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프로농구(WKBL) 디펜딩 챔피언 아산 우리은행이 열세 전망을 뒤집고 통산 12번째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했다.
위성우 감독이 이끄는 우리은행은 30일 충남 아산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2023~24시즌 챔피언결정전(5전 3승제) 4차전에서 정규리그 1위 청주 KB를 78-72로 꺾었다. 우리은행은 시리즈 전적 3승1패를 기록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이로써 우리은행은 여자프로농구 통산 12번째 챔피언결정전 정상에 올랐다. 우리은행은 2003년 겨울리그를 시작으로 2003년 여름리그, 2005년 겨울리그, 2006년 겨울리그, 2012~13시즌부터 2017~18시즌, 2022~23시즌, 2023~24시즌에 우승했다. 야구, 축구, 농구, 배구 등 국내 4대 프로스포츠에서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12번 한 팀은 올해 우리은행이 처음이다.
우리은행이 2년 연속 챔피언결정전을 제패한 것은 리그 6연패를 달성한 2017~18시즌 이후 이번이 6년 만이다. 위 감독은 개인 통산 8번째 우승 반지를 꼈다. 이번 챔피언결정전은 대부분 전문가가 KB의 3-1 우세, 또는 1차전을 KB가 이기면 3-0도 가능하다는 전망을 내놨다. 그러나 우리은행은 예상을 보기 좋게 뒤집었다.
우리은행은 에이스 김단비가 24점 7리바운드 7어시스트 5블록으로 펄펄 날았다. 박지현은 25점, 박혜진은 14점 8리바운드로 뒤를 받쳤다. 김단비는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했다. 김단비는 총 투표수 59표 가운데 58표를 얻어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최고의 선수로 선정됐다. KB의 간판 센터 박지수는 23점 15리바운드로 챔피언결정전 11경기 연속 더블더블 및 통산 챔피언결정전 최다 더블더블(16회) 기록을 이어갔으나 빛이 바랬다.
위성우 감독은 경기 뒤 인터뷰에서 "첫 우승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하지만, 올해 우승이 가장 기억에 남고 좋은 것 같다"고 기뻐했다.
"(정규리그 2위로) 밑에서 올라왔기 때문에 당연히 우승해야 한다는 부담감은 덜했다"는 위 감독은 "좋은 경기만 해도 괜찮겠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챔프전 1차전 뒤 해볼 만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다친 선수가 있어서 운영이 만만치 않았는데, 선수들이 잘 극복해줬다"며 "투혼을 발휘한다는 게 이런 거구나 싶었다. 투혼이 뭔지 보여준 챔프전이었다"고 선수들을 칭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