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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월 "금리인하 멀지 않았다" 발언에…S&P500 사상 최고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금리 인하 시점을 놓고 오락가락하는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말에 시장이 울고 웃고를 반복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첫 번째 기준금리 인하가 조만간 이뤄질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동의하면서도, 향후 나올 물가 상승률 지표가 변수라고 짚었다.

“물가 확신까지, 멀지 않았다(nor far)”

블룸버그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7일(현지시간) 미국 연방 상원 청문회에 출석한 파월 의장은 “물가 상승률이 2%를 향해 안정적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확신이 더 생기길 기다리고 있다”면서 “그 확신을 가지기까지 멀지 않았는데(not far from it), 그 확신을 갖게 되면 긴축의 강도를 완화하기 시작하는 게 적절할 것”이라고 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2024년 3월6일 미 의회에 출석했다. AP=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2024년 3월6일 미 의회에 출석했다. AP=연합뉴스

이날 파월 의장의 발언은 금리를 인하하기 위해서는 물가 상승률 둔화가 더 필요하다는 기존 Fed의 입장과 큰 차이는 없었다. 파월 의장은 전날인 6일(현지시간) 미국 연방 하원에 출석해서도 “인하 시점은 경제 상황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며 “물가 상승률 목표치(2%)를 향해 움직일지 보장된 것이 없는 상황”이라고 했었다.

하지만 이날 시장에서 주목한 것은 파월 의장이 금리 인하 시점에 대해 “멀지 않았다”고 강조한 대목이다. 파월 의장을 비롯해 많은 Fed 인사들은 올해 금리를 낮추기 시작할 거란 것에는 대체로 동의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인하 시점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밝히지 않았었다. 이 때문에 금리가 지금 수준보다 더 떨어지려면, 기대했던 것보다 더 기다려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불안이 있었다.

파월 발언 후 6월 인하설 다시 힘 받아 

이날 파월 의장 발언으로 기존 6월 금리 인하설이 다시 힘을 받게 됐다. 블룸버그 통신은 “파월 의장 발언은 첫 번째 금리 인하 시점에 대한 당국자들의 생각을 더 분명하게 하며, 그러한 움직임이 앞으로 몇 달 안에 올 수 있다는 것을 뒷받침해 준다”고 했다.

실제 8일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파월 의장 발언 이후 6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은 58.2%까지 치솟았다. 페드워치는 Fed가 오는 6월 첫 번째 금리 인하를 시작해 올해 0.25%포인트씩 총 4번(총 1%포인트) 낮출 확률이 가장 높다고 예상했다.

라가르드 “물가 목표치 6월에 알게 될 것”

미국뿐 아니라 유럽중앙은행(ECB)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도 점점 커지고 있다. 같은 날 ECB는 기준금리를 4.5%로 동결하면서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을 2.7%→2.3%로 하향 조정하며 금리 인하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로이터]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로이터]

특히 이날 라가르드 ECB 총재는 통화정책이사회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물가 상승률 목표를 향해 좋은 진전을 이루고 있고 결과적으로 더 자신감이 있다”면서 “(물가 상승률 2% 목표치가) 앞으로 몇 달 안에 나오리라는 것을 알고 있고, 6월에는 훨씬 더 많이 알게 될 것”이라고 했다. 외신들은 이 발언이 6월 첫 번째 기준금리 인하를 시사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시장 환호했지만, “물가 오르면 금리 다시 올릴 수도”

주요국 통화 정책 수장들이 멀지 않은 시점에 기준금리를 낮출 수 있다고 발언하면서 시장도 환호했다. 이날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은 전 거래일 대비 1.03% 오르면서 5157.36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4일(종가 기준) 최고 기록을 이날 다시 넘어섰다. 나스닥은 같은 날 전 거래일 대비 1.51% 상승한 1만6273.38에 거래를 마쳤는데, 장 중 한때 전고점을 넘어서기도 했다.

다만 이런 긴축 완화 기대감이 섣부를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미국은 서비스와 주거비를 중심으로 끈적한 물가 상황이 계속되고 있는 데다, 높은 경제성장률을 구가하고 있어 빠른 시점에 목표 물가를 달성하기 쉽지 않다는 전망이 많다. 시장이 기대하는 것처럼 6월부터 기준금리 인하를 시작해도 인하 폭이나 속도가 기대보다 느릴 가능성도 높다.

실제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같은 날 미셸 보우먼 Fed 이사는 은행가 단체 행사 연설에서 “앞으로 나올 지표들이 물가 상승률 둔화 진전에 정체가 생겼거나 다시 반등했음을 시사하면, 금리를 기꺼이 올릴 수 있다는 입장”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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