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저출산' 고민 日정부, 기업에 "남성사원 육아휴직율 목표치 공개하라"

중앙일보

입력

일본 정부가 기업들에 남성 사원의 육아휴직률 목표치를 설정하고 이를 공개하도록 의무화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여성에 비해 남성의 육아 휴직률이 현저히 낮은 상황에서 기업들의 적극적인 지원을 독려해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다.

지난해 4월 29일 일본 도쿄의 한 신사에서 열린 '아기울음 스모' 대회에 참가한 아이들이 울음을 터뜨리고 있다. '아기울음 스모'는 아기가 크게 울면 악을 물리치는 힘이 강하다는 속설에 따라 아기의 건강한 성장을 기원하기 위해 열리는 행사다. EPA=연합뉴스

지난해 4월 29일 일본 도쿄의 한 신사에서 열린 '아기울음 스모' 대회에 참가한 아이들이 울음을 터뜨리고 있다. '아기울음 스모'는 아기가 크게 울면 악을 물리치는 힘이 강하다는 속설에 따라 아기의 건강한 성장을 기원하기 위해 열리는 행사다. EPA=연합뉴스

26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후생노동성은 2025년 4월 시행을 목표로 이번 정기국회에 제출하는 '차세대 육성지원 대책추진법' 개정안에 이런 내용을 담는다. 개정안이 시행되면 종업원 100명 이상 기업은 남성 직원의 육아휴직률 목표치를 정해 이를 공표해야 한다. 대상 회사는 약 5만개로, 지키지 않는 기업에는 정부가 시정을 요구할 수 있다.

일본은 이미 지난해부터 종업원 1000명이 넘는 기업의 경우 남성의 육아휴직 취득률을 공표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내년 4월부터는 취득률 공표 대상을 종업원 300명 이상 기업까지 확대한다. 실제 남성 육아휴직 취득률과 함께 목표 설정치도 함께 공개해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한 기업의 노력을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게 한다는 계획이다.

일본 남성의 육아휴직 취득률은 2012년도 1.9%에서 2022년도 17.1%로 올라갔지만, 2022년 여성의 육아휴직 취득률인 80.2%와 비교하면 아직 크게 낮은 수준이다. 취득 기간도 남성은 51.5%가 '2주 미만'으로 나타나 95.3%가 6개월 이상 취득하는 여성에 비해 짧은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의 육아휴직 활성화를 육아휴직 급여도 늘린다. 현재는 육아휴직을 할 경우 아이 출생 후 180일까지 휴업 전 임금의 67%, 그 이후엔 50%를 받을 수 있다. 내년부터는 부모가 함께 육아 휴직을 하면 28일분까지 휴업 전 임금의 100%를 받을 수 있게 된다.

남편의 육아·가사 참여는 맞벌이 여성의 경력 관리나 자녀 수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21년 후생노동성 조사에서는 남편이 가사나 육아에 하루 4시간 이상 참여하면 아내가 출산 후에도 같은 일을 하는 비율이 80% 달했지만, 남편이 가사·육아를 전혀 하지 않는 경우 그 비율이 50%까지 떨어졌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는 지난해 결정한 '어린이 미래전략방침'에서 민간 부문 남성 육아휴직 사용률을 2025년까지 50%, 2030년까지 85%로 높일 방침이라고 밝혔다.

통계청에 따르면 한국의 육아휴직률은 2022년 기준 남성 6.8%, 여성 70.0%다. 다만 통계 작성 과정에서 그 해에 태어난 아동의 부모가 육아 휴직을 사용한 경우만 집계돼 남성의 육아휴직률이 실제보다 낮게 나타난다는 것이 고용노동부의 설명이다.

관련기사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