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혼인건수 12년 만에 증가…코로나19로 미룬 결혼 지난해 쏠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한 부부의 결혼 기념 사진. 셔터스톡

한 부부의 결혼 기념 사진. 셔터스톡

끊임없이 떨어지던 연간 혼인 건수가 지난해 12년 만에 증가했다. 일시적 반전일지, 추세적인 상승세로 전환일지는 미지수다.

19일 통계청은 ‘2023년 혼인·이혼 통계’를 발표하며 지난해 혼인 건수(혼인신고 기준)가 19만4000건으로 전년 대비 1.0%(2000건) 증가했다고 밝혔다. 앞서 연간 혼인 건수는 2011년 0.9% 증가한 뒤 2012년부터 매년 감소해 2022년엔 통계 집계 이래 최저치(19만2000건)를 기록했다. 그러다 지난해 ‘플러스’로 전환한 것이다.

지난해 합계출산율이 전 세계 최저 수준(0.72명)으로 떨어지며 저출산 현상이 사회 문제화한 상황에서 혼인 건수 증가는 문제 해결에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된다. 혼인 건수가 반전에 성공한 주요 원인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관련이 깊다. 2020년 코로나19 사태가 확산하면서 미뤄졌던 혼인이 엔데믹(endemic, 일상적 유행)이 선언된 지난해 집중된 영향이 크다는 게 통계청의 분석이다.

특히 코로나19 사태 와중에 출입국 통제로 혼인 길이 막혔던 내국인 대 외국인의 혼인이 2만건으로 3000건(18.3%) 증가하면서 전체 혼인 건수 증가를 견인했다. 반면 내국인끼리 혼인은 1000건 감소했다.

앞으로 혼인 건수 상승세가 지속할지는 안갯속이다. 지난해 상승을 주도했던 코로나19 변수가 사라진 것부터 악재다. 또한 지난해 전체로는 수치가 증가했지만, 연말인 11~12월만 떼어 보면 전년 동기보다 감소해 전망을 어둡게 한다. 갈수록 젊은 층 사이에서 혼인을 기피하는 흐름이 거세지는 점도 걸림돌이다. 혼인하더라도 점점 늦게 하는 추세도 혼인 건수 증가를 가로막는다. 지난해 평균 초혼연령은 남성이 34.0세로 0.3세 상승했고, 여성은 31.5세로 0.2세 올라갔다.

반면 호재도 있다. 여성 중 혼인을 가장 많이 하는 30대 초반(30~34세) 인구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내년에 30대 초반으로 구분되는 1991년~1995년생 여성 수는 이례적으로 많은 70만명대에 달한다. 지난해 연령별 혼인율(해당 연령 1000명당 혼인 건수)을 보면 남녀 모두 30대 초반이 가장 높았다. 혼인 건수 증가에 힘을 싣는 또 다른 요인으로 혼인 건수가 떨어질 만큼 충분히 떨어졌다는 점이 지목된다. 임영일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정부의 혼인 유도 정책(혼인·출산 증여재산 공제 등)이 효과를 발휘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지난해 전체 혼인 건수 가운데 남녀 모두 초혼인 경우는 77.3%, 남녀 모두 재혼은 12.2%를 차지했다. 지난해 남자연상 비중은 64.2%, 여자연상은 19.4%, 동갑 16.4%였다. 10년 전(2013년)과 비교해 남자연상 비율은 줄었고, 여자연상은 늘었다. 부부관계에서 남성에게 의존하는 여성 비중이 감소 결과로 풀이된다.

김주원 기자

김주원 기자

4년 연속 이혼 건수 감소…앞선 혼인 감소세의 영향

지난해 연간 이혼 건수는 9만2000건으로 전년보다 0.9%(800건) 줄었다. 4년 연속 하락세를 이어간 것이다. 그동안 혼인 건수가 감소하면서 이혼 건수 감소로 이어진 영향이 크다고 통계청은 분석했다.

지난해 이혼 건수를 혼인지속 기간별로 구분하면 4년 이하(-0.7%), 20년 이상(-1.3%)이 전체 건수 감소를 이끈 게 특징이다. 점차 혼인 시점이 늦춰지면서 신중하게 혼인하게 되고 그 덕분에 조기(4년 이하)에 이혼하는 경우가 줄었다는 분석이다. 20년 이상의 경우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이혼하는 것보다 같이 사는 게 경제적으로 유리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관련기사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