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FBI 국장 뮌헨서 "中, 美인프라 사이버공격 급증…AI가 증폭"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크리스토퍼 레이 미국 연방수사국(FBI) 국장이 지난달 31일 미국 하원 청문회에 출석해 답변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크리스토퍼 레이 미국 연방수사국(FBI) 국장이 지난달 31일 미국 하원 청문회에 출석해 답변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중국이 미국의 인프라(기반시설)를 겨냥한 전례 없는 규모의 사이버 공격을 준비 중이라고 크리스토퍼 레이 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이 경고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레이 국장은 18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에서 열린 뮌헨안보회의에서 “미국의 주요 인프라 네트워크 안에 악성코드를 심으려는 중국의 노력이 이전보다 더 큰 규모가 됐다”며 “이는 국가안보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레이 국장은 중국이 배후로 지목된 해커 집단 볼트 타이푼(Volt Typhoon)을 사례로 들었다. 그러면서 “중국의 지원을 받는 해커들이 미국의 핵심 인프라를 마비시키기 위해 언제든지 실행할 수 있는 악성코드를 배치하고 있다”며 “미 당국에 적발된 중국발 사이버 해킹은 빙산의 일각”이라고 설명했다.

레이 국장은 어떤 인프라가 목표물이 됐는지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수도와 전기 등 핵심 인프라 시설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와 관련, CNN은 미국을 포함해 영국과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정보 당국이 공동으로 작성한 비공개 보고서를 인용해 "중국 해커들이 최소 5년간 전력·수도·냉난방·교통 시스템 등에 잠입해왔다"고 지난 7일 전했다. 중국 해커들은 미·중 간 갈등 상황이 벌어질 경우 미국 사회 전반에 혼란을 야기할 수 있는 수준의 태세를 갖춘 것으로 파악됐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지난해에만 중국군 산하 해킹 부대가 20곳이 넘는 미국의 전기·수도 등 핵심 인프라에 침투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레이 국장도 지난달 31일 미 하원 중국특위 청문회에서 “중국 해커들은 ‘공격할 때가 왔다’고 중국 정부가 결정하면 미국에 대혼란을 초래하고 실제 피해를 줄 준비를 하고 있다”며 “그들은 미국의 정치·군사 관련 목표물만 노리는 게 아니라 미 전역에 걸친 민간 인프라 공격으로 민간인에까지 해를 끼칠 수 있다”고 밝혔다.

미 당국은 지난 10여년간 중국의 해킹 규모와 수준이 높아졌다고 본다. 레이 국장은 “중국의 사이버 공격이 열병(fever) 수준에 도달했다”며 “특히 인공지능(AI)이 중국의 간첩 활동과 악의적인 작전을 돕는 ‘증폭기’ 역할을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이미 중국은 경제 스파이 활동과 개인·기업 데이터 훔치기를 경제 발전 전략의 근간으로 삼고 있으며 이를 가속화하기 위해 열심히 AI 기술을 발전시키고 있다”고 덧붙였다.

왕이 “탈중국, 미국에 부메랑될 것”

지난 16일 독일 뮌헨안보회의에서 토니 블링컨(왼쪽) 미국 국무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만나 악수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16일 독일 뮌헨안보회의에서 토니 블링컨(왼쪽) 미국 국무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만나 악수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반면 중국은 최근 미국과 유럽이 벌여 온 중국과의 ‘거리두기’에 대해 강한 경고 메시지를 내놨다. 뮌헨안보회의에 참석한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17일 기조연설에서 “누구든 ‘위험제거(디리스킹)’란 명분으로 탈(脫)중국화를 시도한다면 역사적인 실수를 저지르는 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왕 부장은 16일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만나서도 “‘디리스킹(de-risking)’을 내세운 ‘탈중국’, ‘작은 운동장과 높은 펜스’를 만들겠다는 ‘중국과의 디커플링’은 끝내 미국에 부메랑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ADVERTISEMENT
ADVERTISEMENT