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으로 현금 부족"…이 시국에 의사 사칭해 돈 뜯은 사기꾼

서울 중랑경찰서. 연합뉴스TV 캡처

의사를 사칭해 다른 사람으로부터 수백만 원을 뜯어낸 40대 남성이 남의 카드를 훔쳐 썼다가 덜미가 잡혔다.

서울 중랑경찰서는 타인으로부터 800만원 상당을 편취한 혐의(사기)로 40대 남성 A씨를 전날 구속했다고 8일 밝혔다.

A씨는 채팅 앱을 통해 알게 된 40대 여성에게 의사 가운을 입은 사진을 보내면서 대학병원 의사를 사칭해 피해자에게 접근한 뒤, “최근 의사 파업으로 현금이 부족하다”는 등의 거짓말로 금전을 편취한 혐의를 받는다.

피해자로부터 뜯어낸 돈은 지난해 12월 21일부터 지난달 28일까지 36회에 걸쳐 약 800만원에 이른다. 사칭에 사용한 사진은 소셜미디어(SNS)에서 찾은 다른 의사의 사진인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자는 최근 경찰의 연락을 받고서야 피해 사실을 인지했다.

경찰이 A씨의 범죄를 인지한 건 A씨가 지난해 12월 무인점포에서 절취한 카드로 약 4만원을 결제하면서였다.

카드가 부정 사용됐다는 신고를 받고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지난 5일 여신전문금융업법 위반 혐의로 A씨를 검거했다.

이 과정에서 담당 형사는 A씨가 자신이 2015년 의사 사칭으로 구속했던 피의자임을 알아봤고, 통화 내역 등을 분석하면서 또다시 같은 수법으로 범행을 저지른 점을 파악했다.

A씨는 의사 사칭 범죄로 여러 차례 처벌을 받고 지난해 10월 출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서인 기자 choi.seo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