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에 화염병 투척도…中서 폭동 北노동자 200명 강제송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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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폭동을 일으킨 북한 노동자 200여명이 본국으로 송환됐다고 일본 산케이신문이 26일 보도했다. 또 아프리카 콩고공화국 건설 현장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들이 폭동을 일으켰다는 전언도 나오는 등 해외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들의 집단 반발이 확산하는 분위기라고 신문은 전했다.

지난 2017년 러시아 극동 지역 건설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북한 노동자. 중앙포토

지난 2017년 러시아 극동 지역 건설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북한 노동자. 중앙포토

앞서 산케이는 지난 1월 북한 국방성 산하 ‘전승무역’이 중국 지린(吉林)성 옌볜(延邊)조선족자치주 내 허룽(和龍)시의 의류 제조 및 수산물 가공공장에 파견한 북한 노동자들이 처음 폭동을 일으켰다고 보도했다. 현장 책임자들이 ‘전쟁 준비자금’이란 명목으로 노동자들 몰래 4년간 체불한 임금 약 1200만 달러(약 160억원)를 북한에 보낸 게 들통나면서였다.

신문에 따르면 당시 북한 노동자들이 공장에 화염병을 던지는 등 과격한 양상을 띠었다는 얘기도 흘러나왔다. 당시 이 같은 중국 내 폭동 사태 전모는 탈북 외교관 출신인 고영환 통일부 장관 특별보좌역이 작성한 보고서에 적힌 내용이었다.

이날 보도에서 산케이는 복수의 대북 소식통을 통해 추가 취재한 결과, 폭동과 시위에 가담한 북한 노동자 200여명이 구속돼 북한에 송환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또 이 과정에서 북한에서 현지에 파견한 비밀경찰이 폭동을 주도한 사람들을 고문하는 등 비인도적인 행위가 벌어졌다고 한다. 신문은 “북한으로 송환된 이들 중 주동자는 처형되거나 정치범수용소로 보내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또한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 2월 중국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시의 한 의류공장 내 북한 노동자 10여명과 콩고공화국 건설 현장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 수십명이 귀국 연기를 이유로 폭동을 일으켰다고도 전했다. 북한 당국이 “30세 이하 (파견 노동자는) 전원 귀국시키라”는 지침을 내렸지만, 현장 책임자들이 외화벌이 등을 이유로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서 집단 반발이 일어났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중국 내 폭동 소식이 러시아 등 다른 지역의 노동자들 사이에 입소문이 나면서 번지는 양상”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지난 2019년 12월 22일 중국 베이징 서우두 공항에서 북한 노동자로 추정되는 사람들이 귀국 준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019년 12월 22일 중국 베이징 서우두 공항에서 북한 노동자로 추정되는 사람들이 귀국 준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 대북 소식통은 신문에 “‘장마당 세대’로 불리는 30세 전후의 (청년 노동자가) 폭동을 주도했다”며 “그들은 이전 세대와 명백히 다르다”고 말했다. 북한 당국이 묵인하는 암시장 형태인 ‘장마당’을 통해 자본주의적 속성을 배운 청년 세대들이 비상식적인 행태에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낸 게 이번 사태의 발단이란 해석이다. 이와 관련, 신문은 “폭동의 동기도 임금 체불이나 관리자들의 빈번한 폭행, 작은 방에 2~3층 침대로 생활하는 열악한 거주 환경, 스마트폰 이용 금지와 같은 사생활 통제 등에 대한 불만”이라고 짚었다.

북한이 외화벌이를 위해 해외에 파견한 노동자는 약 10만 명 정도다. 이들을 통해 북한이 벌어들이는 소득이 한해 5억~11억 달러(약 6690억~1조4719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는 만큼 폭동 사태가 커지면 북한의 외화벌이에도 일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통일부는 이번 보도와 관련해 "확인해 줄 내용이 없다"고만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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