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미식 도시로 더욱 주목받을 것” [쿠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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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세계 미식가들의 시선이 서울로 향했다. 아시아 최고의 레스토랑을 뽑는 국제 미식 행사 ‘아시아 50 베스트 레스토랑(Asia’s 50 Best Restaurants)’이 국내 최초로 서울에서 개최됐기 때문이다. 미쉐린 가이드와 함께 미식 업계 최고의 평가 가이드로 꼽히는 ‘월드 50 베스트 레스토랑(The World’s 50 Best Restaurants)’의 아시아권 어워즈인 ‘아시아 50 베스트 레스토랑’은 아시아 권역의 레스토랑을 세계에 소개하며 아시아 미식의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지난 24일부터 26일까지 3일간 서울 일대에서 진행된 이번 행사에는 전세계 미식 관계자 800여 명이 모여 아시아 최고의 식당 ‘A50B’ 발표를 비롯한 다양한 미식 교류의 시간을 가졌다. 이번 개최로 서울은 세계 미식 여행지 중 하나로 당당히 자리매김했다. 이번 서울 유치가 가지는 의미는 무엇일까. ‘아시아 50 베스트 레스토랑’ (Asia’s 50 Best Restaurants)을 총괄하고 있는 윌리엄 리드 미디어 그룹의 윌리엄 드루(William Drew)에게 어워드 전반에 걸친 궁금증과 함께 세계 미식 업계 속의 서울에 대해 물었다.

'아시아 50 베스트 레스토랑'을 총괄하고 있는 윌리엄 드루. 평가원 개인의 기준을 존중해 공정한 평가가 이루어지도록 노력하고 있다. 사진 아시아 50 베스트 레스토랑

'아시아 50 베스트 레스토랑'을 총괄하고 있는 윌리엄 드루. 평가원 개인의 기준을 존중해 공정한 평가가 이루어지도록 노력하고 있다. 사진 아시아 50 베스트 레스토랑

 아시아 50 베스트 레스토랑의 투표 시스템이 궁금하다.

“아시아 50 베스트 레스토랑은 아시아권 식음산업군에서 영향력 있는 저명한 셰프, 레스토랑 경영자, 푸드 저널리스트, 비평가 등 318명으로 구성된 ‘아시아 50 베스트 레스토랑 아카데미’에 의해 2013년부터 매해 50곳을 발표하고 있다. 투표자들은 최근 18개월 동안의 식사 경험을 바탕으로 국내, 해외를 포함한 10개의 식당을 뽑는다. 보다 공정한 투표를 위해 매년 25% 정도의 투표 인원을 교체하고 자신이 운영하는 레스토랑에는 투표할 수 없다는 규칙을 두고 있기도 하다.”

다른 어워드들과는 차별점이 있나.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다양성’이다. 투표자들에게 익명성을 유지하는 것 외에 다른 선정 기준을 제시하지 않는다. 318명 개인의 입맛이 다른 만큼 ‘최고의 레스토랑’에 대한 정의도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물론 음식의 질과 서비스가 중점 요소가 되겠지만 인테리어, 분위기, 가격대 등 평가원 개인마다 기준을 존중한다. 평가에 대한 자유도를 준 뒤 취합하고 알리는 것에만 집중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공정하면서도 새로운 시각의 레스토랑을 발견할 수 있다. 이러한 부분이 아시아 50 베스트 레스토랑을 단순한 미식 평가가 아닌 외식업계의 흐름이 담긴 트렌드 지표로 성장할 수 있게 했다. 또 홈페이지와 소셜미디어를 적극 활용해 선정된 레스토랑들을 대중에게 빠르고 쉽게 알리고 있는 점 역시 차별점이라 할 수 있다.”

