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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18억 대박 친 펠로시, 의사봉만 잡은 게 아니었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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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18억원의 시세 차익을 올린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 사진은 2022년 그가 하원의장직 사임 직전 했던 마지막 연설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약 18억원의 시세 차익을 올린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 사진은 2022년 그가 하원의장직 사임 직전 했던 마지막 연설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정계의 여장부,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이 수식어 하나를 추가했다. 주식 성투(성공 투자). 투자 전문 플랫폼 인베스팅닷컴이 27일 전한 바에 따르면 펠로시 전 의장은 남편과 함께 엔비디아 콜 옵션을 지난해 11월 말 계약당 380달러에 50개 매수했다. 이 옵션의 현재 가치는 옵션 계약당 660달러로 약 1.7배 뛰었다. 펠로시 전 의장 부부는 이에 따라 약 140만 달러(약 18억원)의 차익을 얻었다. 각 옵션 계약은 해당 주식 100주를 의미한다. 미국 주식시장 나스닥(NASDAQ) 홈페이지 역시 이 같은 사실을 이달 초 적시했다.

엔비디아는 미국의 반도체 기업으로, 그래픽 처리 장치(GPU)를 생산하며 특히 인공지능(AI)에 필수인 칩(chip)을 개발해 몸값이 폭등했다. 현재는 평균 연봉 3억원에 이직률 0%의 꿈의 직장으로도 불린다.

정치인이 막대한 개인 수익을 올린 것에 윤리 문제는 없을까. 주식 투자자들을 감시하는 일을 전문으로 하는 크리스 조셉스는 인베스팅닷컴에 "윤리적 관점에서 보면 정치인의 개별 주식 거래는 해악이 크다"며 "기업들은 직원들의 거래를 허용하지 않는데, (정치인처럼) 막강한 사람들은 아직 이런 거래를 할 수 있다니 사회 불신을 조장하는 일"이라고 일갈했다. 조셉스는 X(옛 트위터)에 펠로시 전 의장을 감시하는 계정인 '@PelosiTracker_'를 운영한다.

조 바이든(왼쪽) 대통령과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은 정치적 동료다. 사진은 지난해 5월 정치 관련 행사장에서 만나 반갑게 인사하는 모습. AFP=연합뉴스

조 바이든(왼쪽) 대통령과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은 정치적 동료다. 사진은 지난해 5월 정치 관련 행사장에서 만나 반갑게 인사하는 모습. AFP=연합뉴스

하원의장의 권력은 막강하다. 권력서열로 따지면 대통령과 부통령 다음 3위다. 대통령 유고 시 승계 후보로는 부통령 다음으로 2위다. 펠로시는 하원의장 의사봉을 2007년부터 2022년까지 약 15년을 잡았다. 2022년 11월 하원의장 사임 의사를 밝혔고 곧 퇴임했다. 엔비디아 주식 콜옵션 거래는 약 1년 뒤인 지난해 말이다. 펠로시 입장에선 하원의장도 아니고, 선량한 미국 기업을 미국인으로서 거래한 것이 잘못이냐는 항변을 할 수 있는 여지를 남긴 것으로도 해석된다. 그는 여전히 캘리포니아에 지역구를 둔 하원의원이다.

낸시 펠로시 당시 하원의장이 2019년 하원을 찾아 연설한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에게 조롱의 표정을 지으며 박수를 보내고 있다. 트럼프는 추후 "미친 낸시(Crazy Nancy)"라고 맞받았다. AP=연합뉴스

낸시 펠로시 당시 하원의장이 2019년 하원을 찾아 연설한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에게 조롱의 표정을 지으며 박수를 보내고 있다. 트럼프는 추후 "미친 낸시(Crazy Nancy)"라고 맞받았다. AP=연합뉴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2020년엔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의 국정연설(연두교서)의 연설문을 그 자리에서 찢어버렸다. 로이터=연합뉴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2020년엔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의 국정연설(연두교서)의 연설문을 그 자리에서 찢어버렸다. 로이터=연합뉴스

문제는 하나 더 있다. 엔비디아는 미국 기업이지만, 창업자는 대만계 미국인 젠슨 황(중국어 이름 황런쉰 黃仁勳)이다. 펠로시가 하원의장직을 내려놓기 직전 뚝심으로 밀어붙였던 프로젝트가, 대만 방문이었다. 미ㆍ중 간 헤게모니 갈등이 심화하는 가운데 대만에 대한 중국의 군사 행동 위협이 커지는 국면이었다. 대만에 대한 지지를 표명한다는 것이 펠로시 당시 의장이 공개한 방문 목적이었다. 대만 이슈는 미국의 여당(민주당)과 야당(공화당)이 드물게 합의하는 이슈이기도 해서, 그의 대만 방문은 미국 내에서도 지지를 폭넓게 받았다.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이 2022년 대만 방문 중 차이잉원 대만 총통과 만난 모습. 연합뉴스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이 2022년 대만 방문 중 차이잉원 대만 총통과 만난 모습. 연합뉴스

펠로시는 당시 미국 권력서열 3위인 데다, 대만 입장에선 25년 만에 미국 인사의 최고위급 방문이었다. 대만 입장에선 최고의 환대를 했다. 정치인은 물론 기업인까지 각계 최고위급의 인물들이 펠로시 당시 의장을 환영했다. 이 과정에서 펠로시 당시 의장이 주식 투자에 대한 힌트를 얻진 않았을까 하는 것이 이번 그의 거래를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이들이 품는 의혹이다.

펠로시 전 의장은 대표적 여장부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하원에서 연설을 할 당시, 연설 내용의 일부가 큰 논란을 불렀는데 펠로시 당시 의장은 바로 직접 행동에 나섰다. 대통령을 앞에 두고 바로 그 자리에서 연설문을 찢어버린 것. 트럼프를 향해 아이에게 '우쭈쭈' 하는 듯한 표정으로 박수를 치는 등의 모습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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