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HD현대重 입찰길 열리자 불붙은 해전… 한화오션, 국수본에 고발

중앙일보

입력

MADEX(국제해양방위산업전)에 참가한 한화오션 부스와 HD현대 부스 모습. 김수민 기자

MADEX(국제해양방위산업전)에 참가한 한화오션 부스와 HD현대 부스 모습. 김수민 기자

한화오션이 경쟁사인 HD현대중공업의 ‘윗선’이 군사 기밀을 수집하고 누설하는데 개입했는지 다시 수사해달라고 고발장을 냈다.

한화오션은 지난 2012~2015년 HD현대중공업 직원들이 차기 구축함(KDDX) 개념 설계 보고서 등 군사기밀을 탈취할 당시 고위 임원들의 개입이 있었는지를 수사해달라는 내용의 고발장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제출했다고 4일 밝혔다.

한화오션은 “HD현대중공업 고위 임원들의 지시나 관여 없이는 수년간 여러 차례에 걸쳐 군사기밀을 탈취해 회사 내부에 비밀 서버를 구축하고 운영하면서 관리하고, 수사를 회피하기 위한 대응 매뉴얼까지 작성하는 일련의 조직적인 범행이 일어나기 어렵다”고 밝혔다.

앞서 HD현대중공업 직원 9명은 KDDX 사업 등과 관련한 군사기밀 탐지·수집, 누설로 인한 군사기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지난해 11월 유죄가 최종 확정됐다. 이들은 2012년 10월부터 2015년 11월까지 3년간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이 작성한 KDDX 관련 자료 등 군사기밀을 8차례 넘게 빼낸 것으로 드러났다.

한화오션 국문 CI(기업 이미지). 사진 한화오션

한화오션 국문 CI(기업 이미지). 사진 한화오션

관련기사

HD현대重 유죄지만, 입찰 참가 가능한 이유는  

'2023 부산국제조선해양대제전(국제해양방위산업전)'에서 HD현대중공업이 현재 개발 중인 차세대 한국형 구축함(KDDX) 모형을 선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2023 부산국제조선해양대제전(국제해양방위산업전)'에서 HD현대중공업이 현재 개발 중인 차세대 한국형 구축함(KDDX) 모형을 선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나 방위사업청은 지난달 27일 HD현대중공업에 대해 KDDX 사업 입찰 자격을 원천 제한하지는 않겠다는 뜻의 ‘행정지도’를 심의 의결했다. 이 때 방사청은 “대표나 임원의 개입이 객관적 사실로 확인되지 않아 제재 처분할 수 없다”고 밝혔다. HD현대중공업 입장에서는 7조8000억원에 달하는 KDDX 사업에서 퇴출당할 위기에 몰렸다가 방사청의 의결로 기사회생한 셈이다.

반면 한화오션은 거세게 반발했다. 이번 고발 역시 HD현대중공업의 KDDX 사업 입찰 참가 자체를 문제 삼으려는 취지라는 해석이 나온다. 재수사가 진행될 경우 어떤 사건에 대해 일단 판결이 내려져 확정되면 그 사건을 다시 소송으로 심리·재판하지 않는다는 ‘일사부재리의 원칙’(동일한 범죄에 대해 거듭 처벌받지 아니한다는 내용의 헌법 13조 1항)에 어긋날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앞서 한화오션은 국민감사청구서를 감사원에 제출하고, 울산지검에 KDDX 관련 수사기록 정보공개청구 소송도 제기한 상태다. 이에 대해 한화오션 관계자는 “대상자에 임원이 없다는 이유로, (HD현대중공업이) 여전히 사업을 수행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다면 정부 스스로 방산업체들에게 ‘직원들을 시켜 군사 기밀을 훔쳐서라도 꼬리 자르기만 하면 된다’는 잘못된 인식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