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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컵서 선수들과 카드놀이한 축협 직원…"도박은 아냐"

중앙일보

입력

서울 종로구 대한축구협회 본관. 연합뉴스

서울 종로구 대한축구협회 본관. 연합뉴스

선수단 내분 속 4강 탈락으로 끝난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을 앞두고 진행한 전지훈련에서 일부 선수들과 대한축구협회 직원이 카드놀이를 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13일 대한축구협회에 따르면 지난 1월 3일부터 10일까지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치른 전지훈련 도중 일부 선수와 축구협회 직원 A씨가 숙소 휴게실에서 카드놀이를 했다. 축구협회는 월드컵, 아시안컵 등 소집 기간이 긴 대회에 참가할 때 선수들이 숙소 내에서 여가를 보낼 수 있도록 휴게실을 설치해 운영해왔다. 이번 카타르 아시안컵에서도 휴게실에 카드, 장기, 바둑, 보드게임, 플레이스테이션, 노래방 기기, 윷놀이 등을 비치해뒀다.

이곳에서 일부 선수와 A씨는 한국에서 가져온 칩을 한 개당 1000~5000원으로 설정한 뒤 카드놀이를 즐겼다. 축구협회 내부 지침에는 대회 기간 스태프는 선수들과 접촉을 최소화하라고 명시되어 있으나 A씨는 이를 어기고 선수단 휴게실을 드나들었다. 축구협회는 아시안컵이 끝난 뒤 해당 사실을 인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축구협회는 선수들이 도박성 카드놀이를 한 것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 "휴게실에서 보드게임 같은 걸 할 때 음료 내기 등 소액의 내기성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다수 있었지만 이번 사건은 도박성 행위와는 엄연히 다르다"고 해명했다. 선수들이 훈련장에서 골대 맞히기를 한 뒤 게임에서 진 선수가 마트에서 다른 선수들이 원하는 물건을 전부 결제하는 놀이를 해왔는데 이와 비슷한 경우일뿐 도박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나 축구협회는 선수들의 생활을 관리해야 할 A씨가 선수단 휴게실에 들어가 함께 카드놀이를 한 것은 자체 규정을 위반한 행동이라고 보고 지난달 20일 인사위원회를 열어 직위를 해제했다. 축구협회는 "A씨가 내부 지침을 위반하는 등 팀장으로서 부적절한 업무 운영을 해 내부에서 문제제기가 있었고, 이는 조사에서도 확인됐다"고 말했다. 축구협회는 A씨와 주변 직원을 대상으로 추가 조사를 진행해 A씨에 대한 징계를 진행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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