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진 3번째 비명횡사…野, 조수진 빠지자 '친명' 한민수 공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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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민수 대변인. 뉴스1

한민수 대변인. 뉴스1

더불어민주당이 22일 서울 강북을에 한민수 대변인을 최종 공천했다. ‘목발 경품’ 발언으로 낙마한 정봉주 전 의원과 과거 성범죄 변호 논란으로 자진 사퇴한 조수진 변호사에 이어 이 지역구에서만 3번째 후보다. 이 지역 현역인 비명계 박용진 의원은 ‘비명횡사’만 세 번을 당한 셈이 됐다. 당에서 “강북을 연쇄 경선 낙마사건”(보좌관)이란 말이 나온 이유다.

민주당은 이날 “당무위원회·최고위원회 권한으로 서울 강북을 후보로 한 대변인을 의결·인준했다”고 밝혔다. 22대 총선 후보 등록 마감일 당일 전격적으로 내린 결정이다. 언론인 출신인 한 대변인은 2021년 대선에서 이재명 대표의 경선캠프 공보수석을 지낸 대표적인 친명계 인사다. 이 대표 체제에서 당 대변인으로 활동해 왔고, 당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 운영위원도 맡았다. 서울 강북을은 한 번도 보수 정당에 표를 내준 적 없는 민주당 텃밭이다.

이 지역에서 재선을 지낸 박 의원은 강성 팬덤과 공천 시스템의 희생양이 됐다. 지난 11~12일 정 전 의원과의 경선 결선에선 지역 권리당원 투표와 ARS 여론조사에서 과반을 차지하고도 ‘하위 10%’ 페널티로 패했다. 조 변호사와의 재경선(18~19일)은 비명계 현역 의원에게 불리한 ‘전국 권리당원 70%, 지역 권리당원 30%’ 방식으로 치러져 완패했다. 이날은 ‘경선 탈락자’라는 이유로 처음부터 고려 대상에서 제외됐다. 민주당의 한 비명계 의원은 “친명에게 유리한 시스템으로 두 번 죽이더니, 마지막 날엔 당규에 따른 ‘시스템 사천(私薦)’으로 마무리했다”고 비판했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9일 오후 경남 김해 시 진영읍 봉하마을을 찾아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있다.  뉴스1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9일 오후 경남 김해 시 진영읍 봉하마을을 찾아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있다. 뉴스1

후보 발표 이전부터 ‘박용진 배제’는 상수(常數)였다. 안규백 전략공천관리위원장은 이날 오전 CBS 라디오에서 “후보 등록이 오후 마감이라 경선은 불가능하다. 박 의원이 강북을 후보를 승계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동선대위원장인 이광재 경기 분당갑 후보도 “어쨌든 경선을 두 번 했다. 경선할 시간이 없으니 전략공천을 하는 게 맞다”고 거들었다.

전날까지도 조 변호사 논란과 관련해 “국민이 판단할 것”이라며 버텼던 이 대표 측은 수도권 후보들을 중심으로 ‘조수진 교체론’이 들끓자 전날 밤 긴급히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고 한다. 선대위 핵심 관계자는 “자칫 성범죄를 방조한다는 프레임에 엮일 수 있었다. 공천 취소나 자진 사퇴 외엔 해법이 없었다”고 말했다. 여성단체에서 잇따라 성명을 발표하고, 이날 규탄시위까지 예고하는 등 비판 수위가 높아진 것도 적지 않은 부담이었다.

민주당은 전북 익산 출신인 한 대변인을 서울 강북을에 공천한 이유를 명쾌하게 설명하지 못했다. 강민석 민주당 대변인은 “대변인은 전국구다. 서울은 해당 지역에서 초중고 대학을 나왔느냐 만으로 (연고를 따지지) 않는다”며 “승리에 적합하다 본 것”이라고 말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이날 유튜브에서 “한 대변인은 참 좋은 사람이다. 이 대표에 대한 충성심이 최고다. 사람들과 친화력이 대단하다”는 세 가지 이유를 댔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2일 충남 서산 동부시장을 방문해 조한기 후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2일 충남 서산 동부시장을 방문해 조한기 후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은 이날 선대위 공보단 논평을 통해 “평소 이 대표를 비판하던 눈엣가시 같던 박용진 의원을 보란 듯이 떨어뜨리고 친명 한민수 후보를 전략 공천한 게 ‘이재명 사당화’의 명백한 증거”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충남 서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 후보가 친명이면 경선 기회도 안 줬겠느냐. 기사회생해 공천받으니 친명이냐”라며 “참 한심한 얘기”라고 반박했다.

새로운미래 이석현 출마 선언…강북을 3파전

한편. 이석현 새로운미래 고문은 22일 “박용진 의원의 뜻을 받들어 정치를 바로잡겠다”며 서울 강북을 출마를 선언했다. 이 고문은 “당에 쓴소리한 사람은 끝까지 배제하는 민주당은 정의도 공정도 없는 이 대표의 사당”이라며 “이 땅에 바른 정치를 갈망하는 박 의원의 고귀한 뜻을 저 이석현이 받들겠다”고 밝혔다.

6선 의원 출신으로 국회부의장을 지낸 이 고문은 지난해 12월 민주당을 탈당해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가 주도한 새로운미래에 합류했다. 이 고문의 출마로 인해 4·10 총선에서 강북을은 국민의힘-민주당-새로운미래의 3파전으로 치러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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