2024년 개최지로 서울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아시아의 레스토랑 커뮤니티를 하나로 모으기에 이보다 더 좋은 곳이 없다고 생각했다. 한국은 아시아 50 베스트 레스토랑에 꾸준히 식당을 등재할 만큼 이미 세계 미식의 명소로 유명하다. 특히 서울은 2015년을 기점으로 리스트에 점점 더 많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올해에는 4곳이 등재됐다. 밍글스(13위), 세븐스도어(18위), 온지음(21위), 모수(41위)가 그 주인공이다. 그리고 이타닉가든(62위), 본앤브레드(64위), 솔밤(65위), 권숙수(89위), 알라프리마(91위)가 51-100위권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이처럼 해를 거듭할수록 많은 한국 레스토랑들이 선정되는 것은 서울이 미식 업계에서 매우 흥미로운 도시로 입지를 잡아가고 있다는 증거이다. 방문객들은 이번 행사를 통해 서울의 훌륭한 레스토랑, 유산, 문화를 경험할 기회를 갖게 될 것이며 행사가 끝난 후 서울은 흥미로운 ‘미식의 핫스팟’으로 더욱 주목받게 될 것이다.”

2024년 1위로 선정된 도쿄 Sézanne(세잔). 사진 아시아 50 베스트 레스토랑

2024년 1위로 선정된 도쿄 Sézanne(세잔). 사진 아시아 50 베스트 레스토랑

‘미식의 핫스팟’으로서 서울만의 매력이 있다면.

“전통 시장의 길거리 음식부터 고급 레스토랑과 바까지 하나의 도시에서 다양한 미식 경험을 탐험해 볼 수 있다는 것이 서울만의 매력이다. 전통을 현대적인 시각으로 재해석하려는 시도는 아시아 전역에서 보이는 하나의 트렌드인데 서울 곳곳에서 이런 시도를 발견할 수 있다. 한국의 셰프들은 전통 요리 기술과 레시피를 되살리는 것에 대한 자부심이 강하다. 식재료 공급에서도 최대한 현지 재료를 사용하여 새로운 맛을 구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번 서울 개최만의 특별한 점이 있다면.

“잠시 중단되었던 ‘50 베스트 토크(50BestTalks)’ 세션이 올해 다시 진행됐다. 미식 산업 내 주목받는 주제에 대해 전문가 패널들이 모여 토론하는 '50 베스트 토크'의 이번 주제는 ‘대중의 음식’ (Food of the People)이었다. 세대를 거쳐 구전되어 온 아시안 전통 레시피들과 고대 재료를 보전하기 위한 노력을 공유하며 평범한 요리 속에 숨겨진 특별한 이야기들을 조명했다. 선정된 레스토랑의 셰프들과 국내 유명 셰프들이 함께 진행하는 콜라보레이션 다이닝 행사 ‘50 베스트 시그니처 세션(50 Best Signature Sessions)’도 작년부터 진행하고 있다. 이번 세션에는 재능 있는 한국 셰프들을 포함해 25명의 유명 셰프가 한자리에 모여 공동으로 다이닝 이벤트를 열었다. 또한 서울이 자랑하는 최고급 요리와 식재료를 선보이는 ‘셰프의 만찬(Chefs' Feast)’과 미디어 행사인 ‘셰프와의 만남(Meet the Chefs)’ 등 시상식 외에도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성공적으로 진행됐다.“

식음료 산업에 몸담아 오며 느낀 한식에 대해 말해달라.

“세계적으로 특정 문화권에서 발전한 요리인 ‘컬처 퀴진(Culture Cuisine)’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젊은 셰프들은 세계를 여행하며 다양한 문화권의 요리를 배웠다. 그들은 이제 고향으로 돌아가 자신만의 요리 정체성을 찾고자 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한식도 새로운 모습으로 세계에 전파됐다. 뉴욕, 싱가포르, 코펜하겐 등 해외 도시들로 확산되며 글로벌 인지도가 상승했고 한식을 선보이는 해외 레스토랑이 아시아 50 베스트 레스토랑 리스트에 등재되고 있는 사례도 많아지고 있다. 메타(Meta)와 내음(Nae:Um)은 모두 싱가포르에 위치한 한식당으로, 작년 2023년 아시아 50 베스트 레스토랑 리스트에서 각각 17위와 83위에 이름을 올렸다. 앞으로도 글로벌 시장 속 한식의 발전과 함께 미식 도시 서울의 성장이 기대된다. 특히 이번 행사 이후 서울은 한식을 대표하는 미식 여행지로 더욱 주목받을 것이다.”

김호빈 쿠킹 기자 kim.ho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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