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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프트, 머스크, 미셸 오바마…美대선의 장외인물 변수[수퍼화요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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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 로이터=연합뉴스

세계적인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대선이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대결로 사실상 확정되면서 양 진영의 승기에 영향을 미칠 장외 인물들도 주목받고 있다.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는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 막강한 재력과 발언력을 가진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바이든을 대체할 후보로 거론됐던 미셸 오바마 전 영부인 등이 대표적이다.

킹 메이커? 정가에도 '스위프트 효과' 

테일러 스위프트는 이번 대선 경선의 분수령이 될 5일(현지시간) '수퍼 화요일' 경선을 앞두고 팬들에게 투표 독려 글을 올려 눈길을 끌었다. 그는 자신의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3월 5일은 테네시 등 16개 주(州)와 미국령에서 대선 프라이머리(예비선거)가 열린다"며 "여러분을 가장 잘 대표하는 사람에게 투표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스위프트는 2020년 대선 당시엔 바이든을 노골적으로 지지했지만, 이번엔 특정 정당과 후보를 언급하진 않았다. 이와 관련, 뉴욕타임스(NYT)는 "메시지가 초당적이고 간결했다"면서도 "그러나 이 자체만으로도 트럼프의 극성 지지층인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와 (친트럼프 성향의) 폭스뉴스 등의 분노를 촉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평소 노래 가사에 함축적이고 비밀스러운 의미를 숨겨 놓는 것을 좋아하는 스위프트가 이날 메시지에도 자기 뜻을 우회적으로 담았을 가능성을 지적한 것이다.

이 때문에 스위프트가 "테네시 등 16개 주에서 프라이머리가 열린다"고 언급한 게 도마에 올랐다. 엄밀히 따지면 프라이머리는 15개 주에서만 진행되며 아이오와주에선 민주당 코커스만 열리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사실상 바이든 지지를 우회적으로 표현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세계적인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가 '수퍼화요일'인 5일(현지시간) 자신의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통해 팬들에게 투표를 독려하는 글을 올렸다. 사진 테일러 스위프트 인스타그램 캡처

세계적인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가 '수퍼화요일'인 5일(현지시간) 자신의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통해 팬들에게 투표를 독려하는 글을 올렸다. 사진 테일러 스위프트 인스타그램 캡처

앞서 트럼프 지지층 사이에선 스위프트를 겨냥한 음모론이 확산했다. "미 국방부의 비밀 요원인 스위프트가 대중 심리작전을 수행 중이며, 젊은 유권자들이 대선에서 바이든에게 투표하도록 부추길 것"이란 내용이다.

이런 음모론이 퍼질 정도로 스위프트가 미 정가의 높은 관심을 받는 이유는 그가 지닌 정치적 영향력 때문이다. 뉴스위크가 지난 1월 유권자 1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스위프트가 지지하는 후보에게 투표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18%가 '가능성이 높다' 또는 '상당히 높다'고 답했다. 전체 응답자 가운데 45%는 '스위프트의 팬'이었다.

스위프트의 음악을 들으며 성장한 단단한 팬층인 Z세대(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자)는 전체 유권자의 16.4%(4100만명)를 차지한다. 트럼프 진영에선 그만큼 위협적인 존재인 셈이다.

스위프트가 처음 정치적 발언을 시작한 건 2018년 중간선거 때다. 자신이 유년 시절을 보낸 테네시주에 출마한 공화당 상원의원 후보가 '성평등 임금'과 '여성 폭력 방지법' 재승인을 반대하자 민주당 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나섰다. 2020년 대선에선 '인종차별 반대', '성소수자 권리 존중', '여성의 신체에 대한 선택권' 등을 강조하며 바이든을 지지했다. 트럼프에 대해선 "우월주의와 인종주의를 부추긴다"며 노골적으로 비판했다.

바이든 지지 쐐기, 미셸 오바마  

미 진보 진영과 여성계, 특히 흑인 유권자에게 끼치는 영향력이 매우 큰 미셸 오바마도 이날 '바이든 지지'에 쐐기를 박았다. 그간 미국에선 "바이든이 중도 사퇴하면 민주당이 미셸을 대선 후보로 영입할 가능성이 있다"는 말이 여러 차례 돌았다.

이와 관련, 미셸의 사무실 공보 담당관은 5일 성명을 통해 "수년간 여러 차례 밝혔듯이 그는 대선에 출마하지 않을 것"이라고 풍문을 일축했다. NBC는 관련 사정에 밝은 소식통을 인용해 "미셸은 4년 전과 마찬가지로 이번 가을에도 바이든의 선거 운동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미셸 오바마는 5일(현지시간) 자신의 대선 등판론에 대해 부인하며 조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을 위한 지지 의사를 재차 밝혔다. 로이터=연합뉴스

미셸 오바마는 5일(현지시간) 자신의 대선 등판론에 대해 부인하며 조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을 위한 지지 의사를 재차 밝혔다. 로이터=연합뉴스

머스크, 트럼프 '돈줄' 나설까

트럼프는 일론 머스크를 대선 필승의 인물로 앞세우는 모양새다. 이날 NYT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가 지난 3일 플로리다 팜비치에서 머스크를 만났다"고 보도했다.

이 자리엔 공화당을 지원해 온 다른 부호 몇몇도 참석한 것으로 파악됐다. NYT는 "트럼프는 협력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머스크를 칭찬하면서 조만간 그와 1대 1로 만나길 희망한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입장에선 머스크는 선거 자금을 지원하는 든든한 '돈 줄'이 될 수 있다. 포브스가 추산한 머스크의 순자산은 2000억 달러(약 267조원)에 이른다. 그런 만큼 트럼프를 후원할 경우 "거의 혼자서 바이든 진영이 지닌 재정적 우위를 앞도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까지 나온다.

지난 3일(현지시간)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AP=연합뉴스

지난 3일(현지시간)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AP=연합뉴스

머스크는 과거 선거에선 양당에 비슷한 규모로 기부하고, 특정 정당을 지지하지도 않았다. 다른 억만장자들과 달리 대선에서 거액의 기부금을 낸 적도 없다.

머스크가 이번에 트럼프에게 거액의 정치자금을 기부할진 명확하지 않다. 하지만 둘의 만남이 간접적인 지지 의사를 드러냈다는 해석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머스크의 한 측근은 "(머스크가 트럼프를 지지한다면) 아마도 이민 문제에 대한 트럼프의 견해가 상당한 동기가 됐을 것"이라고 신문에 말했다. 머스크는 미국·멕시코 국경에 트럼프식 장벽 설치를 주장하고 있다.

머스크의 '입'이 지닌 파급력도 주목할 만한 요소다. 머스크의 X(옛 트위터) 팔로워가 1억7500만 명에 이를 정도로 그의 일거수 일투족이 뉴스를 만들고, 여론을 형성하는 힘을 가졌다는 점에서다. NYT도 "그의 목소리 자체로 상당한 가치가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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