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도 비밀, 푸바오 이송 특급작전…엄마 탔던 '케이지' 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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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3일 ‘판다들의 고향’ 중국 쓰촨성으로 떠나는 ‘K아기판다 1호’ 푸바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4월 3일 ‘판다들의 고향’ 중국 쓰촨성으로 떠나는 ‘K아기판다 1호’ 푸바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K아기판다 1호’ 푸바오가 다음주 한국을 떠난다. 에버랜드 판다월드 내실에 격리되어 검역과 이송 훈련을 받고 있는 푸바오는 다음달 3일 오전 판다월드를 출발, 인천국제공항을 거쳐 전세화물기 편으로 중국 쓰촨성 선수핑의  자이언트판다 기지로 가서 ‘판생 2막’을 시작한다.

‘귀하신 몸’ 판다를 무사하게 중국으로 옮기는 이송작전을 위해 에버랜드 측은 초긴장 상태에 들어갔다. 정확한 입출국 시간과 비행편, 중국 도착 이후의 일정은 군사기밀처럼 보안에 부쳐졌다. 열성팬 등 환송 인파가 모여들면 예기치 않은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정동희 에버랜드 동물원장은 “팬들의 마음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푸바오의 안전한 이동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2016년 아이바오 입국 당시 타고 온 케이지. [사진 사진공동취재단]

2016년 아이바오 입국 당시 타고 온 케이지. [사진 사진공동취재단]

인천공항까지 타고 갈 차량은 반도체 수송에 이용되는 무진동 항온항습 차량이다. 이어 중국 측이 보내온 전세화물기로 옮겨 탄다. 이 비행기 역시 판다 이송에 특화된 설비와 장치를 갖추고 있다. 이송 과정에서의 스트레스를 방지하기 위한 대책도 세웠다. 독립생활을 하는 판다의 종 특성상 푸바오는 엄마 아이바오와 마지막 인사도 나누지 못하고 떠나야 한다. 이에 착안한 에버랜드 측은 2016년 아이바오가 한국으로 올 때 타고 온 케이지를 이용하기로 했다. 당시 이동 중 흔들림과 외부 접촉에 따른 위험을 차단하기 위해 185×120×130㎝, 300㎏ 규모의 케이지를 특수 제작했는데, 푸바오는 당시의 아이바오와 덩치가 비슷해 재사용이 가능하다. 푸바오가 첫 여행길에 엄마의 체취가 밴 케이지를 이용한다는 의미도 있다. 현재 도색 등 리뉴얼을 마친 상태로, 푸바오는 케이지로 오가는 훈련을 하고 있다. 진동이 있게 마련인 이착륙 때에는 안정을 유지하기 위한 보조장치가 동원된다.

인천공항에선 따로 송별행사가 없지만, 이미 지난 21일부터 인천공항 제1터미널 내 지하터널에 팬들이 제작한 광고영상이 송출되며 푸바오를 환송하고 있다.

푸바오 / 용인 에버랜드/20240219/권혁재 사진전문기자

푸바오 / 용인 에버랜드/20240219/권혁재 사진전문기자

중국 청두의 솽류공항까지 3시간30분간 비행하는 전세기에는 강철원 사육사와 중국인 수의사 1명이 동승해 20~30분마다 화물칸을 오가며 푸바오의 안전을 살핀다. 중국 수의사는 지난해에만 10차례 이상 판다 이동에 동행한 전문가다. 기내식으로는 하루치 분량의 대나무와 사과, 당근 등 간식을 반입할 수 있도록 검역당국의 협조를 구해 놓은 상태다.

푸바오를 태운 비행기가 중국 땅에 착륙하는 순간부터 푸바오의 보호는 온전한 중국의 책임이 되고, 열쇠도 검역 때문에 봉인된 상태로 전달하게 된다. 2016년 러바오·아이바오 입국 당시에 비추어 공항 화물터미널에서 간단한 환영식이 예상된다. 당시 인천공항에서 마칭밴드의 흥겨운 연주와 함께 케이지 하차, 판다 공동연구 추진경과 소개, 환영사 등의 순으로 약 1시간가량 행사가 진행됐었다.

마중 나온 전용트럭을 타고 선수핑 기지까지 2시간여 달리면 푸바오는 별도의 전용시설에 격리되고, 강 사육사는 3~4일간 머물며 푸바오의 안정적인 정착을 돕는다. 푸바오가 살게 될 선수핑 기지는 현재 판다 90마리를 보유한 최대 규모 기지로 2016년 완공됐다. 4계절이 뚜렷하고 겨울엔 푸바오가 좋아하는 눈도 내린다.

푸바오가 1달간 무리없이 검역을 마치면 일반 공개 구역으로 이동하고, 중국 CCTV의 유튜브 iPanda 채널을 통한 영상 공개도 검역 이후 시작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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