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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핑크·엑소·비투비 ‘따로 또 같이’…3세대 아이돌 상생전략

중앙일보

입력

2016년 데뷔한 블랙핑크는 2023년 YG와의 재계약에서 그룹 활동에 대해서만 합의했다. 사진 YG엔터테인먼트

2016년 데뷔한 블랙핑크는 2023년 YG와의 재계약에서 그룹 활동에 대해서만 합의했다. 사진 YG엔터테인먼트

YG엔터테인먼트는 블랙핑크의 그룹 활동은 지원하지만, 개인 활동엔 관여하지 않는다. 제니, 지수, 리사는 각각 독립레이블 오드 아틀리에, 블리수, 라우드를 설립해 연기와 예능 등 개별 활동 중이다. 로제 또한 지난 11일 SNS에 준비 중인 솔로곡의 일부를 공개하고 “더 완벽할 때 나타나겠다”며 홀로서기를 예고했다.

비투비는 21일 앨범 발매와 콘서트 등 단체 활동을 위한 회사 ‘비투비컴퍼니’ 설립을 알렸다. 서은광·이민혁·임현식·프니엘은 비투비컴퍼니, 이창섭은 판타지오, 그리고 육성재는 아이윌미디어에서 개별 활동을 한다. 원 소속사였던 큐브엔터테인먼트와 비투비 상표권 사용에 합의했다. 이외에도 인피니트, 엑소, 마마무, 갓세븐, 몬스타엑스 등 개인과 그룹 활동을 분리해 ‘따로 또 같이’ 움직이는 그룹이 늘어나고 있다.

원 소속사인 SM과 RBW에서 완전체 그룹 활동을 이어가는 엑소-마마무. 사진 그룹 SNS

원 소속사인 SM과 RBW에서 완전체 그룹 활동을 이어가는 엑소-마마무. 사진 그룹 SNS

길어진 아이돌 생명력 

멤버 일부라도 소속사를 떠나면 기자회견을 열고 해체를 발표했던 1세대(H.O.T., 젝스키스 등)와는 확연히 달라진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K팝이 미국 등 전세계로 뻗어간 2020년대에 브랜드 가치를 잘 유지한 3세대에서 ‘따로 또 같이’ 활동이 늘어나는 추세라고 봤다.

최영균 대중문화평론가는 “2010년대 데뷔한 3세대는 1세대 아이돌이 재결합으로 돌아오는 것을 지켜보며 아이돌 생명력이 길어졌음을 실감했다.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솔로와 브랜드 파워가 있는 그룹을 병행하며 입체적 활동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11년만에 돌아온 씨스타19. 제작엔 원 소속사인 스타쉽이 참여했다. 사진 스타쉽·클렙 엔터테인먼트 제공

11년만에 돌아온 씨스타19. 제작엔 원 소속사인 스타쉽이 참여했다. 사진 스타쉽·클렙 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룹의 브랜드 가치(IP·지적재산권)를 지키려는 멤버 개인과 회사의 니즈가 통하기도 한다. 최근엔 씨스타19가 11년만에 컴백해 화제를 모았다. 숏폼에서 ‘마 보이’(2011)가 유행하자, 씨스타를 만든 스타쉽엔터테인먼트에서 그 연장선인 노래 ‘노 모어(마 보이)’를 제작했다. 멤버들은 인터뷰에서 “둘이 다시 한다는 자체로 의미가 컸다. 씨스타 완전체로도 늦기 전에 해야한다는 마음이 있다”고 밝혔다.

블랙핑크는 네 멤버 전원이 YG를 떠났음에도 YG에서 그룹 유지를 발표했다. 이들은 재계약 전 마지막 월드투어에서 공연 시작 두 달만에 1000억원 매출을 기록했고 총 211만 여명의 관객(YG 추산)을 동원했다. 투어로 전세계 걸그룹 역사상 가장 높은 수익을 낸 블랙핑크라는 브랜드를 소속사도, 멤버들도 놓긴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YG는 그룹 활동을 계속해서 지원하고, 신규 앨범 및 초대형 월드투어 등 향후 계획을 빠른시일 내에 정리하겠다는 입장이다.

프랑스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린 블랙핑크 콘서트. 사진 YG엔터테인먼트

프랑스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린 블랙핑크 콘서트. 사진 YG엔터테인먼트

소속사도 열린 마음

YG도 과거엔 멤버와의 계약 불발, 기약없는 활동 등을 이유로 2016년 투애니원 해체를 발표한 바 있다. 비투비에게 상표권 사용을 허락한 큐브엔터테인먼트는 2016년 비스트와는 이 문제로 마찰을 겪었다. 비스트 멤버들은 새 회사로 옮긴 후 팀명을 하이라이트로 바꿨다.

최 평론가는 “퍼블리시티권에 대한 대중적 인식이 미미했던 과거엔 절대적인 상표권 통제가 필요했을지라도 K팝이 세계 무대로 확장한 지금은 팬들의 니즈가 굉장히 중요하고 그에 맞춰 여러 활동을 열어두고 따라가는 것이 이득이 크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원 소속사에서 상표권 사용에 대한 권리를 가져와 독자 활동 중인 비투비-갓세븐. 사진 프롬, 갓세븐 SNS

원 소속사에서 상표권 사용에 대한 권리를 가져와 독자 활동 중인 비투비-갓세븐. 사진 프롬, 갓세븐 SNS

원 소속사로부터 상표권 무상사용 허락을 받은 인피니트. 사진 인피니트 컴퍼니

원 소속사로부터 상표권 무상사용 허락을 받은 인피니트. 사진 인피니트 컴퍼니

실제로 울림엔터테인먼트 이중엽 대표는 지난해 인피니트 상표권에 대해 “내가 쓰지 않으면 재산가치가 없다”며 조건없이 사용을 허락해 화제가 됐다. 멤버들은 ‘인피니트 컴퍼니’를 새롭게 설립해 그룹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갓세븐 뱀뱀은 자신이 진행하는 웹 예능 ‘뱀집’에서 JYP CCO 박진영을 초대해 “갓세븐으로 활동할 수 있게 이름을 주셔서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멤버들은 JYP와의 계약 만료 후 독자 활동을 모색하면서도 ‘갓세븐’ 상표권을 구입해 그룹 활동을 병행 중이다. 2022년엔 워너 뮤직 코리아와 함께 완전체 컴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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