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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가 남긴 흔적…기대수명 52년만↓ 음주율 6년만↑

중앙일보

입력

코로나19로 우울증에 빠진 사람을 연출한 사진. 중앙포토

코로나19로 우울증에 빠진 사람을 연출한 사진. 중앙포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남긴 영향으로 한국인의 기대 수명이 52년 만에 처음으로 줄고, 음주율이 6년 만에 상승했다.

26일 통계청은 ‘2023 한국의 사회지표’를 발표하며 이같이 밝혔다. 우선 2022년 기대 수명(0세 출생자가 앞으로 생존할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생존연수)은 82.7년으로 전년(83.6년)보다 0.9년 줄었다. 앞서 기대 수명은 1970년 집계를 시작한 이래 소득 수준 향상과 의학 기술 발전에 따라 꾸준히 늘어왔지만, 2022년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나타냈다. 그 해 수치를 남녀로 나눠 보면 남성이 79.9년, 여성이 85.6년을 기록했다. 기대 수명의 감소로 유병 기간을 제외한 기대 수명인 건강 수명도 줄었다. 2022년 건강 수명은 65.8년으로 2020년(66.3년)보다 0.5년 내려갔다.

기대 수명의 상승세가 꺾인 건 코로나19 사태 당시 사망자가 다수 발생한 탓이 크다. 2022년 총 사망자 수는 37만2939명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가운데 코로나19에 따른 사망자 수가 3만명을 웃돌았다. 통계청 관계자는 “코로나19 요인을 제거하면 2022년 기대 수명은 1년 늘어나고, 그럼 전년보다 0.1세 올라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경민 기자

박경민 기자

코로나19 사태가 한국 사회에 남긴 흔적은 또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규제 해제에 따라 술 마시는 사람이 늘었다. 2022년 19세 이상 인구의 음주율은 54.0%로 전년(53.5%)보다 0.5%포인트 상승했다. 음주율은 최근 1년 동안 한 달에 1회 이상 음주했다는 사람의 비율이다. 이 수치는 2016년(59.4%) 고점을 찍은 뒤 점진적인 감소세를 나타내다 코로나19 사태가 확산하던 2020년(55.2%)과 2021년(53.5%) 내림 폭을 키웠지만, 2022년 상승 전환한 것이다.

질병관리청(2022년 지역사회건강조사)에 따르면 흡연율도 반등했다. 평생 5갑(100개비) 이상 흡연을 했고 현재 흡연하는 사람을 뜻하는 흡연율은 2009년(26.7%)부터 감소해 2021년 19.1%까지 떨어졌지만, 2022년 19.3%로 0.2%포인트 상승했다.

국민 개개인이 받는 스트레스가 늘어나는 추세인 점도 기대 수명 감소 등에 영향을 줬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신영철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점차 의학 기술이 발달해도 감염병과 스트레스성 질환이란 두 가지 변수는 통제하기 어렵다”며 “특히 갈수록 사회가 복잡해지고 빠르게 변하면서 스트레스 질환의 종류가 다양해지고 이를 풀 기회는 마땅치 않아 기대 수명을 깎아 먹는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통계청이 발표한 사회지표 자료를 보면, 지난해 시민들이 가장 크게 느낀 사회갈등은 ‘보수와 진보(82.9%)’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 뒤를 ‘빈곤층과 중상층(76.1%)’ ‘근로자와 고용주(68.9%)’ 등이 따랐다. 전년과 비교하면 전반적으로 갈등 인식 정도가 낮아졌지만, 유독 ‘보수와 진보’ 항목만 82.6%에서 82.9%로 0.3%포인트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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