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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아이 같은 대관람차가 살릴까...출산율 전국 최저 부산 중구의 실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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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중구 보수동 책방골목 전경. 송봉근 기자

부산 중구 보수동 책방골목 전경. 송봉근 기자

영국 런던 대관람차나 싱가포르 플라이어, 관광용 트램 등을 설치하면 지역 활성화에 도움이 될까?
전국 기초 자치단체 가운데 지난해 합계 출산율이 가장 낮은 부산 중구가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출생·사망통계(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중구 합계출산율은 0.31명이다. 전국 합계출산율 0.72명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3만8000여명이 사는 중구에서 지난 한 해 태어난 아이는 약 100명에 그쳤다.

부산 중구 합계출산율 0.31 
부산 중구는 30일 최근 ‘중구 문화관광발전 종합계획’ 용역을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용역 결과에 따르면 중구는 ‘누구나 머물 수 있는 도시’를 만들기 위해 여러 과제를 추진한다.

단기과제로는 ‘중구 시즌(J-season)’이 대표적이다. 현재 광복로 트리 축제 등 가을과 겨울에 집중된 관내 축제를 계절마다 세분화해 추진한다. 예를 들어 봄에는 겹벚꽃 나무가 있는 거리 등이 있는 산복도로를 중심으로 봄 축제를 연다. 또 산복도로·민주공원·북항까지 꽃길을 확대해 관내 소공원을 조성하는 방안도 포함돼 있다. 사업비는 3억5000만원으로 야외 음악회와 연계해 축제를 추진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 축제는 내년부터 개최할 예정이다.

부산 중구 광복동에 들어설 부산롯데타워 조감도. [사진 롯데그룹]

부산 중구 광복동에 들어설 부산롯데타워 조감도. [사진 롯데그룹]

부산 중구 면세로드 이미지. 사진 부산 중구

부산 중구 면세로드 이미지. 사진 부산 중구

또 롯데백화점 등이 있는 광복로에는 ‘면세로드’도 조성한다. 부가세를 환급할 수 있는 텍스 리펀 창구를 광복로에 2곳 만들고 관광객이 모이는 광복로 패션 거리 등에 면세점을 조성한다는 것이 주요 골자다. 2025~2026년까지 2년간 4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원도심 순환 관광용 트램 추진
이와 함께 중구는 관광 교통 개선을 위해 원도심 순환 관광 트램과 산복도로 관광교통형 트램 설치도 구상중이다. 원도심 트램 사업은 중구가 추진 중인 C-BAY Park(씨베이파크)  연장선으로 추진된다. 씨베이파크선은 용두산공원~부평동~중앙역~북항재개발 지구~부산시민공원을 경유하는 노면전차 트램으로, 부산 도시철도 1호선 중앙역에서 환승이 가능하다. 중구는 중앙동과 광복동 일대 4.2㎞ 노선에 378억 원을 들여 원도심 트램을 조성해 1930년대 운행한 부산 전차 모습을 되살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산복도로 트램은 영주2동 1.6㎞ 노선에 320억 원을 들여 만드는 방안이 검토된다.

대관람차 조성 검토 
장기과제로는 중구에 랜드마크를 조성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부산 포트 플레이그라운드’로 명명된 이 사업은 북항이나 자갈치시장 등에 대관람차 또는 신개념 놀이기구를 만드는 내용이다. 총사업비 500억원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하는 대관람차는 영국 런던아이나 싱가포르 플라이어가 모티브다. 또 50억원을 들여 롯데타워가 들어설 중앙동 일대에 해안문화 거리(1㎞)를 조성해 해안문화 축을 형성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부산 중구 남포동과 영도구 사이의 영도대교 모습. 1980대 부산대교가 생기기 전까지 섬인 영도와 육지를 잇는 유일한 다리였다. 2013년 확장 공사 후 지금 모습을 갖췄다. [사진 국립민속박물관]

부산 중구 남포동과 영도구 사이의 영도대교 모습. 1980대 부산대교가 생기기 전까지 섬인 영도와 육지를 잇는 유일한 다리였다. 2013년 확장 공사 후 지금 모습을 갖췄다. [사진 국립민속박물관]

부산항 북항 재개발지역 모습. 송봉근 기자

부산항 북항 재개발지역 모습. 송봉근 기자

부산 중구는 1950~80년대 부산에서 인구가 밀집된 곳이었다. 옛 부산시청을 포함해 지역 방송국, 법원 등이 자리한 부산 중심지였다. 실제 중구청 홈페이지에 공개된 통계연보를 보면 1970년 중구 인구는 12만명(11만9999명)에 가까웠다.

특히 부산항과 가까운 지리적 특성 때문에 한국전쟁 당시 피란민이 밀려와 북새통을 이뤘다. 당시 부산시가 인구 분산을 위한 이주 정책까지 펼쳐야 했다고 한다. 50년 역사를 자랑하는 보수동 책방골목은 한국전쟁 당시 이북에서 온 피란민이 미군 부대의 헌 잡지·만화 등을 팔기 시작하면서 형성됐다.

하지만 지금은 중구에서 행정 등 중심지 기능이 빠져 나간 상태다. 게다가 도시가 산비탈에 발달한 형태여서 정주 시설과 주거 환경이 매우 열악한 점이 젊은 인구 유입을 방해하고 출산율을 떨어뜨린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구 관계자는 "지역 살리기 차원에서 문화 관광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며 “대관람차 등 대규모 예산이 들어가는 사업은 민간투자유치로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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