 선수를 압도하는 경우는 드물다.

일본 효고현히메지시 출신인 김지수는 학창시절 일본에서 한국 국적으로 선수 생활을 했다. 고교 졸업 후엔 경북체육회에 입단했다. 김지수의 부모는 모두 한국 국적이다. 그의 할아버지는 경북 상주 출신이고, 산소도 상주에 있다. 김지수는 2016년 슈쿠가와고에 입학과 동시에 두각을 나타냈다. 1학년 때 3학년 선배를 제치고 학교 대표가 됐다. 같은 해 전국종합대회 48㎏급에서 우승했다. 3학년 때 출전한 고교 선수권에서 57㎏급으로 다시 정상에 섰다. 2020년 한국에서 57㎏급 국가대표 1진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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