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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Note] 나랏돈 푼다고 잡힐까…심상찮은 ‘밥상 물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1면

에디터 노트.

에디터 노트.

지난달 가계부를 뒤져보니 사과를 총 5번 샀습니다. 가장 비싼 사과는 지난달 24일 대형마트에서 4개에 2만2990원에 산 것이었습니다. 한 개에 5747원꼴입니다. 설 직전인 지난 9일에는 정부 지원 30% 할인을 받아 4개에 1만9900원(개당 4975원)짜리를 1만3930원(개당 3482원)에 샀습니다. 사과 한 개의 시장가격은 최소 5000원으로 수렴한 듯합니다. “세계에서 가장 비싼 사과는 미국에 있고, 둘째로 비싼 사과는 한국에 있다”는 시중에 떠도는 우스개를 실감했습니다. ‘미국 사과’는 빅테크 기업 애플 얘깁니다.

채소·과일 등 신선식품 가격 오름세가 가파릅니다. 식료품 물가는 민심의 마지막 보루입니다.

외식은커녕 집밥 해 먹기도 벅차면 삶의 질이 확 떨어지니까요. 정부는 7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사과 등 과일·채소 가격 안정을 위해 최소 434억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코로나19 이후 식료품 인플레이션은 세계적 현상입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6일(현지시간) 미국 하원에 출석해 “경제가 예상 경로대로 움직인다면 올해 어느 시점에 통화정책을 완화하는 것이 적절하다”면서도 “물가상승률 둔화에 대한 확신이 생기기 전까지 금리 인하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며 신중론을 폈습니다.

나랏돈 투입으로 밥상 물가를 잡겠다는 건 긴급 처방일 뿐입니다. 사과만의 문제도 아니고요. 지난해 1000원대에도 살 수 있던 애호박 값이 4000원까지 치솟자 ‘애호박 코인’(애호박+비트코인)이라고 부른답니다. 고비용 유통 구조 혁신, 일손이 부족한 농가의 인건비 안정 등 근본적 해법 모색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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