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의대증원' 해외 여론전…정부 "과학적" 의협 "국가 자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서울의 한 대형 병원. 연합뉴스

서울의 한 대형 병원. 연합뉴스

의대 증원 정책을 둘러싼 정부와 의사단체의 여론전이 해외로 확산하고 있다.

6일 정부와 의료계에 따르면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글로벌 뉴스통신사 블룸버그와 인터뷰를 했고,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외신 기자간담회를 열어 각자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 5일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생명권'을 강조했다. 조 장관은 전공의에 대한 행정명령이 기본권 제한이라는 의사단체들의 주장에 "한국법에 따른 정당한 조치"라며 "정당한 사유 없는 집단 사직서 제출은 현행 의료법과 형법을 위반하는 행위에 해당하고, 헌법상 보장된 자유로 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집단 사직서 수리 제한 등 행정명령은 명백히 초래될 국민 보건 위해를 방지하는 사실상 유일한 수단"이라고 설명했다.

의사 증원이 비과학적이라는 세계의사회(WMA)의 지적에 대해서는 "과학적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의료계 등 사회 각계와 논의하고, 40개 의대의 수요 조사를 기반으로 결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의협도 이날 오후 전공의 2명이 참가한 외신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국회의원 출신인 의협 비상대책위원회 박인숙 대외협력위원장은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 "의사들이 의대 정원을 반대하는 진짜 이유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걱정하기 때문"이라며 "급격한 의대 증원 때문에 젊은이들이 의대 입시에 올인함으로써 대한민국 산업계가 망가진다. 이는 국가 자살 수준"이라고 간담회 기조발언을 올렸다.

이어 "급박한 상황도 아닌데 의대 정원을 갑자기 2천 명 늘리려는 건 한 달 뒤 총선에서 표를 얻으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대위원장도 이날 페이스북에 "뉴욕타임스·워싱턴포스트·로이터 등의 외신 기자들과 인터뷰를 이어오고 있다"고 알렸다.

박 위원장이 링크로 걸어둔 뉴욕타임스 기사에서 한 사직 전공의는 "우리는 환자들과 함께 울었고, 회복 과정에서 그들의 손을 잡아줬다. 우리는 범죄자가 아니다"고 말했다.

의대생들도 해외 동료들을 상대로 자신들의 정당성을 호소했다.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KMSA)는 전날 세계의대생협회연합(IFMSA)에 "우리는 독재적인 정부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며, 미래의 환자를 위험에 빠뜨리도록 놔두지 않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 4일 "전공의 7천여명에 대한 미복귀 증거를 확보했다"면서 곧바로 '3개월 면허정지'를 하겠다는 행정처분 사전통지서를 발송하기 시작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