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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권 549명 쏠림…"세종 공무원 자녀는 의대 가기 좋겠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로에서 '의대정원 증원 및 필수의료 패키지 저지를 위한 전국 의사 총궐기 대회'가 열리고 있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집회 전 브리핑을 통해 ″일부 의료인들이 정부의 의료 개혁 철회를 주장하며 불법적인 집단행동에 나서고 있다″며 ″정부는 국민만 바라보고 법과 원칙에 따라 의료 개혁을 흔들림 없이 완수해 낼 것″이라고 밝혔다. 뉴스1

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로에서 '의대정원 증원 및 필수의료 패키지 저지를 위한 전국 의사 총궐기 대회'가 열리고 있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집회 전 브리핑을 통해 ″일부 의료인들이 정부의 의료 개혁 철회를 주장하며 불법적인 집단행동에 나서고 있다″며 ″정부는 국민만 바라보고 법과 원칙에 따라 의료 개혁을 흔들림 없이 완수해 낼 것″이라고 밝혔다. 뉴스1

정부가 2025학년도 의대 정원을 기존보다 2000명 늘려 배정을 완료한 가운데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회장이 20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게 세종시 공무원 자식들 의대 쉽게 들어가게 하는 거 말고 무슨 의미가 있냐"고 비판했다. 의대 지역인재 전형을 확대하겠다는 정부 방침대로라면 세종시 거주 학생이 유리할 수 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정부가 20일 발표한 '2025학년도 의과대학 학생 정원 대학별 배정 결과'에 따르면 특히 충북대는 49명에서 200명으로 4배 이상 정원이 늘었다.

의대별 증원, 얼마나 늘어나나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교육부]

의대별 증원, 얼마나 늘어나나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교육부]

의대 증원이 이뤄질 경우 세종시 공무원 자녀의 의대 진학 환경은 어떻게 바뀔까.

지방대학의 의대, 약대, 간호계열은 대입에서 해당 지역의 인재를 일정 비율 이상 선발해야 한다. 지방대학 및 지역균형인재를 육성한다는 취지다. 정부는 의대 증원을 추진하면서 현재 40% 수준인 비수도권의 지역인재전형을 60% 수준으로 대폭 끌어올리겠다는 방침이다. 의대생 10명을 뽑으면 6명은 지역인재에서 선발한다는 의미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의과대학 정원 증원 관련 발표를 하고 있다.   정부는 이날 비수도권에 늘어난 의대 정원 2000명을 집중 배정하는 것을 골자로 한 2025학년도 의대 정원을 발표했다. 뉴스1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의과대학 정원 증원 관련 발표를 하고 있다. 정부는 이날 비수도권에 늘어난 의대 정원 2000명을 집중 배정하는 것을 골자로 한 2025학년도 의대 정원을 발표했다. 뉴스1

지역인재 선발 때는 지방을 충청권, 호남권, 대구·경북권, 부산·울산·경남권, 강원권, 제주권 등 모두 6개의 권역으로 구분한다. 세종시 학생의 경우 충청권 의대에 진학할 때 지역인재전형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부산 거주 학생은 부산뿐만 아니라 동일권역으로 묶인 울산·경남 지역 의대 진학 때도 혜택을 받는다.

차준홍 기자

차준홍 기자

정부의 2000명 증원 계획 중 충청권에는 549명이 배정됐다. 2000명 중 27.5%에 해당한다. 215명 배정에 그친 호남권과 비교하면 두 배가 넘는다.

정부 안대로 의대가 증원될 경우 충청권 의과대학의 전체 정원은 970명으로 늘어난다. 비수도권 의대의 정원 3662명 중 충청권 의대의 비율은 26.5%가 된다. 증원되기 이전에는 비수도권 의대 정원 2023명 중 충청권 의대의 정원(421명) 비율이 20.8%에 그쳤다. 이번 증원 계획에서 충청권이 다른 지역보다 좀 더 증원이 많이 이뤄졌음을 보여주는 수치다.

이같은 의대 증원은 입시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주수호 대한의사협회 의대정원 증원 저지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 언론홍보위원장이 5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관에서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주수호 대한의사협회 의대정원 증원 저지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 언론홍보위원장이 5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관에서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2025학년도 입시가 8개월 정도 남았는데, 의대가 2000명 증원되면 고3을 포함해 재학생들의 동요가 커질 수밖에 없다"며 "상위권 수험생의 의대 쏠림으로 일반 학과를 포함해 주요 대학의 대부분 합격선이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의대 합격선은 지역의 경우 '지역인재전형 60% 이상 선발'을 적용할 경우 일부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임 대표는 "지방권 의대 수능 수학 1등급만으로 지역인재전형 인원을 채우기 힘들 수도 있다"며 "상황에 따라서 수도권과 지방권의 상당한 점수 격차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3일 오후 서울 여의도공원 옆 여의대로 인근에서 열린 의대정원 증원 및 필수의료 패키지 저지를 위한 전국의사 총궐기대회에서 참석자들이 의료 탄압 중단 등을 촉구하는 내용의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3일 오후 서울 여의도공원 옆 여의대로 인근에서 열린 의대정원 증원 및 필수의료 패키지 저지를 위한 전국의사 총궐기대회에서 참석자들이 의료 탄압 중단 등을 촉구하는 내용의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2023학년도 입시에서 비수도권의 고3 학생 수학 1등급 수는 3346명이다. 그런데 비수도권 전체 의대 정원은 기존의 2023명에서 3662명이 됐다. 수학 1등급을 받은 전체 고3 학생 수로도 비수도권 의대 총정원을 채우지 못한다.

지역인재가 되는 기준은 만만치 않다. 비수도권 중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6년을 계속 지역에서 다녀야 한다. 이 때문에 서울에서 지방 중학교로 옮긴 뒤 지방 의대 진학을 노리는 사례가 늘어날 전망이다.

부동산 시장도 들썩이고 있다. 특히 수도권과 가깝고 대폭 증원이 기대되는 충청권의 주요 학군지에 호재가 될 전망이다. 충청권의 대표적인 학군지인 대전 둔산동, 천안 등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거주환경이 좋은 세종시에도 호재가 될 전망이다.

이미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의대 정원 발표를 두고 "부동산 대책같다"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다.

■윤석열 정부의 권역별 의대 증원 계획(총 2000명)
▶수도권 361명
-서울(0명)·경기(200명)·인천(161명)

▶충청권 549명
-대전(201명)·충남(137명)·충북(211명)

▶대구·경북권 289명
대구(218명)·경북(71명)

▶부산·울산·경남권 361명
부산(157명)·울산(80명)·경남(124명)

▶호남권 215명
전북(115명)·광주(100명)

▶강원 165명

▶제주 40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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