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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충청 이틀째 찾은 한동훈 "저 여기 살 때는 말 느렸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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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4·10 총선을 앞두고 5일 충북 청주를 찾아 전날 충남 천안에 이어 이틀째 충청권 표심잡기에 나섰다. 반도체 장비회사인 AMK에서 근무한 아버지를 따라 청주에서 유년시절을 보낸 한 위원장은 초등학교 4학년을 마치고 서울로 전학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청주 청원구의 한 카페에서 열린 육아맘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충청권에 먼저 공을 들이는 이유에 대해 "충청은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이 굉장히 냉정한 곳으로 선거의 바로미터다. 그래서 충청을 가장 먼저 들렸다”고 말했다. 충북 인구(약 157만명)의 절반이 넘는 약 87만명이 사는 청주는 충북 선거의 핵심벨트로 국민의힘이 4년 전 총선에선 4개 의석을 모두 잃었던 험지다. 취임 후 두 번째로 청주를 찾은 한 위원장은 하루 만에 8개 일정을 소화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5일 충북 청주시의 육거리종합시장을 방문해 만두를 시식하고 있다. 청주=연합뉴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5일 충북 청주시의 육거리종합시장을 방문해 만두를 시식하고 있다. 청주=연합뉴스

 한 위원장은 청주에서 가장 큰 재래시장인 육거리종합시장의 상인들을 만나 상업용 전기 요금체계 개편과 화장실 설치를 약속했다. 그는 “선거 이기는 조건으로 하는 게 아니다. 여당으로서 이기든 지든 실천하는 정치를 하고 싶다”며 “산업용에 필적하는 수준의 상업용 전기 전기요금 체계를 만들어보겠다“고 제안했다. 한 위원장은 또 공중 화장실이 필요하다는 상인의 건의에 “하시죠. 어떤 투자보다도 훨씬 효용 있는 투자일 것 같다”며 즉각 공약 반영을 약속했다.

 검은색 항공 점퍼에 붉은색 니트를 입은 한 위원장은 상인들과 간담회를 마친 뒤 정우택(청주상당)·박덕흠(보은-옥천-영동-괴산)·이종배(충주)·엄태영(제천-단양) 의원 등 충북지역 현역의원 등과 함께 시장 골목을 누볐다. 한 위원장은 상인들이 건네는 김과 만두도 거절하지 않고 먹었다.

 한 위원장은 현역 의원 교체율이 ‘0’인 점을 문제삼는 충북지역 일부 예비후보들의 반발을 의식한 듯 원팀을 재차 강조했다. 충북 8개 의석 중 국민의힘의 현역 의원 4명이 모두 경선에서 승리하면서 대표적이 현역불패 지역으로 꼽혔다. 한 위원장은 육거리종합시장 간담회서 “국민의힘은 원팀이고 민주당은 이전투구하고 있다”며 “조용한 (공천)과정은 승복한 분들의 헌신이 있어서 가능하다”고 했다. 한 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원팀으로 충청인의 마음을 얻고 싶다”고 호소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5일 오후 충북 청주시의 한 카페에서 열린 육아맘들과의 간담회 도중 한 아기를 안고 바라보고 있다. 청주=김성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5일 오후 충북 청주시의 한 카페에서 열린 육아맘들과의 간담회 도중 한 아기를 안고 바라보고 있다. 청주=김성태

 한 위원장은 오후에는 청원구의 한 카페에서 자녀를 키우는 40여명의 엄마들을 만나 “저출생 문제 해소는 지속 가능한 대한민국을 위한 정책”이라며 “저희는 여러분의 종이다. 절실한 마음들을 정책에 반영하겠다”고 약속했다. 한 위원장은 간담회에서 지적된 시험관 시술 지원, 자영업자 육아 지원, 다자녀 혜택 확대 등을 총선 공약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한 위원장은 시민들을 만날 때 마다 어린시절의 연고를 강조하며 친근함을 강조했다. 한 위원장은 상인들을 만난 자리에선 “원래 청주 살 때는 말이 느렸다”며 “(서울)사람들이 말이 느리다고 놀렸다. 의식적으로 빨리 하다 보니 선을 넘어버렸다”고 회상했다. 한 위원장은 청주의 서원대학교에서 학생들과 구내식당에서 점심을 먹을 때도 “30여년 전에 여기 살았다. 저희 집이 모충동 천변에 있었다”고 첫 인사를 건넸다. 육거리종합시장에선 “AMK의 아들 한동훈”이라는 피켓이 등장하기도 했다.

 한 위원장은 현직 검사 신분으로 민주당에서 전북 전주을 공천을 받은 이성윤 전 서울중앙지검장(현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에 대해 “이성윤은 검찰에 있을 때부터 민주당에 유리하게 움직인 사람이다. 조국 콘서트에 참석했다”고 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자신과의 1대1 토론을 거부하며 “대통령과 야당 대표의 토론이 먼저”라고 입장을 낸 데 대해서도 “구질구질한 변명이다. 야당 대표의 상대는 당연히 여당 대표”라고 비판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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