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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 경영] AI가 몰고 온 대격변의 시대 … 과감한 투자로 파고 넘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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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혁신 앞세워 미래산업 경쟁력 확보 나선 국내 기업들

사상 최고 수준의 전략적 시설투자
최고성능 메모리 HBM3E 개발 성공
차세대 배터리, 빅데이터 인재 확보
비즈니스 생성형 AI 플랫폼도 구축 

LG전자 모델이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4에서 AI(인공지능)·로봇·자율주행 기술을 적용한 반려가전(가사도우미 로봇) ‘스마트홈 AI 에이전트’를 체험하고 있다. [사진 LG전자]

LG전자 모델이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4에서 AI(인공지능)·로봇·자율주행 기술을 적용한 반려가전(가사도우미 로봇) ‘스마트홈 AI 에이전트’를 체험하고 있다. [사진 LG전자]

인공지능(AI) 기술이 올해 산업계 모든 분야로 확산되고 있다. AI는 600년 전 발명된 인쇄기술에 비견될 만큼 혁신적인 기술로 꼽힌다. 끊임없이 변화에 적응하고 성장하지 않으면 도태되는 ‘대격변의 시대(Age of Upheaval)’가 수백년 만에 찾아온 셈이다. 우리 기업들 역시 기술 혁신을 앞세워 거대한 변화의 물결에 올라타기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미래 변화에 앞서 연구개발(R&D)·전략적 시설투자 등 지속 성장을 위한 기반을 강화해 왔다. 지난해 53조원이 넘는 시설투자를 집행하며 사상 최고 수준을 유지했다. 반도체 업황 침체에도 중장기 수요 대응을 위한 클린룸 확보 목적의 평택 투자, 기술 리더십 강화를 위한 투자 확대와 함께 HBM·DDR5 등 첨단공정 생산 능력 확대를 위한 투자를 이어갔다. 특히 초거대 AI 시대에 최적화된 다양한 차세대 메모리 솔루션을 개발하며 메모리 패러다임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스마트폰·가전 등 세트 사업에서도 AI 기술 적용을 확대하고 스마트싱스를 통한 고객 맞춤형 초연결 경험을 제공하는 한편 디지털헬스·XR(확장현실) 등 미래성장 분야에서 기술 확보를 위한 선행 R&D 및 투자를 강화한다.

SK그룹 역시 AI를 미래를 이끌어갈 키워드로 보고 선제적으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선봉장으로 SK하이닉스가 나선다. SK하이닉스는 올해 ‘메모리 센트릭’(메모리 반도체가 ICT 기기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하는 환경)을 회사 미래 비전으로 놓았다. HBM3E는 SK하이닉스가 지난해 8월 개발에 성공한 현존 최고 성능의 메모리로 회사는 올해 상반기부터 이 제품을 양산해 AI 빅테크 고객들에게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SK네트웍스는 AI 중심 사업형 투자회사로의 전환을 본격화한다. 최근 국내 유망 AI 개발사 업스테이지에 250억원을 투자했다. SKT는 5G·6G를 대비한 AI 활용 통신 인프라 고도화를 추진한다.

현대차그룹은 친환경 모빌리티 경쟁력을 강화하고 미래 모빌리티 비전을 구체화해 ‘탈것’의 개념을 바꾸고 있다. 지난해 11월 울산공장 내 전기차(EV) 신공장 부지에서 울산 EV 전용공장 기공식을 열었다. 울산 EV 전용공장은 1996년 아산공장 이후 29년 만에 들어서는 현대차의 국내 신공장으로 54만 8천㎡(약 16.6만평) 부지에 연간 20만 대의 전기차를 양산할 수 있는 규모로 지어진다. 친환경을 넘어 모빌리티 비전을 확장, 시간과 공간의 물리적 제약을 넘어 ‘사용자 중심’의 최적화된 모빌리티 생태계 구축을 위한 소프트웨어와 AI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사용자가 각자의 필요와 목적에 따라 가장 최적화되고 자유로운 이동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다.

LG그룹은 각 계열사들이 ‘차별적 고객가치’ 관점에서 LG만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미래 경쟁력을 키우는 데 주력하고 있다. 올해 6월 취임 6주년을 맞이하는 구광모 ㈜LG 대표는 신년사를 통해 생존을 넘어 시장을 선도하기 위한 화두로 ‘차별적 고객가치’를 제시했다. LG전자는 올해 AI가 실생활에서 어떻게 변화를 일으켜 고객에 이점을 제공하는지에 초점을 맞춘다. 이를 통해 차별화된 고객가치를 제공하는 게 목표다. LG에너지솔루션은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배터리 산업에 대응해 미래를 대비한다. 2020년 출범 당시 7524명이던 임직원 수는 2만 명까지 늘었다. 이들 중 상당수가 차세대 배터리 및 AI, 스마트팩토리, 빅데이터 관련 인력이다.

포스코그룹은 기존 철강 생산방식을 단계적으로 전환해 수소환원제철 생산체제를 완성할 계획이다. 2030년까지 하이렉스(HyREX) 상용 기술개발을 완료한 후 2050년까지 포항·광양 제철소의 기존 고로 설비를 단계적으로 수소환원제철로 전환, ‘2050 탄소중립’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포스코는 이를 위해 조직과 인력 등 인프라 강화, 브릿지 기술 개발 등을 본격화하고 있다.

롯데 역시 AI를 중심으로 디지털 전환에 박차를 가한다. 글로벌 진출을 확대하고 신사업 역량을 높여 지속적인 성장을 모색한다. AI를 전 그룹사에 도입해 업무 효율성 증진을 넘어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삼고, 해외 시장에서도 탄탄하게 쌓아온 기존 사업에서의 강점을 활용하며 혁신적인 시도를 통해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롯데정보통신은 지난 1월 기업 고객을 위한 AI 플랫폼 ‘아이멤버(Aimember)’를 롯데그룹 전 계열사에 도입했다. 자체 개발한 비즈니스 생성형 AI 서비스다.

한화는 2024년을 100년 한화의 미래를 향한 도약의 해로 삼았다. 항공우주, 친환경에너지, 디지털금융과 같은 미래사업을 단기간 내에 핵심 사업으로 성장시킨다는 목표다. 한화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우주 발사체에서부터 관측 통신 위성·탐사 등 전반을 다루는 ‘우주 밸류체인’을 구축한 곳으로 꼽힌다. 위성통신으로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스마트선박, 자율주행차 등이 안정적으로 통신하는 ‘초연결 사회’를 구축하고, 관측 위성이 얻은 빅데이터를 인공지능(AI)으로 분석한 데이터 서비스도 제공할 계획이다.

GS그룹은 그룹의 벤처투자법인(CVC) GS퓨처스를 중심으로 신기술 투자와 사업화 동향을 점검하고 있다. 허태수 GS그룹 회장 취임 직후인 2020년 설립되어 실리콘밸리 등 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꾸준히 신기술 탐색과 투자를 이어왔다. 최근 인텔의 AI 부문이 분사한 아티큘레잇(Articul8) 등에 투자하면서 생성형 AI를 통한 사업 혁신에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창립 128주년을 맞는 두산그룹은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크게 각광받고 있는 SMR(소형모듈원전)시장에서 가장 앞서나가고 있다. 효성은 국내 대표 섬유기업으로 쌓아온 기술력을 바탕으로 ‘섬유의 반도체’로도 불리는 신축성 있는 고부가가치 기능성 섬유를 중심으로 소재 국산화에 기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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