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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사회가 힘 모아 자유·인권 가치 확장…3·1운동 통일로 완결”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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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9호 01면

3·1절 기념사 

윤석열 대통령이 1일 제105주년 3·1절 기념식에서 태극기를 흔들고 있다. [뉴스1]

윤석열 대통령이 1일 제105주년 3·1절 기념식에서 태극기를 흔들고 있다. [뉴스1]

윤석열 대통령이 1일 3·1절 기념사에서 “3·1운동은 모두가 자유와 풍요를 누리는 통일로 비로소 완결되는 것”이라며 “이제 우리는 모든 국민이 주인인 자유로운 통일 한반도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취임 후 광복절이나 3·1절 등 주요 기념식에서 통일을 언급한 건 처음이다.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유관순기념관에서 열린 제105주년 3·1절 기념식에 참석한 윤 대통령은 이같이 밝힌 뒤 “통일은 비단 한반도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며 “북한 정권의 폭정과 인권유린은 인류 보편의 가치를 부정하는 것으로 자유와 인권이라는 보편의 가치를 확장하는 것이 바로 통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통일 노력이 북한 주민들에게 희망이 되고 등불이 되어야 한다”며 “국제사회가 책임 있는 자세로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유와 인권에 근거한 윤 대통령의 통일 메시지는 전임자들이 민족을 내세우며 통일의 당위성을 강조했던 모습과 차별된다. 그간 남북 관계 사안으로 간주되던 통일을 국제사회 차원의 논의로 끌어올린 것도 달라진 점이다. “통일은 동북아는 물론 인도·태평양, 전 세계 평화와 번영에 기여할 것” 등에선 국제적 연대를 통한 통일 의지도 담겼다. 이전 대통령들은 “하나 된 민족, 통일된 한반도는 민족의 독립과 자존을 외쳤던 3·1운동 정신을 완성하는 것”(2014년 3·1절 박근혜 전 대통령), “남북이 함께 새로운 평화협력의 질서를 만들어 통일을 준비해갈 것”(2019년 문재인 전 대통령)이라고 했었다.

윤 대통령 “통일, 헌법적 책무” 김정은 통일 지우기에 응수

윤석열 대통령이 1일 오전 서울 중구 유관순 기념관에서 열린 제105주년 3·1절 기념식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만세삼창을 하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1일 오전 서울 중구 유관순 기념관에서 열린 제105주년 3·1절 기념식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만세삼창을 하고 있다. [뉴시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의 통일관이 3·1운동에서 시작해 건국을 거쳐 현재의 대한민국으로 이르는 과정을 ‘자유를 향한 여정’으로 바라보는 윤 대통령의 역사관에서 비롯된 것이라 설명했다. 공산 전체주의 체제인 북한에 자유가 보장되는 통일이 올 때 자유를 향한 독립운동의 마침표를 찍을 수 있다는 취지다. 윤 대통령은 기념사에서도 “1919년 기미독립서의 뿌리에는 자유주의가 있었다”며 “자유를 확대하고 평화를 확장하며 그 길 끝에 있는 통일을 향해 모두의 마음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이번 기념사는 보편적 가치에 근거해 청년 세대와 국제사회에 통일의 당위성을 설득해 가겠다는 윤 대통령의 고심이 담긴 결과물”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통일과 관련해 “역사적·헌법적 책무를 다하겠다”는 다짐도 했다. 실제 민족공동체 통일방안 30주년이 되는 올 8·15 즈음에 통일방안을 수정·보완해 발표하는 계획이 있다. 이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연말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남북 관계를 ‘적대적 교전국 관계’로 규정하는 등 통일 노선을 폐기한 데 대한 대응이란 해석도 나온다. 북한에선 헌법에서 통일 관련 조항이 삭제되고 통일 관련 선전물이 철거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운동을 내세우던 조국통일범민족연합(범민련)의 남측본부도 해산했다. 김천식 통일연구원장은 1일 이와 관련, “통일을 포기하는 것은 분단 상태의 불안정한 고비용 구조 속에서 우리 민족이 자유를 포기한 채 계속 살아가야 한다는 뜻”이라며 “북한이 주장하는 ‘2국가론’에 동조하는 등 한국 내에서 통일과 관련한 의견 분열이 있어선 안 된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무장독립 외에 외교와 교육·문화 분야의 독립운동도 높게 평가했다. 윤 대통령은 무장독립 운동가를 투사라 표현한 뒤 “세계 각국에서 외교독립운동에 나선 선각자들도, 교육과 문화독립운동에 나선 실천가들도 있었다”며 “어느 누구도 역사를 독점할 수 없다”고 말했다. 최근 다큐멘터리 ‘건국전쟁’으로 주목을 받는 이승만 전 대통령의 이름을 거론하진 않았으나, 윤 대통령은 “전쟁으로 폐허가 된 땅에 고속도로를 내고 원전을 짓고 산업을 일으켰다”며 이 전 대통령과 박정희 전 대통령의 업적을 상기시켰다.

앞서 지난 22일 민생토론회에서도 윤 대통령은 “원자력의 미래를 내다봤던 이승만 대통령이 1956년 한·미 원자력 협정을 체결했다. 실로 대단한 혜안이 아닐 수 없다”고 했었다. 기념식 행사 영상에도 외교 독립운동의 사례로 1954년 7월 미국 의회에서 연설했던 이 전 대통령의 모습이 등장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지난 진보 정부에선 무장 독립운동만을 진정한 독립운동으로 평가하고 다른 분야는 외면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기념사와 마찬가지로 일본은 “협력 파트너”로 규정했다. 윤 대통령은 양국 관계에 대해 “자유·인권·법치의 가치를 공유하며 공동의 이익을 추구하고, 세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협력하는 파트너가 됐다”고 말했다. 과거사와 관련해선 언급을 최소화하며 “양국은 아픈 과거를 딛고 새 세상을 향해 함께 나아가고 있다”며 “교류와 협력을 통해 신뢰를 쌓아가고 역사가 남긴 어려운 과제를 함께 풀어간다면 더 밝고 새로운 미래를 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올해 기념사는 2434자 분량으로 지난해 1300자에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과거(1회)와 기억(1회) 대신 자유(17회)와 협력(5회), 미래(4회)와 같은 단어들이 주로 사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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