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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한 자릿수대 참석"…정부와의 대화, 취재진만 북새통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이 2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건강보험공단 회의실에서 전공의들과 대화를 마친 뒤 브리핑을 하고 있다.   이날 정부와 대화에 나선 전공의는 10명 이하인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1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이 2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건강보험공단 회의실에서 전공의들과 대화를 마친 뒤 브리핑을 하고 있다. 이날 정부와 대화에 나선 전공의는 10명 이하인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1

정부가 제시한 전공의 복귀기한인 29일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이 전공의와의 대화에 나섰지만, 대다수의 전공의들은 만남을 거부했다. 대화에 응한 전공의는 한 자릿수대로 극소수에 불과했다. 박 차관은 전날 전공의들에게 “누구라도 좋다.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자”는 메시지를 보내 긴급 만남을 제안했었다.

전공의 10명 미만 참석… 

박 차관과 일부 전공의는 이날 오후 4시 서울 여의도 건강보험공단 서울강원지역본부 6층 대회의실에서 비공개 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간담회는 예정 시간을 넘긴 오후 7시 20분쯤 끝났다. 3시간 30분 가까이 회의가 열린 것이다.

박 차관은 간담회 직후 가진 기자 브리핑에서 “원래 의도는 비공개로 부담 없이 만나는 자리를 만들고 싶었는데 언론 보도로 만남이 알려지면서 생각보다 많은 전공의가 오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자리는 전날(28일) 오후 박 차관이 수련병원 대표 전공의 94명에게 “허심탄회하게 대화하자”는 문자를 보내면서 알려졌다. 전공의 단체인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측과 연락이 닿지 않으면서 나름의 돌파구를 찾은 것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박 차관이) 정공법을 선택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대전협 간부 등 대표성을 띈 전공의는 오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박 차관은 “전공의와 대화 폭을 넓혔다”라면서도 자리에 참석한 전공의 수를 정확히 밝히지 않았다. 전공의 대여섯 명 정도가 현장을 찾았다고 한다.

이에 대해 박 차관은 “한 자릿수 전공의가 왔다”며 “용기 낸 몇분에게 현장에 복귀하는 게 도움될 수 있다는 말을 했고, 이분들이 지인과 공유하는 게 있을 테니 한 분이라도 돌아오는 데 도움되면 (이 자리가) 의미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박 차관을 만난 전공의들은 “이 사태가 빨리 해결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약속 시각 10분 전인 오후 3시 50분쯤 도착한 박 차관은 대기 중이던 취재진 100여명을 피해 회의실로 들어갔다. 이날 전공의로 추정되는 이들이 속속 입장하는 모습이 언론 카메라에 잡히기도 했다. 이들은 마스크를 쓰거나 모자를 눌러쓴 채 노출되는 얼굴을 최대한 가리고 나타난 모습이었다.

박단 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 페이스북. 사진 박단 페이스북

박단 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 페이스북. 사진 박단 페이스북

세브란스병원 응급의학과 전공의인 박단 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은 간담회 1시간 전쯤인 이날 오후 3시쯤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늘 부산에 잠깐 들렀다가 다시 서울에 간다”고 적었다. “어제 오후에는 서울역 인근에서 전국 국립대병원 전공의 대표를 만났고, 곧장 대구로 내려와 지역 수련병원 전공의 대표를 만났다”면서다. 그는 “비대위 몇 명은 오늘 대전·광주·춘천을 방문할 예정”이라며 “궂은 날씨에 모두가 비슷한 걱정을 하고 있지만 큰 파도가 일렁이지는 않는 듯하다”고 덧붙였다. 대전협 비대위에는 서울 ‘빅5’ 병원 전공의협의회 대표 전원이 참여하고 있다. 빅5 병원 전공의 A씨는 “(증원) 전면 백지화를 얻는 게 아닌 이상 총대 메고 나설 필요가 없다고 봐 각 수련병원이나 의국 단위 대표들이 안 가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날 자리는 전공의보다 취재진으로 북새통을 이뤘다. 한 방송사는 이날 간담회를 유튜브 라이브로 생중계해줬는데, 순간 시청자가 1000여명을 넘기도 했다. 유튜브 라이브를 지켜봤다는 한 전공의는 “정부는 대화를 원한다고 하지만 ‘2000명 증원’에는 전혀 타협점이 없어 보인다”라며 “이용만 당하고 의미 없는 자리라 생각해 안 가기로 결정한 전공의가 적지 않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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