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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플] 이번엔 W, 확전하는 ‘리니지’ 전쟁…엔씨, 카카오게임즈에 표절 소송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엔씨소프트(이하 엔씨)가 리니지 라이크(like·같은) 게임에 대해 또 다시 칼을 빼들었다.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라는 ‘장르적 유사성’을 감안하더라도 지나치게 핵심시스템을 모방한 게임에 대해선 법률적으로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오는 27일 출시를 앞둔 카카오게임즈와 레드랩게임즈의 신작 '롬'(ROM). 사진 레드랩게임즈

오는 27일 출시를 앞둔 카카오게임즈와 레드랩게임즈의 신작 '롬'(ROM). 사진 레드랩게임즈

무슨 일이야

엔씨는 서울중앙지법에 카카오게임즈·레드랩게임즈를 상대로 저작권 침해 및 부정경쟁행위에 대한 손해배상 및 서비스 중지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고 22일 밝혔다. 레드랩게임즈가 개발하고 카카오게임즈가 퍼블리싱(배급·유통)을 맡은 MMORPG ‘롬’이 엔씨의 게임 ‘리니지W’를 무단 도용했다는 판단에서다. 롬은 오는 27일 한국을 비롯한 대만·일본·태국 등 글로벌 10개 지역에서 동시 출시를 앞두고 있다. 엔씨는 롬에 대해 대만 지혜재산및상업법원에도 소장을 접수했다. 엔씨는 “MMORPG 장르가 갖는 공통적·일반적 특성을 감안하더라도 (롬은) 창작성을 인정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엔씨소프트의 지식재산권(IP)을 무단 도용하고 표절한 것이라 판단했다”고 밝혔다.

 엔씨소프트가 공개한 엔씨 '리니지W'(좌)와 카카오게임즈 '롬'(우)의 저작권 침해 사례. 사진 엔씨소프트

엔씨소프트가 공개한 엔씨 '리니지W'(좌)와 카카오게임즈 '롬'(우)의 저작권 침해 사례. 사진 엔씨소프트

이게 왜 중요해

엔씨의 리니지 라이크 게임 저작권 소송은 이번이 세번째다. 특정 게임 이름 뒤 붙이는 ‘라이크’는 하위 장르를 의미한다. 크게 인기를 끈 게임이 등장하고 이후 이 게임의 시스템, 문법을 따르는 게임이 이어질 때 붙인다. 2017년 엔씨의 리니지M 출시 이후 후속작인 리니지2M, 리니지W가 연이어 성공하면서 국내 게임업계에선 리니지 라이크가 크게 늘었다. 이에 엔씨도 IP보호를 위한 실력행사에 잇달아 나서고 있다.

2021년 6월 웹젠의 ‘R2M’이 리니지M과 유사하다며 낸 소송이 처음이었다. 1심은 엔씨가 승소했다. 서울중앙지법은 지난해 8월 엔씨에 10억원을 배상하고, R2M 서비스를 중지할 것을 웹젠에 명했다. 웹젠이 항소해 현재는 2심 진행 중이다. 두번째 소송은 카카오게임즈였다. 지난해 4월 엔씨는 카카오게임즈와 엑스엘게임즈가 출시한 ‘아키에이지 워’가 리니지2M의 저작권을 침해했다며 소송을 냈다. 이 소송은 아직 변론기일이 잡히지 않은 상태다. 그런 가운데 또 다시 카카오게임즈를 상대로 세번째 소송을 낸 것이다.

이번 소송에 대해 카카오게임즈는 별도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게임업계에서는 엔씨의 행보를 두고 앞으로 출시될 ‘리니지라이크’ 게임에 대한 경고로 해석하고 있다. 엔씨 관계자는 "기업이 장기간 연구개발한 성과물과 각 게임의 고유 콘텐트는 무분별한 표절과 무단 도용으로부터 보호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더 알면 좋은 것 

게임업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IP분쟁이 빈발하고 있다. 넥슨도 ‘다크앤다커’ 개발사 아이언메이스와 저작권 침해소송을 진행 중이다. 넥슨 소속이었던 직원이 게임 소스코드 등을 외부로 유출하고, 다른 팀원들과 아이언메이스로 함께 이직한 뒤 넥슨에서 개발하던 게임과 유사한 다크앤다커를 선보이면서 발생한 법정 공방이다. 이 사건을 심리 중인 수원지법은 지난달 25일 넥슨이 다크앤다커 배포를 중단해 달라며 낸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