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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민 저출산세 월 4500원씩 내라" 日극약처방, 민심 반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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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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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대 저출산 위기에 직면한 일본이 2026년부터 국민 1인당 월 500엔(약 4500원) 수준의 세금을 징수하겠다고 나섰다. 저출산 대책 재원을 확보하겠다는 명목이지만, 정치권과 여론의 반발이 만만치 않다.

18일 NHK 등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16일 이런 내용의 저출산 대책을 담은 ‘어린이·육아 지원법 등 개정안’을 각의 결정했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지난 6일 중의원(하원) 예산위원회에서 해당 방안을 언급한 지 약 열흘 만이다.

일본의 2022년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하는 출생아 수)은 1.26명이었다. 이는 한국(0.7명)보다는 높지만 1947년 관련 통계가 집계된 이래 역대 최저치였다.

지난해 일본의 혼인 커플 수도 90년 만에 50만 쌍 아래로 무너졌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후생노동성이 이달 하순 공표할 2023년 혼인 수(외국인 포함)는 50만 쌍을 밑돌 가능성이 높다. 일본종합연구소의 추산 결과 외국인 부부를 제외한 혼인 수는 전년 대비 5.8% 감소한 47만 6000쌍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10년 전과 비교해 20만 쌍이나 줄어든 수치다.

일본 정부는 이번 개정안을 통해 이런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방침이다. 개정안을 통해 아동수당 지급 대상을 고등학생까지 확대하는 한편 부모의 소득 제한도 없앨 계획이다.

셋째 아이부터는 수당 지급액도 늘려 ‘다둥이’를 우대할 방침이다. 이 밖에 출산으로 부모가 유아 휴직을 할 경우 휴직급여를 인상해 일정 기간 실수령액의 100%를 보상하는 지원책도 마련한다.

문제는 이 계획을 추진하기 위해 2028년까지 매년 3조 6000억 엔(약 32조 원)의 재원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이를 위해 일본 정부는 2026년부터 의료보험 가입자 1인당 500엔 미만의 세금을 징수하기로 했다. ‘어린이·육아 지원금’을 마련한다는 취지에서다. 연 3조 6000억 엔의 필요 자금 중 1조 엔 정도가 이 지원금을 통해 충당될 것으로 보인다.

지원금 규모는 2026년 6000억엔(5조 4000억원), 2027년 8000억엔(7조 2000억원), 2028년 1조엔(9000억원)으로, 단계적으로 규모를 확대할 전망이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EPA=연합뉴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EPA=연합뉴스

다만 법안이 성립되려면 국회 심의를 통과해야 하는데, 야당의 반발이 있어 법안 심사 과정에서 난항이 예상된다.

기시다 총리는 “임금 인상과 세출 개혁의 효과로 실질적인 추가 부담은 없다”는 입장이지만, 야당은 ‘육아 증세’라며 반발하고 있다.

여론도 부정적인 기류가 조금 더 많다. NHK가 ‘저출산세 월평균 500엔 징수가 타당한가’에 대해 전국 18세 이상 성인 1215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 ‘타당하다’가 20%인 반면 ‘타당하지 않다’는 31%로 조사됐다. 금액 수준을 떠나 ‘지원금 제도(징수) 자체에 반대한다’는 응답은 33%로 가장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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