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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벚꽃축제 망했다"…봄꽃까지 삼킨 '황사의 습격'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올해 최악의 황사가 29일 전국을 덮치면서 하늘이 잿빛으로 변했다. 황사의 영향으로 주말까지 대기질이 탁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에 따르면, 내몽골 고원 부근에서 발원한 황사가 북서풍을 타고 유입되면서 이날 서울을 비롯한 전국 대부분 지역에 황사가 관측됐다. 서울의 미세먼지(PM10) 농도는 오전 한때 557㎍/㎥까지 치솟으면서 ‘매우나쁨(151㎍/㎥ 이상)’ 기준을 3배 이상 초과했다. 강원 북춘천 517㎍/㎥·속초 438㎍/㎥·충북 서청주 324㎍/㎥ 등 다른 지역들도 황사의 영향으로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수준의 미세먼지 농도를 기록했다.

전국 대부분의 지역에 황사와 미세먼지의 영향으로 대기질이 나쁜 가운데 29일 서울 중구 남산을 찾은 시민들이 뿌연 도심을 바라보고 있다. 뉴시스

전국 대부분의 지역에 황사와 미세먼지의 영향으로 대기질이 나쁜 가운데 29일 서울 중구 남산을 찾은 시민들이 뿌연 도심을 바라보고 있다. 뉴시스

우진규 기상청 통보관은 “찬 공기가 밀려 내려오면서 하강 기류가 형성되다 보니 황사가 내려앉으면서 농도가 짙어지는 형태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수도권과 강원, 충남의 황사위기경보 단계는 이날 오전에 ‘관심’에서 ‘주의’로 격상됐다. 주의 단계의 황사위기경보는 미세먼지(PM10) 1시간 평균 농도가 300㎍/㎥ 이상인 상황이 2시간 지속하면 내려진다. 한화진 환경부 장관은 “황사의 영향이 본격화되고 있는 만큼 ‘황사 발생 대비 국민행동 요령’에 따라 야외활동은 최대한 자제하고, 개인 건강관리에 더욱 신경을 써 주실 것을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낮 동안에는 수도권을 포함해 전국 곳곳에 황사가 섞인 흙비가 내리기도 했다. 기상청은 “비가 내리는 동안 미세먼지 농도는 일시적으로 낮아지겠으나, 비가 그친 후 다시 높아지겠다”고 밝혔다.

비가 그치면서 30일은 전국이 대체로 맑겠으나, 남부 지방은 가끔 구름 많겠고 약한 비가 내리는 곳이 있을 전망이다. 31일은 전국이 가끔 구름 많은 날씨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기온은 평년(최저기온 -1~7도, 최고기온 12~17도)과 비슷하거나 조금 높겠지만, 일교차가 커서 건강 관리에 주의해야 한다.

주말에도 하늘 탁해…벚꽃축제 망했다

여의도 봄꽃축제 개막을 하루 앞둔 2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서로에서 축제 관계자들이 차량통제 바리케이트를 설치하고 있다. 뉴스1

여의도 봄꽃축제 개막을 하루 앞둔 2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서로에서 축제 관계자들이 차량통제 바리케이트를 설치하고 있다. 뉴스1

황사의 영향은 주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은 “내일(30일)까지 전국 대부분 지역에 황사가 나타나는 곳이 있겠다”며 “황사 발원지의 추가 발원량과 기류의 흐름에 따라 황사 지속 시간과 황사가 나타나는 지역이 달라질 수 있다”고 예보했다.

이에 따라, 주말 내내 전국의 미세먼지 농도는 ‘나쁨’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국립환경과학원 대기질통합예보센터는 “30일에는 전날 잔류한 황사의 영향으로 전 지역에서 농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수도권·강원권은 오전에 미세먼지 농도가 일시적으로 '매우나쁨' 수준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일요일인 31일에도 수도권 등 중부 지방을 중심으로 미세먼지 농도가 높을 전망이다.

황사의 습격으로 대기질이 악화하면서 주말에 열리는 봄꽃 축제에도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서울의 대표적인 벚꽃 축제인 ‘여의도 봄꽃축제’는 29일부터 시작됐지만, 개화가 예상보다 늦어진 데다가 황사까지 유입되면서 축제 진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우 통보관은 “황사 발원지에 현재 강풍대가 형성돼 있어서 추가로 황사가 발원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30일 이후에도 황사가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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