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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푸드 인기에 식품업계 역대급 실적…신동빈 연봉 147% 올랐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21일 서울 한 대형마트에서 라면을 고르는 외국인 관광객의 모습. 연합뉴스

지난 21일 서울 한 대형마트에서 라면을 고르는 외국인 관광객의 모습. 연합뉴스

상대적으로 급여가 ‘짜다’는 평가를 받아온 식품기업들의 지난해 평균 연봉이 줄줄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K푸드 열풍으로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하는 등 호실적을 내면서다. 오너 중 가장 많은 급여를 받은 사람은 신동빈 롯데 회장이었다.

24일 식품업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주요 기업 중 직원 평균 연봉이 가장 높은 곳은 오리온(8800만원)이었다. 이어 CJ제일제당(7500만원), 롯데칠성음료(6700만원), 빙그레(5960만원), 농심(5940만원), 대상(5800만원), 롯데웰푸드(5580만원), 삼양식품(4975만원) 등의 연봉이 높았다.

지난 12일부터 16일까지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4 NPEW'에서 CJ제일제당이 전 세계 관람객들에게 K푸드 혁신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 CJ제일제당

지난 12일부터 16일까지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4 NPEW'에서 CJ제일제당이 전 세계 관람객들에게 K푸드 혁신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 CJ제일제당

지난해 직원 평균 연봉은 대체로 전년보다 올랐다. 연봉 상승률이 가장 높은 곳은 삼양식품(15.5%)이었고, 빙그레(11.8%)와 오리온(10%)도 10%를 웃돌았다. 롯데웰푸드(7.1%), 롯데칠성음료(4.7%), 농심(4.4%) 등도 연봉이 증가했다.

이는 K푸드 인기에 힘입어 식품기업들이 ‘역대급’ 실적을 거둔 영향으로 풀이된다. 오리온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조9124억원, 4924억원으로 역대 최대였다. 라면과 아이스크림 수출 호조로 농심(2121억원)과 삼양식품(1475억원), 빙그레(1122억원) 등도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냈다.

김경진 기자

김경진 기자

오너 중에서는 신동빈 롯데 회장이 연봉 1위였다. 신 회장은 롯데칠성음료와 롯데웰푸드에서 각각 30억9300만원, 24억4300만원을 받아 55억3600만원을 기록했다. 롯데칠성음료에서는 직원 연봉 상승률(4.7%)보다 훨씬 높은 147.4%의 상승률을 보였다. 롯데지주와 롯데케미칼·롯데쇼핑에서 받은 보수까지 포함하면 총 177억1500만원으로 지난해 국내 재계 총수 중 1위였다. 신 회장은 2019년 이후 4년 만에 다시 연간 1위에 올랐다.

식품업계 오너 중에선 신 회장 다음으로 이재현 CJ그룹 회장(36억4000만원), 담철곤 오리온 회장(30억5600만원), 김정수 삼양식품 부회장(23억230만원), 김호연 빙그레 회장(20억6200만원), 신동원 농심 회장(16억8971만원) 등이 높은 보수를 받았다. ‘불닭볶음면’ 돌풍으로 지난해 해외 매출 8000억원을 넘긴 삼양식품의 김정수 부회장은 연봉이 2억6700만원(13.1%) 올랐다. 담철곤 오리온 회장은 9.7%, 신동원 농심 회장은 5.9% 증가했다.

신동빈 롯데 회장. 사진 롯데

신동빈 롯데 회장. 사진 롯데

농심·삼양식품 “가격 인상 계획 없다”

식품 업계의 ‘실적 잔치’에 일각에서는 제품 가격을 인하하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영업이익이 늘어난 만큼 가격을 인하할 여력이 생긴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지난해에는 정부 권고 이후 라면·빵·과자 등 일부 제품 가격이 내렸지만 올해는 아직 인하 움직임이 없다. 한 식품 업계 관계자는 “설탕·코코아 등 원재료 가격 상승 우려는 여전하다”며 “가격 인하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일부 기업은 올해 안에 가격 인상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신동원 농심 회장은 지난 22일 서울 동작구 농심 본사에서 열린 주주총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밀가루 가격이 내려가고 있는데 라면 가격 인하 계획이 있냐’는 질문에 “밀가루 한 품목만 가지고 라면 가격을 조정하기는 쉽지 않다”며 “올해 라면 가격을 인상할 생각은 가지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삼양식품과 오리온도 “현재 가격 인상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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