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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라진 성경험 탓"…이젠 2030 여성 노린다, 젊어진 '이 병' [건강한 가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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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건강백서, 조기 발견 중요

여성은 생리와 임신·출산, 폐경이 생애주기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 연령대에 따라 부인과 질환과 암, 골다공증·심장병 같은 고유의 건강 문제가 숨어 있다. 질병 징후를 알아두고, 시기별 건강검진 항목을 챙겨야 한다. 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여성 질환을 조기에 발견하기 위해 알아둬야 할 핵심 정보를 정리했다.

1 세대별 주요 질환
여아에서는 이른 사춘기가 와 성장판이 일찍 닫히는 성조숙증이 증가하고 있다. 영양 상태가 좋아지면서 지방 축적이 많아지는 게 원인의 하나다. 10대 청소년은 초경으로 빈혈을 자주 경험한다. 빈혈이 있으면 산소 공급이 원활하지 못해 피로감을 쉽게 느낀다. 19~39세 초기 성인에서는 자궁 경부암이 요주의 암이다. 첫 성 경험이 빨라지고, 성관계 경험이 늘어나면서다. 자궁·난소의 양성 종양이 건강검진에서 많이 발견되는데, 이 중 일부는 임신·출산에 영향을 준다. 중장년층은 폐경 전후 여성호르몬의 감소로 비만·골다공증, 심혈관계 질환 위험이 커진다. 60세 전후로는 유방암·자궁체부암·난소암 등 여성암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남성암으로 인식되던 폐암도 여성에게서 증가세다.

2 질병 징후
생리는 여성 전신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치는 여성호르몬이 정상적으로 분비되는지 알려주는 지표다. 정상적인 생리 주기는 21~38일이며 기간은 3~8일, 하루 생리량은 20~80mL다. 이 범위를 벗어나면 생리 불순으로 본다. 자궁암과 근종 같은 질환 때문에 생리 불순이 발생하기도 한다. 1년에 2~3번 생리를 거르는 건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40세 이전에 조기 폐경하면 여성호르몬 부족으로 심장병·골다공증 위험이 커진다. 난소와 관련한 수술을 받았으면 폐경이 이르게 올 수 있다. 폐경기 여성에게서 이상 출혈은 자궁내막암을 의심해야 한다. 비정상적인 출혈이 있으면 일단 산부인과를 찾는 게 좋다.

당뇨·고혈압·고지혈증이 있는 중년 여성은 심장병 징후를 알고 있는 게 좋다. 이유 없이 피로를 느끼고 밤에 잠을 잘 자지 못하거나 숨이 가쁜 증상이 대표적이다. 가슴을 쥐어짜는 전형적인 흉통이 아니어도 병원을 찾아야 한다. 여성은 가슴이 두근거리고 답답해도 화병 또는 갱년기 증상이라 여기고 참다가 치료 시기를 놓친다.

3 시기별 검진
청소년기에는 자궁경부암 예방을 위해 사람유두종바이러스(HPV) 국가예방접종을 챙기면 된다. 만 12~17세 여성 청소년과 만 18~26세 저소득층 여성에게 무료로 지원된다. 국가암검진에서는 만 20세 이상 여성에게 자궁경부암 검사를, 만 40세부터는 유방 촬영술을 시행한다. 무료이며 2년마다 받으면 된다. 유방 촬영에서 이상 소견이 보이거나 유방에 멍울이 만져지는 증상이 있을 땐 유방 초음파 검사를 보조적으로 사용한다. 유방암 자가 검진은 30세부터 매월 해보길 권한다.

부인과 초음파로는 부인과 종양과 자궁내막 이상 등을 진단할 수 있다. 생리 불순과 심한 생리통, 과다한 생리량과 부정 출혈 증상이 있을 때 골반 장기를 정확히 관찰하는 방법이다.

폐경 이행기에는 별다른 증상을 느끼지 못해도 골밀도·혈액 검사를 챙기는 게 좋다. 여성호르몬 감소 때문에 내과 질환이 발생하거나 뼈가 약해질 수 있다. 폐경 이후엔 자궁근종·자궁경부암 걱정은 덜어도 된다. 다만 자궁내막암·난소암은 노년기라고 해서 발생 빈도가 낮아지지 않는다. 초음파로 검진해야 한다. 최근엔 비흡연 여성 폐암이 증가하므로 50세 이상이면 저선량 폐 CT를 한 번 정도 찍어보길 권한다.

4 예방 습관
우리나라 19세 이상 여성의 유산소 신체 활동 실천율(주 150분 중강도 또는 75분 고강도 활동)은 43.6%, 주 2회 이상 근력 운동 실천율은 16.4%에 그친다. 신체 활동을 적게 하면 비만에 적절히 대응하기 어렵다. 비만은 유방암·자궁내막암·난소암 등 여성암 발병을 높인다. 지방 조직에 여성호르몬을 생성하는 효소가 있다.

신체 활동은 뼈 건강에도 영향을 미친다. 골량을 결정하는 세 가지는 호르몬·영양·신체 활동이다. 30대 초반에 최대 골량에 도달·유지하다 폐경이 되면 확 떨어진다. 일상에서 뼈 건강을 관리하는 목적은 나이 들어서 뼈가 급격히 약해지는 속도를 늦추고, 골다공증 골절을 예방하기 위함이다. 낮에 가볍게 걷는 산책에 더해 체중이 실리는 에어로빅·조깅 같은 운동을 해야 뼈 건강에 도움된다. 밥상에는 칼슘이 풍부한 멸치 등 뼈째 먹는 생선, 저지방·무지방 우유, 시래기나물 등을 챙기면 좋다.

자료=‘수치로 보는 여성건강 2023’(질병관리청), 대한폐경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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