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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닭에 피해줘서" 떠돌이개에 화살 쏴 관통시킨 40대, 징역 10개월

중앙일보

입력

현재 건강해진 '천지'. 미국 뉴욕의 한 가정에 입양됐다. 사진 동물보호단체 혼디도랑 제공

현재 건강해진 '천지'. 미국 뉴욕의 한 가정에 입양됐다. 사진 동물보호단체 혼디도랑 제공

자신의 닭에게 피해를 준다는 이유로 떠돌이 개에게 화살을 쏴서 맞힌 40대가 실형에 처해졌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제주지법 형사2단독(배구민 부장판사)은 13일 동물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A씨(49)에게 징역 10개월을 선고하고 A씨를 법정 구속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도 혐의를 인정하고 있으며 목격자 등의 진술과 피해견의 수술 당시 사진, 압수된 활과 화살 등을 보면 범행 내용이 인정된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몸통에 화살이 관통된 떠돌이견 '천지'. 사진 제주시 제공

몸통에 화살이 관통된 떠돌이견 '천지'. 사진 제주시 제공

A씨는 지난 2022년 8월 25일 오후 서귀포시 대정읍에 있는 자신의 비닐하우스 옆 창고 주변을 배회하던 개에게 카본 재질의 70㎝ 길이 화살을 쏴 맞힌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개는 범행 이튿날인 26일 오전 8시 29분경 범행 장소로부터 직선거리로 10㎞가량 떨어진 제주시 한경면 청수리 마을회관 인근에서 몸통 부분에 화살이 박힌 채 발견됐다.

경찰은 이후 7개월간의 추적 끝에 지난해 3월 주거지에 있던 A씨를 붙잡고 화살 일부 등 증거물을 압수했다.

A씨는 해외 직구로 화살 20개를 구입했으며, 활은 나무와 낚싯줄로 직접 만들었다.

수사 결과 A씨는 예전에 개들이 자신이 운영하는 닭 사육장을 덮쳐 피해를 줬다는 이유로 개에 대해 좋지 않은 감정을 갖고 있었다.

앞서 A씨는 법정에서 혐의를 인정했다.

A씨 측 변호인은 결심 공판에서 "피고인은 범행을 뉘우치고 반성하고 있다. 당시 60m 거리에서 쐈는데 피고인도 맞을 줄 몰랐고, 개가 화살을 맞아 당황했다"며 동종 범죄 전력이 없는 점 등을 고려해 선처해 달라고 호소했다.

피해견인 '천지'는 구조되자마자 화살 제거 수술을 받았다. 동물보호단체 등의 도움으로 치료와 훈련을 받은 뒤 지난해 11월 미국 뉴욕의 한 가정에 입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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