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축제 앞당겼는데…"강릉은 꽃은커녕 눈 왔다" 전국 비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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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해군항제 개막을 하루 앞둔 21일 벚꽃 명소인 경남 창원 진해구 여좌천 일대 벚나무 가지에 피기 전인 꽃망울만 맺혀 있다. 송봉근 기자

진해군항제 개막을 하루 앞둔 21일 벚꽃 명소인 경남 창원 진해구 여좌천 일대 벚나무 가지에 피기 전인 꽃망울만 맺혀 있다. 송봉근 기자

진해군항제 하루 전…벚꽃 대신 앙상한 가지만 

21일 오전 경남 창원시 진해구 경화역 일대. 전국에서 관광객이 몰리는 진해 벚꽃 명소다. 하지만 800여m 철길을 따라 좌우로 늘어선 수많은 벚나무 중 개화한 나무는 한 손에 꼽을 정도였다. 앙상한 가지에 아직 피지 않은 꽃망울만 맺혀 있었다. 그나마 꽃이 핀 벚나무 앞에는 “사진 찍을 데가 여기 밖에 없다”며 몰렸다. 45인승 관광버스를 타고 온 중국 관광객들도 벚꽃 대신 벚꽃관광열차 앞에서 ‘인증샷’만 남기고 있었다. 문모(40대)씨는 “(예전에) 한 번 와봤는데, 진짜 예뻤었다”며 “축제 때는 교통 지옥이어서 일찍 왔는데, 사진 찍을 곳이 없어 아쉽다”고 했다.

“36만 그루 중 5%만 꽃 펴”…축제 중 만개할 듯

경남 창원시 진해 군항제 등 전국 벚꽃 축제가 꽃샘추위로 비상이 걸렸다. 개화 시기라 빨라질 것을 예상해 축제 시기를 앞당겼는데 기온이 내려가면서 꽃이 피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진해군항제 개막을 하루 앞둔 21일 오전 벚꽃 명소인 경남 창원 진해구 경화역. 벚나무가 개화하지 않아 앙상한 가지만 드러내고 있다. 안대훈 기자

진해군항제 개막을 하루 앞둔 21일 오전 벚꽃 명소인 경남 창원 진해구 경화역. 벚나무가 개화하지 않아 앙상한 가지만 드러내고 있다. 안대훈 기자

21일 경남 창원시에 따르면 시는 22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진해 군항제를 연다. 주로 4월 1일 열었던 과거 축제와 비교하면 열흘 정도 빠르다. 기후변화로 꽃이 일찍 필 것으로 예상해 이같이 결정했다. 하지만 21일 기준 36만 그루에 달하는 진해 벚나무 개화 비율은 5%에 그쳤다. 여좌천 로망스 다리 앞에 있는 창원 벚나무 표준목 3그루에도 벚꽃은 피지 않았다. 기상청은 표준목에 꽃이 폈을 때 공식 개화 시기로 인정한다. 지난해는 3월 21일 피었다.

시는 꽃샘추위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부산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1~20일 창원 평균 기온은 7.5도로 지난해 같은 기간 9.9도보다 2도 이상 낮았다. 같은 기간 일조시간도 올해는 154.2시간으로 전년(158.2시간)보다 적었다. 시 관계자는 "다음 주 중반이나 주말에 벚꽃이 만개할 것으로 본다”고 했다. 기상청 홈페이지 봄꽃개화 현황을 보면, 이날 오후 3시 기준 전국 유명 벚꽃 관측장소 13곳 중 개화한 곳은 없었다.

축제(23일) 시작 이틀을 남긴 21일 오전 제주시 애월읍 장전리 왕벚꽃축제장 모습. 벚꽃나무 터널에 꽃이 제대로 피지 않은 채 축제 조형물들이 설치돼 있다. 최충일 기자

축제(23일) 시작 이틀을 남긴 21일 오전 제주시 애월읍 장전리 왕벚꽃축제장 모습. 벚꽃나무 터널에 꽃이 제대로 피지 않은 채 축제 조형물들이 설치돼 있다. 최충일 기자

제주에서도 벚꽃이 만개하지 않아 고민이다. 제주에서는 제17회 전농로 왕벚꽃 축제가 오는 22일부터 24일까지, 제6회 애월읍 장전리 왕벚꽃 축제가 23일과 24일 열릴 예정이다. 제주시 관계자는 "최근 기온이 내려가 개화 시기가 평년보다 일주일 정도 늦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화개장터 벚꽃축제를 준비 중인 경남 하동군도 비상이 걸렸다. 군은 오는 22일부터 24일까지 축제를 열기로 했다. 국내 최대 벚꽃 군락지로 꼽히는 하동 ‘십리벚꽃길’에 야간 경관조명 384개를 다는 등 준비했지만, 정작 벚꽃은 거의 피지 않았다. 화개장터에서 쌍계사로 이어지는 6㎞의 십리벚꽃길은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선정됐다.

축제(23일) 시작 이틀을 남긴 21일 오전 제주시 애월읍 장전리 왕벚꽃축제장 모습. 벚꽃나무 터널에 꽃이 제대로 피지 않은 채 축제 조형물들이 설치돼 있다. 최충일 기자

축제(23일) 시작 이틀을 남긴 21일 오전 제주시 애월읍 장전리 왕벚꽃축제장 모습. 벚꽃나무 터널에 꽃이 제대로 피지 않은 채 축제 조형물들이 설치돼 있다. 최충일 기자

꽃이 피지 않자 연기된 벚꽃 축제도 있다. 지난 21일부터 사흘 동안 강원 강릉시 솔올택지 일원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솔올 블라썸’이 그것이다. 주최 측인 강릉시 교1동 주민자치회는 축제를 28~31일로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강릉시 관계자는 “지금 꽃은 커녕 눈이 내렸다”며 “꽃이 피지 않아 축제를 급히 연기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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